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의하십니까] “日기업에 면죄부” 강제동원 소멸시효 폐지 청원

정윤영 / 기사승인 : 2021-08-12 15:4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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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오전 사단법인 일제강제동원시민모임이 반인륜적 전쟁범죄(강제동원) 소멸시효 배제 촉구 입법청원 기자회견을 열었다. 사단법인 일제강제동원시민모임 제공.

[쿠키뉴스] 정윤영 기자 =“그나마 강제동원 문제가 한일 양국 간 민감한 현안이 될 수 있었던 것은 소송이라는 지렛대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소송이 사라지면 강제동원 문제 해결은 더욱 요원해질 것입니다.”

일본 전범 기업 대상 손해배상청구권 소멸시효를 없애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습니다.

11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소멸시효 제도가 일제 전범 기업에 면죄부가 되어서는 안 됩니다. 특별법 제정에 나서 주세요’라는 청원이 게재됐습니다. 이 청원은 일제강제동원시민모임(시민모임)에서 올린 것으로 게시 하루 만에 100명 이상 사전동의 서명이 이뤄져 내용 공개를 앞두고 있습니다.

청원인은 “일본 기업들이 만 3년이 다 되는 지금까지 법원의 명령을 거부하고 있다”며 “소멸시효가 반인륜적 전쟁범죄를 저지른 가해자에게 면죄부가 되도록 허용해서는 안 된다”라고 밝혔습니다.

2018년 10월30일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일제 전범 기업의 불법행위 인정 후 피해자들에 대한 배상 명령을 내렸습니다. 그러나 전범 기업은 3년간 법원의 명령을 거부하고 있습니다. 가해자들이 판결을 모독하고 조롱하는 사이 피해자들은 속수무책 사망하거나, 요양병원 신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는 것이 청원인의 주장입니다.

‘대일항쟁기 강제동원 피해조사 및 국외 강제동원 희생자 등 지원위원회’에 따르면 강제동원 피해자 21만8639명 중 일본 기업에 동원된 노무 동원 피해자는 14만8961명입니다. 그러나 이들 중 실제로 소송에 나선 경우는 0.7% 정도인 1000여 명에 불과합니다. 실제 소송이 적은 이유는 다수의 피해자가 한일 양국의 외면 속에 권리행사도 못 한 채 사망한 데다, 소송을 제기하고 싶어도 이미 가해자 측에 의해 증거물이 지워지거나 철저히 은폐돼 불가항력인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입니다.

민법에 따르면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 청구권은 피해자가 손해와 가해자를 안 날부터 3년간 행사하지 않으면 시효로 인해 소멸합니다. 3년이 되는 시점인 10월30일 이후 일본 전범 기업을 상대로 소 제기조차 어려워질 수 있습니다.

안타깝게도 최근 진행된 일제 강제동원 피해자 손해배상 청구 재판은 연이어 패소했습니다. 김정희 변호사는 “지금까지 손해배상 청구가 기각됐던 이유는 각각 다르다”면서 “지난 11일 있었던 미쓰비시중공업 등에 대한 손해배상청구 소송 패소는 2018년 10월에 내린 대법원판결이 아닌 2012년 5월24일 원고 승소 판결이 확정된 날을 소멸시효 기준점으로 두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는 “소멸시효로 인해 패소한 경우는 이번이 처음”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시민모임은 광주광역시의회 시민 소통실에서 열린 반인륜적 전쟁범죄(강제동원) 소멸시효 배제 촉구 입법청원 기자회견에서 국민청원을 시작으로 전쟁범죄에 대한 소멸시효를 배제하는 입법청원운동에 나선다고 밝혔습니다.

여러분은 청원에 동의하십니까.

yuniejung@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