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전 법무부 장관 딸 조민씨가 의사 가운을 벗게 될 위기에 놓였다. 부산대학교 의학전문대학원이 5일 조씨 입학 취소를 확정하면서다. 조씨 측은 본안 판결이 확정될 때까지 입학 취소 결정의 효력을 정지하는 집행정지신청을 접수했다고 이날 밝혔다.
부산대는 이날 연 교무회의에서 조씨의 2015학년도 부산대 의전원 입학취소 예비행정처분안을 가결했다. 이에 따라 조씨 입학은 취소되고 학적도 말소됐다.
부산대는 ‘허위서류를 제출하면 입학을 취소한다’고 명시한 신입생 모집요강을 이번 결정 근거로 들었다. 조씨가 입학 당시 제출한 동양대 총장 표창장 등이 위조 또는 허위라고 법원이 판결하면서 조씨 입학이 신입생 모집요강에 어긋난다고 본 것이다.
조씨 측은 앞서 부산대 입학전형공정관리위원회가 실시한 자체조사결과를 들며 맞섰다. 부산대 입학전형공정관리위원회는 조씨 봉사활동 경력과 동양대 총장 표창장이 주요 합격요인은 아니라고 결과를 냈는데, 이를 근거로 입학을 취소하는 것이 너무 가혹하다는 입장이다.
조씨 측은 “이 처분으로 실현되는 공익에 비교해 신청인(조민)이 입게 될 불이익은 매우 크고 중대하다”며 “처분 효력이 정지되지 않는다면 신청인에 대한 의사면허 취소로 신청인은 더 이상 현 근무 병원에서 의사로서 일을 할 수 없게 된다”고 호소했다.
부산대 측은 “입학을 취소하면 당사자가 입을 불이익이 매우 크기 때문에 학생을 가르쳐 사회로 진출시킨 대학으로서 고심을 거듭했다”면서도 “대학이 발표한 입시요강은 공적 약속이므로 대학 스스로 이를 준수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판단했다”고 처분 이유를 설명했다.
조씨 입학이 취소되면서 그가 취득한 의사 면허도 취소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현행 의료법은 ‘의학사 학위를 받은 사람이나, 의전원을 졸업해 석사 또는 박사 학위를 받은 사람’을 의사로 규정한다. 의전원 입학이 취소되면 학위 또한 사라진다. 다만 본안 소송 결과가 나올 때까지는 의사면허를 유지할 수 있다.
조씨는 고려대 생명과학대학 환경생태공학부를 졸업한 뒤 부산대 의전원에 진학해 지난해 1월 의사 국가고시에 합격했다. 같은 해 2월 서울 도봉구 한일병원에서 인턴으로 근무했다. 올해 1월 경남 진주에 있는 경상국립대병원 응급의학과 전공의 추가 모집에 지원했으나 탈락했다.
조 전 장관 부인인 정경심 전 동양대 교수는 자신이 재직하는 대학에서 표창장을 위조해 자녀 입시에 사용한 혐의 등으로 지난 1월 대법원에서 징역 4년을 확정 받았다.
이은호 기자 wild37@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