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서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인 '오미크론'의 최초 확진자인 40대 목사 부부를 향한 비난이 도를 넘어섰다. 목사 부부뿐만 아니라 자녀의 신상 정보가 온라인상에 확산하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7일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국내에서 처음 오미크론에 감염된 것으로 확인된 목사 부부와 자녀의 신상 정보가 확산하고 있다.
앞서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지난 3일 "오미크론 찾았다"는 제목으로 목사 부부의 얼굴과 이름이 나온 과거 기사 캡처 사진과 이들이 다니는 인천의 한 교회 담임목사의 신상 정보가 공개됐다.
이후 지역 맘카페와 다른 커뮤니티에는 이들 부부의 자녀 이름과 학교 등 신상 정보가 무분별하게 확산했다.
누리꾼들의 비판은 이들에게 집중됐다. 일부 누리꾼들은 "거짓말쟁이들의 몽타주" "저 교회와 목사 부부에게 구상권 청구하자" "얼굴 보니 더 화가 난다" 등의 비난을 쏟아냈다.
일각에서는 확진자에 대한 무분별한 신상털기를 자제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일반인에 대한 과도한 신상털기는 코로나19 검사를 위축시키거나 동선 파악을 어렵게 하는 등 등 방역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기 때문이다.
한 커뮤니티에는 "오미크론 확진자 부부 신상과 자녀의 학교, 이름까지 다 털렸다고 한다. 넷플릭스 드라마 '지옥'의 화살촉이 생각난다"는 누리꾼의 글이 올라오가도 했다.
이외에도 "방역 택시를 탔다고 거짓 진술한 건 잘못이지만 신상 털기는 과한 비판" "목사 부부가 잘못 하긴 했지만 그렇지 않더라도 오미크론이 우리나라에 안 퍼질 수 있는 문제였을까" "2년간 충분한 병상 신설과 확보를 준비 못한 정부가 더 문제" 등 반응을 보였다.
인천 지역 맘카페에도 누리꾼은 "방금 오미크론 확진자 부부 자녀의 신상이 공개된 글을 봤다"며 "부모의 무지가 아이에게 낙인찍히지 않도록 우리가 지켜주는 건 어떨까. 아이는 잘못이 없다. 원치 않는 질병에 걸린 것 뿐이다. 지금 충분히 아프고 두려울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 글에 많은 누리꾼들은 "아이 신상을 털어서 어쩌자는건지 "애가 걸리고 싶어서 걸린 것도 아닌데" "부모 잘못인데 아이는 지켜줘야 한다"는 등의 공감 댓글이 잇달았다.
개인의 신상을 일방적으로 폭로하는 건 범죄행위다. 개인정보보호법상 개인의 신상을 무단으로 공개하는 경우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할 수 있다.
앞서 오미크론 확진자인 이들 부부는 공항에서 자택으로 이동할 때 "방역택시를 탔다"고 진술했지만 이는 거짓으로 드러났다. 이들을 공항에서 자택으로 데려다 준 지인은 밀접 접촉자 분류에서 제외됐고, 코로나19 확진 판정 전까지 지역사회를 돌아다녀 수많은 사람과 접촉해 지역 감염으로 확산했다.
임지혜 기자 jihye@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