“공매도 전과정 전산화, 수기 원천 차단”…트루테크·하나금투 맞손

“공매도 전과정 전산화, 수기 원천 차단”…트루테크·하나금투 맞손

기사승인 2021-07-01 06:15:02 업데이트 2021-08-05 18:52:56
사진= 트루테크놀로지스 제공

[쿠키뉴스] 지영의 기자 =국내 금융사 중 최초로 공매도의 모든 과정을 전산화해 수기거래를 원천 차단하도록 한 사례가 나왔다. 하나금융투자가 트루테크놀로지스와 손잡고 대차거래의 전 과정 전산화를 완료했다.

트루테크는 30일 하나금융투자와의 시스템 연동을 통해 대차거래 전 과정에 대한 전산화를 완료했다고 밝혔다. 공매도의 전 과정을 전산화한 첫 사례다. 트루테크는 국내 최초로 전산화 방식의 대차거래계약의 체결 및 저장을 돕는 전자정보처리장치 ‘트루웹’을 출시한 스타트업이다.

공매도 전과정 전산화로 불법 공매도 막는다

없는 주식을 파는 무차입 공매도는 수기 거래의 문제 때문에 발생한다. 채팅으로 거래를 확정하고 트레이더가 그 내용을 시스템에 입력하는 경우가 존재했다. 그러나 사람이 하는 일이기에 그 과정에서 종종 실수가 생긴다. 지난 2018년 골드만삭스 무차입공매도 사태도 이같은 사례 중 하나로 알려져 있다. 트루테크가 제공하는 트루웹 서비스는 공매도 주식을 알아보는 단계부터 협의, 확정, 입력 등 모든 기록이 전산상에 기록될 수 있도록 한다. 사람의 실수가 개입될 여지를 막는 것이다.

이번 계약으로 양사의 시스템이 연동되면서 트루테크를 통해 확정된 모든 대차거래 계약 내용은 개정된 법령이 요구하는 바에 따라 보관되고, 하나금융투자의 시스템에 자동으로 입력된다. 자동으로 입력된 데이터는 한국예탁결제원의 중개시스템에 전문 형태로 전달된다. 국내 최초로 대차거래의 모든 과정이 전산화되어 거래의 안전성과 투명성 확보는 물론, 업무 효율성도 높이게 됐다.

하나금융투자는 이번 대차거래 전 과정 전산화를 위해 트루웹과 연동되도록 시스템을 일부 개편했다. 개편 비용이 다소 들어도 전 과정 전산화가 효용이 큰 선택이었다는 입장이다.

하나금융투자 관계자는 “당사에서는 비용을 좀 들이더라도 대차거래가 안전하고 완벽하게 전산화되고, 효용을 극대화 할 수 있는 방식을 선택했다”며 “트루테크의 비즈니스를 매우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거래체결 속도가 훨씬 빠를 뿐만 아니라, 무차입 공매도를 막기에는 100% 전산화가 리스크가 없는 무결점 방식이다. 금융위원회에서 권고했던 전산화 취지에 더 적합하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하재우 트루테크 대표는 “이번 대차거래 전산화는 채팅으로 협상하고 이를 단순 저장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대차거래의 전 과정이 전산화된 국내 첫 사례라는 점에 의의가 있다”며 “사람의 실수로 인해 생길 수 있는 문제점들이 사라짐은 물론, 수백 수천 개의 종목에 대한 대차거래가 빠르고 안전하게 이루어지기 때문에 이용자들의 수익성도 증가하게 된다”고 했다.

이어 “공매도를 하는 시장조성자, 증권사 트레이딩 부서 및 헤지펀드는 빠르고 안전한 방식으로 물량 확보가 가능하게 되고 이는 수익 증대로 이어질 것”이라고 밝혔다.


미리 키워둔 효자…금융위원회 ‘안목’ 빛났다

금융위원회는 지난 4월6일부터 불법공매도 시도를 사전에 차단하기 위해 공매도 목적 대차거래정보를 전산시스템을 통해 5년간 보관토록 의무화했다. 보관하다 금융위나 한국거래소의 요청이 있으면 즉시 제출해야 한다. 다만 전산 의무화가 시행됐지만 혼란이 있었다. 일부 증권사들은 전산화 방식에 대해서도 제각각으로 해석했다. 당장 시스템을 마련할 수 없는 회사들은 수기 방식으로 체결된 내역을 디지털 카메라로 사진을 찍어 보관하는 방식을 쓰기도 했다.

선제적으로 트루테크와 계약을 해뒀던 증권사들은 사정이 더 나았다. 금융투자업계 입장에서는 마침 금융위 방침에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회사가 있던 셈이다.

트루테크의 고성장 배경에는 금융 핀테크 중소기업을 키워둔 금융위의 역할이 있었다. 금융위는 지난 2019년 트루테크의 트루웹을 혁신금융서비스로 지정했다. 금융위가 적극 지원해온 기업이 무차입 공매도를 막는 데 큰 역할을 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외국인 공매도가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기에 외국 기관들을 공격적으로 끌어들일 수 있는 대차거래 전산화 핀테크 기업들의 성장이 중요하다고 본다”고 평가했다.

트루테크는 빠르게 계약 회사를 늘리며 성장하고 있다. 현재 트루웹에 가입한 국내외 기관은 메리츠증권과 신한금융투자, NH투자증권, 하나금융투자, 홍콩·대만 소재 외사 등 총 25개사다.

ysyu1015@kukinews.com
지영의 기자
ysyu1015@kukinews.com
지영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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