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1784…‘혁신’을 ‘현실’로 만드는 공간플랫폼

네이버 1784…‘혁신’을 ‘현실’로 만드는 공간플랫폼

네이버, 제2사옥 1784 공개…산업혁명 시작연도 건물명 삼아
세계 최초 로봇친화형 건물…로봇·자율주행 등 네이버 혁신 시발점

기사승인 2022-04-14 19:16:13
네이버 제2사옥 1784 외관.

네이버 제2사옥 ‘1784’가 자태를 드러냈다. 네이버는 13일 올해 첫 밋업(Meet-up) 간담회와 함께 ‘1784’ 외부 공개 행사를 열었다. 

2016년 착공을 시작한 1784는 ‘테크 컨버전스 빌딩’을 콘셉트로 만들어진 세계 최초 로봇 친화형 빌딩이다.

1784는 네이버 업무 공간인 동시에 새로운 혁신을 일궈낼 거대한 기술 테스트베드다.

건축 초기 정자동 178-4 번지라는 주소에서 착안했던 프로젝트명을 그대로 건물명으로 삼았다. 1784년은 1차 산업혁명이 시작된 해로 ‘혁신이 현실화한 공간’이라는 의미도 내포하고 있다.

1784에는 네이버 임직원 외에 카이스트-네이버 하이퍼크리에이티브 인공지능(AI) 센터 연구원과 D2 스타트업팩토리 직원이 입주하고 있다. 

1784는 그린팩토리와 마찬가지로 LEED 플래티늄을 획득한 친환경 빌딩이다. 방역 측면에서도 전문가 인정받은 미래형 업무공간이기도 하다. 감염내과 전문의와 산업공학 전문가들로 ‘방역자문단’은 1784의 시스템에 대해 병원 수준의 방역체계를 갖췄다고 평가했다. 

1784는 첨단기술 융합을 끊임없이 실험하는 테스트베드다. AI·로봇·자율주행 등 다양한 기술이 공간 안에서 융합되며 임직원 업무를 돕는다. 

1784는 공간 자체가 거대한 ‘기술 플랫폼’이자 네이버랩스가 구축하고자 하는 디지털트윈 기술 기반 메타버스 생태계 ‘아크버스(ARCVERSE)’ 출발점이다.

네이버 로봇 딜리버리 서비스 
1784 ‘공간 혁신’은 로봇부터 시작된다.

1784에서는 건물 공간을 누비며 임직원에게 배달 등 다양한 편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로봇 ‘루키’가 있다. ‘루키’는 클라우드·5G·디지털트윈 기반 브레인리스 로봇이다.

네이버랩스 자율주행 로봇 플랫폼 어라운드(AROUND)를 기반으로 개발됐다. 루키는 택배, 도시락, 카페 등 1784 내 다양한 거점에서 여러 서비스 시나리오를 전개한다. 

1784 전체를 실내 매핑 로봇인 M2가 디지털트윈 데이터로 제작하고 수시로 업데이트한다. 디지털트윈 데이터는 네이버 클라우드 플랫폼에 업로드되고 네이버랩스 측위 기술인 ‘비주얼 로컬라이제이션’을 활용해 로봇 측위와 경로 계획에 활용된다.

로봇 특화 인프라가 사옥 곳곳에 있다.

△건물 인프라와 연동된 클라우드 기반 멀티 로봇 인텔리전스 시스템 ARC(AI·ROBOT·CLOUD) △세계 최초 로봇 전용 엘리베이터 ‘ROBOPORT(로보포트)’ △클라우드-로봇 사이의 통신 지연 시간을 최소화해 ARC와 로봇 성능을 극대화하는 ‘이음5G’가 대표적이다.

1784 내 모든 로봇들의 ‘두뇌’가 될 ARC는 클라우드 기반 멀티 로봇 인텔리전스 시스템이다.

로봇·공간·서비스·사용자를 실시간으로 연결하는 중추이자 로봇 두뇌에 해당하는 컴퓨팅 파워를 클라우드가 대신 수행할 수 있도록 하는 ‘브레인리스 로봇' 기술을 상용화한 시스템이다.

ARC는 로봇과 인프라 제어를 담당하는 아크브레인(ARC brain)·로봇 측위와 이동을 담당하는 아크아이(ARC eye)로 구성돼있다. 모두 네이버 클라우드 플랫폼 기반으로 개발되었다.

도심 로봇 서비스를 위해 원활한 수직 이동은 중요 숙제다. 로보포트는 지하 2층부터 옥상까지 전층에 걸쳐 운행되는 순환식 구조로 로봇 수직 이동 속도와 효율성을 극대화했다. 로보포트도 ARC와 연동돼 있다.

클로바페이스사인(CLOVA FaceSign) 기술은 1784 입장과 동시에 만나볼 수 있는 스피드게이트·업무지원센터·네이버 부속의원·식당·편의점·플랜트샵·루키 등 곳곳에 스며들어 있다.

임직원은 스피드게이트에서 얼굴 인식만으로 멈추지 않고 통과할 수 있다. 또 업무기기를 수령하거나 네이버 부속의원·식당·편의점 결제 시에도 사원증을 태그하거나 사번을 입력하지 않고 얼굴인식만으로 이용이 가능하다.

클로바 경량화 인식 모델로 기술적 완성도를 높여 2~3m 전부터 얼굴 인식이 가능하다. 서버에서 인식 과정을 처리하는 특성상 식별 규모가 증가해도 처리속도가 매우 빠르다.
네이버 부속의원


마스크를 쓰고도 인식과 통과가 가능하다. 클로바 얼굴인식 기술은 지난해 전세계의 얼굴인식 알고리즘을 평가하는 FRVT(Face Recognition Vendor Test) 6위에 오르며 해외에서 인정받았다. 

임직원은 네이버웍스로 사옥 인프라를 제어하거나 다양한 편의 기능도 활용할 수 있다.

회의실을 예약하면 회의실 온도, 조명, 루버, 환기 등을 제어할 수 있도록 네이버웍스 내에 '스마트제어’ 기능을 구현했다. 네이버웍스에 새롭게 구현된 AI 챗봇 'WORKS 비서봇’으로 사내카페와 식당에 실시간 메뉴 대기 현황을 확인하고 주문하고 사옥 주차 위치도 확인할 수 있다.

우편물을 로봇 딜리버리로 요청해 수령할 수 있다. 로봇 딜리버리는 도시락, 커피 등 식음료 배달로도 확대된다. 

첨단기술이 임직원 편의를 돕는 사례는 회의실에서도 엿볼 수 있다. 1784 내 도입 예정인 AI 회의실은 회의실 내에 AI스피커 ‘클로바 클락’을 비치하고 녹음된 내용을 텍스트로 바꿔주는 클로바 서비스 ‘클로바노트’와 연동했다.

회의가 끝나면 ‘클로바노트’로 정리된 회의록을 모든 참석자에게 공유할 수 있다. 

1784에 위치한 네이버 부속의원에서도 최신 기술들을 만나볼 수 있다.

네이버 부속의원엔 클로바 헬스케어(CLOVA Healthcare) 기술이 적용됐다. 환자병력 청취를 온라인으로 수행하면 AI 기술로 그에 따른 진찰 사항이 의료용어로 자동 변환·기록돼 병원 내방에 소요되는 시간을 단축했다.

클로바 OCR과 AI 써머리 기술로 과거 검진 결과를 한눈에 볼 수 있도록 항목들을 분류·정리·분석해 이력관리는 물론 적절한 검진 추천도 해준다.

결제도 클로바페이스사인으로 가능하다. 네이버는 이외에도 임직원이 근무하며 체계적으로 건강 관리를 할 수 있게 도와주는 각종 솔루션들을 개발 중이다.

이곳에선 다양한 로봇 실험이 이어진다. 양팔로봇 ‘앰비덱스(AMBIDEX)가 대표적이다. 네이버랩스가 한국기술교육대와 만든 앰비덱스는 카페 등 공간에서 로봇 ‘루키’를 소독하는 파일럿 서비스를 테스트한다.

로봇이 일상업무를 수행하려면 비전·힘제어 등 다양한 고차원 기술을 필요로 한다. 앰비덱스엔 이러한 기술력이 모두 접목돼 있다. 

로봇이 일상에서 사람과 안전하고 자유롭게 상호 작용하려면 로봇 비전이나 힘 제어 기술 수준이 매우 높아야 한다. 로봇이 위치 제어만으로 동작할 경우 안전성에 한계가 있는데 이를 극복할 수 있게 하는 게 ‘힘제어 기술'이다.

네이버랩스가 1784에서 연구 중인 드로잉로봇 ‘아르토원(ARTO-1)’ 역시 이러한 로봇 실험 일환이다.
네이버 양팔로봇 앰비덱스

아르토원은 붓터치를 학습해 패드에 그림을 그리는 드로잉 로봇이다. 안전하고 정밀한 힘 제어 로봇 기술과 사람의 운동지능을 학습하는 태스크러닝 기술을 접목해 성과를 보여주고 있다.

이외에도 새롭게 재미있는 실험이 계속 공개되고 있다. 

구 라인프렌즈 캐릭터 브라운과 샐리 로봇도 활약 중이다. 두 로봇은 네이버랩스 HRI(사람-로봇 상호작용) 연구를 위해 개발됐다. 

1784 친환경 인프라는 △자연에너지 활용을 통한 에너지 절감과 △다회용/재활용 인프라를 통한 친환경 오피스 라이프 구축으로 요약된다.

1784는 신재생 에너지 확대와 에너지 고효율 시스템 도입에 더욱 집중했다. △태양광 발전 패널·빗물 생활용수 재활용·수축열·지열 등 자연 에너지를 활용하고 △고단열 외장 유리·LED(발광다이오드) 고효율 조명제어·복사냉방 등 에너지 절감이 가능한 인프라를 도입해 단위면적 당 에너지 연간 사용량을 타 업무시설 대비 약 34%를 절감할 수 있었다.

1784에는 건물 외벽에 유리 창호를 한 겹 덧댄 이중외벽으로 설계하고 창호 사이에 바람길을 냈다. 햇빛으로 유리 창호 사이에 발생하는 열을 자연적으로 식힐 수 있도록 해 에너지를 절감한다.

1784는 그린팩토리에 적용된 바닥공조 시스템에 국내 민간 고층 건물 최초로 복사냉방을 도입했다. 모든 공간 천장에 배관을 넣어 찬물이 흐르도록 설계됐다.

바닥에서 시원한 바람과 천장에서 차가운 공기를 동시에 내리는 쿨링 방식으로 일반 건물 대비 연간 에너지를 13% 절감할 수 있다.

1784는 모든 공간에 LED 조명을 100% 적용했다. 자연 채광에 따라 실내 조명 밝기를 자동으로 제어하는 디밍 제어 방식도 도입했다. 회의실·업무 좌석 등 개별 공간 조명을 직원이 직접 조절할 수 있다. 약 16% 이상 에너지 절감 효과가 기대된다.
 
1784는 재활용 환경과 다회용 인프라 구축에도 섬세한 주의를 기울였다.

사내카페에선 다회용 컵을 제공한다. 또 층마다 컵 회수 공간을 비치했다. 회수-세척-재사용 체계를 도입해 1회용 쓰레기 절감을 보다 적극 추진한다.

캔, 페트병, 우유팩 등을 보다 간편하고 정확하게 재활용할 수 있도록 친환경 스타트업 ‘수퍼빈’과 협력해 AI 리사이클링 기기를 도입했다.

직원이 사용한 재활용품을 버릴 때 별도 분리수거 없이 간편하게 기기에 투입하면 기기에서 자동으로 재질을 분류해 재활용을 진행할 수 있도록 했다.

1784는 연면적 16만5000제곱미터(5만평)며 총 36개층(지하 8층 지상 28층)으로 그린팩토리보다 1.6배크다. 5000명 이상을 수용할 수 있다. 엘리베이터 25대가 설치됐다. 

1784에도 장애인 직원이 근무한다. 플랜트샵과 브랜드스토어 등 사옥 내 발달장애인 32명이 근무하고 있다. 

송금종 기자 song@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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