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 아침부터 경로당 청소 도우미와 급식 도우미로 나선 어르신들의 손길이 바삐 움직이며 출입문에 2달 넘게 부착됐던 ‘경로당 운영 중지’ 안내문을 떼어내고 모든 문을 활짝 열어 환기와 코로나19 방역소독을 마쳤다.
그동안 어르신들은 일교차가 큰 쌀쌀한 날씨와 봄바람에도 경로당을 이용하지 못하고, 마을 이곳저곳을 서성이거나 긴 벽을 바람막이 삼아 낡은 의자에 줄지어 앉아서 햇볕을 쬐는 등 어려운 시간을 보내왔다.
몇몇 어르신들은 경로당을 개장해달라고 직접 고성군에 몇 차례 건의하기도 했을 만큼 어르신들에게는 삶의 일부로 자리 잡은 곳이다.
이에 백두현 고성군수는 4월 11일 김부겸 국무총리와의 면담에서 코로나19 장기화로 인한 노인복지 시설과 경로당 등의 시설 이용 제한으로 어르신들의 사회적 단절과 우울감이 증가하고 있다며, 이에 따른 예방과 취약 노인을 위한 정서 지원의 필요성 등을 강조했다.
이어 4월 15일 김부겸 국무총리의 발표로 사회적 거리두기가 마스크 착용을 제외하고는 전면 폐지조치됨과 함께, 경로당 등 시설을 이용할 수 있게 돼 지역의 어르신들은 둘도 없는 봄맞이 선물을 받은 듯 무척이나 기뻐하고 있다.
경로당 등 시설 운영은 재개됐지만, 코로나19에 취약한 어르신들을 위해 이용자는 3차 백신 접종한 사람으로 제한한다.
또한 이용자의 여가 지원을 돕는 프로그램 운영도 비교적 비말 발생이 적은 프로그램으로 권장되며, 백신 3차 접종자만 참여할 수 있다.
그리고 3차 접종자라 하더라도 노래, 체조 등 비말 확산 위험이 많은 프로그램은 참여가 제한되는데, 코로나19에 취약한 고위험시설 이용자가 많은 경로당에서의 확산을 방지하기 위함이다.
군은 시설 내 식사(취식)는 4월 24일까지는 기존 방식대로 도시락으로 제공되며, 25일부터는 경로당에서 식사(취식)가 가능하도록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식사(취식)가 가능하다더라도 칸막이와 띄어 앉기 등 방역 조치가 가능한 시설에만 제한적으로 허용되고, 식사 또한 3차 접종자로 제한된다.
어르신들의 3차 접종 여부는 전자예방접종증명서(COOV앱), 스티커, 접종증명서 등으로 확인할 방침이며, 3차 미접종자는 온라인 프로그램에만 참여할 수 있다.
최혜숙 복지지원과장은 “실내 마스크 착용은 어르신들을 위해서라도 상당 기간 유지할 수밖에 없다”며 “경로당은 건강 취약계층인 여러 어르신이 함께 이용하는 고위험시설인 만큼, 사회적 거리 두기가 전면 폐지되더라도 방역의 긴장감을 놓을 수 없는 곳”이라면서 어르신들이 마스크 쓰기, 손 씻기, 주기적인 환기 등 개인 방역수칙과 시설 이용수칙을 준수하고 행정의 안내를 적극적으로 따라 줄 것을 당부했다.
고성=최일생 기자 k7554@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