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 더 우먼’ 이상윤 “연기 달라졌다는 말, 가장 뿌듯했죠” [쿠키인터뷰]

김예슬 / 기사승인 : 2021-11-13 07:00:35
- + 인쇄

배우 이상윤.   제이와이드컴퍼니 제공.

“코믹하되, 코믹하지 말 것.” 배우 이상윤이 SBS ‘원 더 우먼’에 임하며 되뇌던 생각이다. 드라마가 웃음으로 가득해도 이상윤이 맡은 한승욱은 우스워 보여선 안 됐다. 진지함을 유지해야 했던 만큼 그 역시도 마음을 재차 다잡았다. 그렇게, 극 중 조연주(이하늬)의 든든한 조력자이자 완벽한 남자 한승욱이 만들어졌다. 


최근 화상으로 만난 이상윤은 “‘원 더 우먼’은 사람을 남긴 작품”이라며 애틋함을 보였다. 든든한 동료 배우들과 함께 만들어간 작품이다. 자체 최고 시청률로 유종의 미를 거뒀다. 공은 모두 이하늬에게 돌렸다. 출연 제안을 받고 대본을 볼 때부터 조연주의 속 시원한 모습에 대리만족을 느꼈단다. 극 중 한승욱은 자신과 운명적인 관계에 놓인 조연주의 복수를 돕는다. 아버지 죽음에 대한 미스터리도 풀어간다. 그는 캐릭터 중심을 어떤 방향으로 잡아갈지 깊게 고민했다.

“한승욱을 연기하며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 지점은 조연주와 아버지 서사였어요. 하지만 아버지와 관련된 이야기는 일부만 나와서, 조연주와의 멜로를 더 중요히 표현하려 했죠. 단단한 조력자 모습을 보여주는 게 목표였어요. 사실 코믹 연기도 욕심은 났어요. 하지만 감독님이 ‘승욱이만은 멋있게 남아야 한다’며 극구 반대하셨어요. 나름 틈새시장을 공략하듯 조금씩 시도는 해봤지만요. 에필로그로나마 코믹한 모습을 보여줄 수 있어서 좋았어요.”

SBS ‘원 더 우먼’ 스틸컷.   드라마 제공.

이상윤에게 ‘원 더 우먼’은 선물처럼 찾아온 작품이다. 지난해 연극 ‘라스트 세션’을 마친 뒤 ‘원 더 우먼’ 대본을 받아본 그는 맛깔 나는 대사에 흠뻑 빠졌다. 코믹한 대사와 상황이 그의 마음을 건드렸다. 상대역으로 만난 이하늬와는 정반대 성격이었다. 최근 공개된 SBS 웹 콘텐츠 ‘문명특급’에서 활달한 이하늬와 대조되는 이상윤의 조용한 모습이 화제가 됐다. 이하늬 이야기가 나오자 이상윤은 “워낙 유쾌해서 많은 도움을 받았다”며 흡족한 표정을 지었다.

“이하늬 씨를 처음 보자마자 에너지가 가득하다고 느꼈어요. 현장에서도 늘 웃고 있더라고요. 정말 재미있는 사람이에요. 밝은 분위기를 늘 주도해준 덕분에 언제나 즐거웠죠. 나중에는 너무 친해져서 멜로 신에서 자꾸 웃음이 나는 바람에 고생했어요. 멜로 서사를 쌓아야 해서 애틋한 눈빛을 보여야 했는데, 이하늬 씨가 소름 돋는다고 해서 정말 웃겼거든요. 키스신을 초반에 미리 촬영해서 다행이다 싶었어요. 후반부에 찍었다면 웃음을 참느라 힘들었을 거예요.”

코믹한 분위기가 주를 이룬 극이지만, 그 중에도 이상윤의 멜로 감성은 도드라졌다. 연출을 맡은 최영훈 감독은 이상윤의 전작에서 그의 ‘멜로 눈빛’을 보고 한승욱 역으로 일찌감치 낙점했단다. 이상윤은 국민 사윗감으로도 종종 언급된다. 바른 이미지를 깨야 할 숙제로 느끼던 과거와 달리, 이제는 자신의 좋은 면으로 내세우게 됐다. “이미지만 그렇지 실제로는 진지하면서도 장난스러운 편”이라고 말을 잇던 그는 이내 SBS ‘집사부일체’ 이야기를 꺼내며 잔잔한 미소를 지었다.

배우 이상윤.   제이와이드컴퍼니 제공.

“‘집사부일체’는 이상윤 그 자체로 임했던 프로그램이에요. 하지만 2년 정도 해보니 제가 새롭게 보여드릴 게 없더라고요. 그래서 하차했죠. 다른 출연자들의 활발함과 힘이 참 대단하다 싶어요. ‘원 더 우먼’에서는 이하늬 씨의 에너지가 대단했고요. 일을 계속하며 새로운 것들을 알아가는 것 같아요. 좋은 사람들도 얻고 있고요.”

이상윤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건 경험이다. 2019년부터 꾸준히 연극 무대에 오르며 그는 연기의 새로운 세계를 알게 됐다. 같은 연기를 여러 번 해내야 하는 연극을 통해, 마음 편히 하는 연기가 중요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이상윤은 “연극으로 배운 것들을 ‘원 더 우먼’에 적용해서인지 연기가 달라졌다는 말을 들어 뿌듯했다”며 흐뭇함을 감추지 못했다.

“연극을 하며 ‘연기는 하체로 한다’는 말을 들었어요. 처음엔 무슨 뜻인지 몰랐죠. 한 작품을 석 달 동안 해보니 새로운 것들이 보이기 시작했어요. 모든 걸 내려놓고, 힘이 들어가지 않은 연기를 하는 게 핵심이더라고요. 연기하는 사람이 편해야 보는 사람도 편하니까요. ‘원 더 우먼’은 그런 마음으로 임했어요. 이전의 저와 다른 느낌이라는 말이 참 기뻐요. 돌아보니 정말 좋은 기억이 많은 작품이네요. 하하.”

김예슬 기자 yeye@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