벼락부자 된 뉴캐슬, 제2의 맨시티 될까

김찬홍 / 기사승인 : 2021-11-09 17:1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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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캐슬의 홈경기장 세인트 존스 파크 전경.   로이터 연합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의 뉴캐슬이 막강한 '오일머니'를 앞세워 새바람을 일으키려 한다. 

뉴캐슬은 지난달 사우디아라비아 국부펀드(PIF)가 주도하는 투자그룹이 구단을 인수했다고 밝혔다. 영국 공영방송 BBC에 따르면 뉴캐슬의 매각 금액은 3억500만 파운드(약 495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PIF는 막강한 자금력을 자랑한다. 영국 언론들 보도를 종합해 보면 PIF의 현재 자산은 3200억 파운드(약 520조원)에 이른다. 이는 EPL 내 가장 부자 구단이었던 맨체스터 시티의 구단주 셰이크 만수르의 232억 파운드(약 37조 원)의 약 14배에 달하는 수치이다.

◆ 명문구단, 새로운 챕터에 들어가다

뉴캐슬은 전통의 명문 구단이다. 1892년 창단해 120년이 넘는 역사를 자랑하며 프리미어리그 4회 우승, 잉글랜드축구협회(FA)컵 6회 우승 등을 기록한 이력이 있다.

뉴캐슬은 2006년 전설적인 공격수 앨런 시어러의 은퇴 이후 침체기에 빠졌다. 스포츠 용품 업체 '스포츠 다이렉트'의 소유주인 마이크 애슐리가 2007년 총 1억3400만파운드(약 2035억원)를 투자해 뉴캐슬 운영권을 손에 쥐었지만, 애슐리 구단주는 투자에 인색한 모습을 보이며 뉴캐슬 팬들의 분노를 한 몸에 샀다. 2010년대에만 두 차례 2부리그 강등을 겪는 등 명문 구단의 이미지는 사라진지 오래였다.

지난해 PIF에 인수될 것이라는 루머가 퍼지면서 큰 기대감을 모았지만, 인수 과정은 지지부진했다. 사우디 자본의 뉴캐슬 인수 작업은 약 1년 6개월 동안 진행돼왔다. 마이크 애슐리 전 뉴캐슬 구단주와 PIF 컨소시엄 사이에 매각 합의가 이뤄진 것은 지난해 4월이지만, PIF가 사우디아라비아 왕가의 소유가 될 수 있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인수에 제동이 걸렸다.

게다가 PIF의 모하메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는 자국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 살인사건에 연루됐다는 의혹을 받았다. 이외에도 사우디아라비아 정부가 'beoutQ'라는 매체가 EPL 경기를 무단으로 중계하는 것을 방관했다는 지적 등이 따르면서 논란이 일었지만, 우여곡절 끝에 인수가 확정됐다.

'2020~2021 챔피언스리그'에서 우승을 차지한 첼시.   로이터 연합
◆ 오일머니는 성공을 보장한다?

뉴캐슬이 벌써부터 많은 관심을 받는 이유는 자금력을 앞세워 성공한 사례가 많기 때문이다.

EPL에서는 첼시와 맨시티가 대표적이다.

러시아의 석유 재벌 로만 아브라모비치는 2003년 6월 첼시의 빚을 청산하면서 구단을 인수했다. 이후 페트르 체흐, 디디에 드록바, 마이클 에시앙 등 수준급 선수들을 영입하면서 전력을 끌어올렸고, EPL 빅4 구단 중 하나로 올라섰다. 첼시는 로만 체제 이후 EPL 우승 5회, FA컵 우승 5회, 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UCL) 우승 2회 등 성공 가도를 달리고 있다.

로만 아브라모비치 이후 세계적인 부호들은 축구 구단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아랍에미리트(UAE)의 왕족 만수르도 마찬가지였다. 만수르의 타깃은 세계적인 명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시끄러운 이웃’ 맨시티였다. 당시 맨시티는 1부리그와 2부리그를 전전하던 클럽이었고, 만수르는 2008년 2억1000만 파운드(3700억원)에 구단을 인수했다.

만수르는 구단을 인수한 이후에도 꾸준한 투자를 이어갔다. 2008년 인수한 이후 현재까지 이적시장에서 선수들을 영입하는 데 사용한 금액이 1조원을 넘어섰다. 이러한 투자는 EPL 우승 5회, FA컵 우승 2회로 이어지는 등 맨시티를 EPL 정상급 클럽으로 끌어올렸다.

EPL 이외에도 오일머니로 성공한 케이스는 프랑스 리그1(1부리그)의 파리생제르망(PSG)이다. 2011년 5월 카타르 스포츠 인베스트먼트(QSI)에 인수된 PSG는 8년 연속 리그 우승을 하는 등 프랑스 내 최강팀으로 거듭났다. 올 시즌을 앞두고는 ‘축구의 신’ 리오넬 메시까지 영입하며 챔피언스리그 우승 타이틀에 도전하고 있다.

다만 대규모 투자가 실패한 케이스도 존재한다. 

잉글랜드의 QPR과 프랑스의 AS 모나코는 엄청난 자금력을 앞세워 공격적인 투자를 이어갔지만 효과를 보지 못한 구단이다. AS 모나코는 팀의 지출 구조를 바꾼 이후에야 상위권 클럽으로 재도약했다.

뉴캐슬의 지휘봉을 잡은 에디 하우 감독.   EPA 연합
◆ 움직이기 시작한 뉴캐슬

뉴캐슬은 이제 본격적인 청사진을 그리고 있다.

뉴캐슬은 9일(한국시간) 클럽 공식 홈페이지에서 “뉴캐슬은 오는 2024년 6월까지 하우 감독과 계약한 것을 기쁘게 생각한다. 선수로 300경기 이상 출전한 그는 감독으로 지난 2015년부터 2020년까지 본머스를 5년 만에 4부 리그에서 1부 리그로 올려놨다”고 밝혔다.

지난달 말 뉴캐슬은 성적 부진으로 스티브 브루스 감독을 경질하고 그레임 존스를 감독 대행에 임명했다. 현재 뉴캐슬의 성적은 승리 없이 5무 6패 승점 5로 리그 19위에 그쳐있다. 11라운드까지 단 1승도 거두지 못한 유일한 팀이다.

하우 감독은 과거 본머스를 4부리그에서 1부리그로 승격시키며 ‘본머스 신화’를 쓴 주인공이다. EPL에서는 4시즌간 16위, 9위, 12위, 14위를 기록하며 중위권 팀으로 안착했다. 하지만 2019-2020시즌 본머스가 리그 18위로 2부리그에 강등되자 상호 계약 해지로 팀을 떠났다.

신임 감독이 선임되면서 오는 1월 겨울 이적시장을 앞둔 전력 보강에도 속도가 붙게 됐다. 구단 인수 직후부터 많은 선수 영입설이 돌긴 했지만, 감독이 선임된 만큼 영입 대상들도 구체화될 전망이다.

현재 뉴캐슬의 예상 라인업에 언급되는 선수로는 에당 아자르(레알 마드리드)와 필리페 쿠티뉴(바르셀로나), 페데리코 키에사, 마티아스 데 리흐트(이상 유벤투스), 도니 반 더 비크(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마르첼로 브로조비치(인터밀란), 케일러 나바스(PSG) 등 세계에서 손에 꼽히는 선수들이 대다수다.

다만 뉴캐슬이 막대한 투자를 바탕으로 선수 영입을 한다고 하더라도 무작정할 수는 없다. FFP(재정적 페어플레이) 규정을 준수해야 하기 때문이다.

FFP 규정은 구단이 자신들의 수익을 초과해 운영할 시에 유럽축구연맹(UEFA) 주관 대회 출전을 금지하는 규정이다. 재정적 건전성을 향상하면서 동시에 구단주의 사적인 자금을 제한해 구단의 부실 경영을 막기 위한 UEFA의 정책이다.

김찬홍 기자 kch0949@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