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전 경기도 가평의 한 계곡에서 일어난 익사사건 용의자로 지명 주배 중인 사망자 A씨의 부인 이은해씨(31)가 과거 한 언론에 보험사의 횡포로 남편의 사망보험금을 수령하지 못하고 있다는 제보를 한 것으로 알려져 공분을 사고 있다.
1일 법조계에 따르면 인천지검은 살인·살인미수 등 혐의를 받는 이씨와 공범 조현수(30)의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지명수배 중이다. 이들은 수사를 받던 중 3개월 전 도주해 행방이 묘연한 상태다.
가평 익사 사고는 지난 2020년 10월 SBS ‘그것이 알고싶다(그알)’ 방송을 통해 알려졌다.
이씨는 당시 사망보험금 수령 문제로 법적 분쟁을 겪는 사람들의 제보를 받던 그알 제작진에게 “대형보험사의 불법만행이 아직까지 지속되고 있다”고 직접 제보했다.
이씨는 “(남편 사망원인) 조사결과가 사고사·익사로 나왔고 부검결과도 비의도적사고·익사·외인사로 나왔는데도 보험사가 사망진단금을 지급하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금융감독원에 민원신청을 했는데, 보험사 측에서 ‘금융감독원에 답변 할테니 더 이상 할 말 없다’는고 했다”며 “(보험사가) 보험금을 노렸다는 식으로...(몰아갔다)”고 말했다.
이씨는 A씨의 보험을 가입하게 된 경위에 대해서도 “설계사가 아는 사람이었다”며 “제가 먼저 6억짜리 보험에 들었다. 그 뒤 오빠가 저한테 자기도 보험 들어야겠다고 했다”고 했다고 전했다.
그런데 이씨와 A씨는 혼인신고 5개월만에 A씨를 피보험자로 한 보험을 4개 가입한 사실이 확인됐다.
이씨는 A씨에 대해 8년 동안 연애를 했고, 주말부부로 지냈다고 밝혔다. 당시 방송에선 계곡 여행 일행 가운데 1명이었던 조씨가 이씨와 내연관계란 사실도 드러났다.
A씨가 숨진 뒤 경찰은 변사사건으로 내사 종결했지만 유적 지인의 제보로 재수사에 나섰다. 그알이 ‘그날의 마지막 다이빙, 가평계곡 미스터리’라는 제목으로 이 사건을 다루면서 조명됐다.
이씨와 조씨는 2020년 12월 살인과 보험사기방지 특별법 위반미수 혐의를 적용받아 의정부지검 고양지청으로 불구속 송치됐다. 의정부지검 고양지청은 이들의 주거지 관할인 인천지검으로 사건을 이첩했고 인천지검은 지난해 2월 재수사에 착수했다. 이들은 지난해 12월13일 한차례 검찰 조사를 받은 뒤 하루 뒤인 2차 조사에 출석하지 않고 잠적했다.
검찰은 이들이 수영을 하지 못하는 A씨를 계곡에서 다이빙하게 한 뒤 구조하지 않고 살해한 것으로 보고 있다.
앞서 이들은 같은 해 2월에도 강원도 양양군의 한 펜션에서 A씨에게 복어 피 등이 섞인 음식을 먹여 살해하려 했지만 미수에 그쳤다. 3개월 뒤에는 경기도 용인시의 한 낚시터에서 피해자를 물에 빠뜨려 살해하려 했지만 지인에게 발각된 것으로 드러났다.
최근에는 이씨가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남긴 것으로 추정되는 보험 문의글이 발견돼 이목을 끌었다. ‘도와주세’란 닉네임을 사용한 작성자는 “2019년 6월 7명이 계곡에 놀러 갔다 남자들끼리 다이빙을 하다가 마지막으로 뛰어내린 배우자가 물 밖으로 나오지 못해 사망했다”며 보험사가 사망보험금 지급을 미루고 있다고 적었다. 이 글에 작성자는 ‘사고사’ ‘비의도적’ ‘익사’라는 단어를 빨간 글씨로 표현했다. 이를 본 누리꾼들은 “치밀하다” “무섭다” 등 반응을 보였다.
임지혜 기자 jihye@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