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폐성 장애학생은 일반학교 가면 안되나요

자폐성 장애학생은 일반학교 가면 안되나요

[특별한 거북이 가족 이야기]②편견에 맞서는 사람들
4월2일 세계 자폐인의 날

기사승인 2022-03-31 06:10:02
①자폐지만 괜찮아…그 뒤에 ‘특별한’ 가족이 있으니까
②자폐성 장애학생은 일반학교에 가면 안되나요?

그래픽=이해영 디자이너

자폐성 장애학생도 일반 학교에서 비장애 학생들과 수업을 들을 수 있을까. 결론부터 이야기하면 할 수 있다. 

지난해 ‘장애를 가진 아이를 왜 특수학교가 아닌 일반학교에 보내냐’는 내용의 글이 온라인에서 화제가 된 적이 있다. 

누리꾼들의 반응은 엇갈렸다. “장애 학생은 비장애 학생의 학교 생활을 어렵게 한다”는 의견과 “비장애인과 장애인이 어울려 살 수 있는 사회를 만들어야 한다”는 의견이 팽팽하게 맞붙었다. 

자폐성 발달장애를 가진 아이를 둔 가정도 이런 사회의 시선을 모르진 않는다. 오히려 비장애 학생들의 어려움에 공감하고 이해한다. 따가운 눈총에도 불구하고 아이를 일반 학교에 보낼 수밖에 없는 이유는 무엇일까. 


특수학교가 없다…치열한 경쟁에 대기까지


자폐성 장애 등 장애영역별 학생 수가 계속 늘어나는 것에 반해 특수학교 및 특수교육지원센터 증가폭은 이를 따라가지 못하는 실정이다. 

교육부의 ‘2021 특수교육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장애영역별 학생 수는 9만8147명으로 5년전 보다 9.8% 늘었지만, 같은 기간 특수학교 및 특수교육지원센터는 4.1% 증가한데 그쳤다. 전국 장애 영아 및 유·초·중·고 특수학교는 187곳에 불과하다. 

또 전체 장애 학생 중 특수학교 및 특수교육지원센터를 다니는 학생(2만7022명)은 27.8%이다. 장애 학생 10명 중 8명은 특수학급을 가든, 일반학급에 가든 일반 학교를 다녀야 되는 셈이다. 

실제로 일부 장애 학생들은 거주지 인근 학교 특수학급에 자리가 없어 먼 곳까지 학교를 다닌다고 한다. 자리를 두고 경쟁 치열한데다 대기까지 불가능한 경우도 있어 장애 아동을 둔 학부모들이 주로 활동하는 커뮤니티에는 어려움을 호소하는 글이 잇따르는 상황이다. 

교육부 ‘2021 특수교육통계’ 캡처


“비장애인과 함께 살아갈 미래를 위해”


또 다른 이유로 일반학급에서의 수업을 선택한 학부모도 있다. 아이의 일상생활 학습을 위해서다.

‘도훈아, 학교가자!’의 저자 김윤정·김학인씨 부부도 자폐성 발달장애 2급인 아이의 사회화를 위해 어린이집·유치원·초등학교 모두 일반 학급에서 통합교육을 진행 중이다. 

윤정씨는 “(우리 아이가) 사회에 나가면 장애가 있는 사람뿐만 아니라 비장애인과 함께 살아야 한다”며 “학교는 학문적 지식을 배우기도 하지만 사람들과 소통하고 어울리는 등 사회 적응을 위한 곳이다. 비장애 학생들도 12년간 (학교에서 이런 훈련을) 하는 것인데 이들이 우리 아이를 수용해준다면 더 많은 연습과 경험을 할 수 있겠다 생각했다”고 말했다.

윤정씨 부부가 무작정 비장애 학생들 곁에 아이를 밀어넣은 것은 아니었다. 또래 친구들에 비해 언어, 인지, 신체활동이 부족한 아이였지만, 오랜기간 응원과 칭찬을 하며 함께 살아가기 위한 습관을 만들었다. 

유치원을 다니던 시기부터는 ‘착석’하는 힘을 길러줬다. 교사와 다른 아이들에게 피해를 주지 말자는 마음 때문이었다. 아이는 비장애 친구들의 모습을 모방하고 상호작용하면서 한 단계 성장했다. 텐트럼(자폐 아동이 보이는 발작) 등 부정적인 행동도 크게 줄었다. 이때부터 쌓아올린 노력은 초등학교 통합교육으로 이어졌다. 현재 도훈 군은 1시간 이상도 끄떡없이 자리에 앉아 학습할 수 있는 수준이 됐다. 

자폐성 장애 2급이지만 운전, 취업 등 안정된 생활을 하는 모습을 유튜브에 공개해 자폐 커뮤니티에서 유명한 20대 청년 ‘보무리’ 유지훈씨도 초중고 모두 일반 학교를 졸업했다. 

유씨의 어머니 고은숙씨는 “착석하는 연습이 돼야 한다. 어릴때부터 식탁 교육을 시켰다. 숟가락, 젓가락 쥐는 것부터 의자에 앉아서 밥먹는 습관을 일찍이 들였다”며 “교사를 찾아 아이의 특성에 대해 상세히 설명했다. 자폐 아이들이 언제 불안해하고 힘들어하는지 알려주면 좋을 것 같다”고 조언했다. 

임지혜 기자 jihye@kukinews.com
임지혜 기자
jihye@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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