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는 이자마진수익의 한계를 넘어 사업의 다각화에 초점을 맞춘 것이다. 또한 4차산업 관련 업종인 바이오·헬스케어, AI, 빅데이터 등은 산업 패러다임의 변화를 이끌 동력원이다. 정부도 적극적으로 관련 업종을 지원하는 만큼 은행도 미래가치가 높은 산업에 투자하지 않을 수 없다.
바이오·헬스케어 스타트업 지분 투자
시중은행은 바이오·헬스케어 스타트업에 지분 투자하거나 활발한 자금 조달 지원에 참여하고 있다. 헬스케어 분야는 4차산업혁명에 대표적인 업종으로 미래가치가 높다는 평가다.
신한은행은 헬스케어 스타트업 휴레이포지티브, 코어라인소프트 등에 자금을 지원했다. 이밖에 IMM인베스트먼트, 스톤브릿지벤처스 등도 이 기업에 투자하고 있다.
휴레이포지티브는 디지털 헬스케어 스타트업으로, 당뇨병 등 만성 질환 관리를 위한 디지털 솔루션을 개발해 왔다. 임상시험을 거쳐 신뢰도와 유효성을 검증했으며, 최근에는 대기업 임직원 대상의 건강관리 서비스로 사업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만성질환자들이 식습관이나 운동량 등을 체크해 정확한 실생활 습관을 달성하면 인센티브를 주는 헬스케어 애플리케이션을 구축한 기업”이라며 “현재 보험사, 네이버, 삼성벤처, CJ계열 등에서 투자를 받고 업계에서 선도적인 위치에 있다고 판단되는 기업”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1차적으론 자본적인 수익도 얻겠지만 향후 금융·헬스케어를 통해 금융이 할 수 있는 새로운 영역이나 기회 등을 찾을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나은행도 시니어 헬스케어 플랫폼 기업 ‘케어닥’에 지분투자했다. '케어닥'은 전국 요양시설 및 노인 돌봄 서비스 전문가를 중개하는 맞춤형 실버케어 플랫폼 업체다. 월 활동 간병인 수 1700여 명, 실 사용자 3만 명에 이르는 업계 1위 업체다.
하나은행은 자금조달 외에도 업무협약까지 맺는 윈윈 전략을 구상하고 있다. 하나은행은 케어닥의 플랫폼에서 ▲간병비 입금부터 간병인에 대한 급여지급 등 정산 자동화를 위한 시스템 개발 ▲플랫폼 이용자들을 위한 치매 대비형 신탁, 시니어 보험 등 맞춤형 금융상품을 제공한다.
AI·클라우드·모빌리티 기업에도 ‘베팅’
4차산업 관련 주력 업종인 AI,, 클라우드, 모빌리티 기업에도 적극적으로 투자하고 있다. 농협은행은 클라우드 관리기업(MSP) 메가존클라우드에 자금을 지원했다. 메가존클라우드는 지난해 말 농협은행을 비롯해 KDB산업은행, 나우아이비캐피탈, KB인베스트먼트, 삼성증권, KB증권, BNK투자증권 등에도 자금을 유치했다. 현재 메가존클라우드의 누적 투자액은 1900억원에 달한다. 현재 이 기업의 지난해 매출액은 2530억8687만원으로 전년(2095억7072만원) 대비 20.76% 성장했다. 메가존클라우드는 오는 2023년 IPO(기업공개)를 준비 중이다.
클라우드 시장은 꾸준하게 성장하고 있다. 글로벌 IT컨설팅 업체 가트너는 ‘2021년 세계 퍼블릭 클라우드 지출 전망’ 보고서를 통해 코로나19로 클라우드 전환이 가속되면서 2021년 세계 퍼블릭 클라우드 시장이 전년 보다 18.2% 증가한 3049억 달러, 2022년에는 18.7% 가량 성장한 3622억 달러 규모가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농협은행 관계자도 “코로나19 사태 이후 전방위적으로 디지털 전환이 가속화되면서 금융권에서도 클라우드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며 “디지털 전문은행으로서 생활금융 플랫폼 구축을 선도하는 농협은행은 디지털 생태계와 궤를 같이 하는 메가존클라우드에 관심을 갖고 농산업 발전에 일익을 담당하고자 투자를 결정했다”고 강조했다.
이밖에 모빌리티 스타트업에도 적극 투자하고 있다. 하나금융지주 신기술금융사인 하나벤처스는 렌터카 호출 방식 모빌리티 서비스(차량 공유 스타트업) ‘파파(법인명 큐브카)’에 자금을 조달했다. 하나금융의 주력 계열사 하나은행은 지난해 스마트 모빌리티 플랫폼 마카롱 택시를 운영 중인 케이에스티모빌리티와 업무협약을 맺었다.
은행권의 모빌리티 기업 투자는 높은 시장성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모빌리티 사업이 ‘자율주행’과 함께 연계할 경우 폭발적인 시너지를 낼 수 있다고 평가한다. 실제 글로벌시장조사업체 마켓앤마켓츠에 따르면 차량공유시장은 오는 2025년 2180억달러(한화 242조원)에 달할 전망이다.
은행권 관계자는 “미래의 은행은 금융·생활의 모든 분야에 걸쳐 영역을 확보해야 한다”며 “현 시점에서 4차산업 기업 지원은 미래를 위한 투자”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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