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 정선군은 강원도 문화재자료 제32호 정암사 적멸보궁의 해체·보수공사가 완료됐다고 13일 밝혔다.
적멸보궁 해체·보수는 2021년 문화재보수정비 도비보조사업으로 추진된 사업으로 적멸보궁 기둥에 흰개미 충해가 발생함에 따라 건축물의 안전과 문화재 보호를 위해 전면 해체보수를 결정됐다.
총 사업비 7억3000만원을 투입해 지난해 4월 착공, 올해 6월 사업을 완료했다.
정선군 고한읍 고한리에 위치한 정암사는 대한불교 조계종 제4교구 본사 월정사의 말사로 신라 대국통 자장율사가 창건한 사찰이다. 부처님의 진신사리가 봉안된 정암사 수마노탑은 2020년 6월 국보로 승격되었으며, 우리나라 5대 적멸보궁으로 불리는 적멸보궁은 참배를 위한 공간으로 법당에 따로 불상을 모시지 않고 있다. 정암사의 주요 건축물에 대한 수리 기록은 주로 수마노탑과 적멸보궁에 해당하는데, 이에 따르면 적멸보궁은 1770년 중건했다는 기록이 전한다.
이번 공사 중에는 지붕 상량도리 해체과정에서 상량문이 발견됐으며, 상량문은 1954년 중수문과 그 이전 시기의 상량문으로 한지에 싸인 채 발견됐고, 훼손의 심각성에 따라 별도의 지류보존처리 과정을 거쳐 내용을 파악하고자 했다. 보존처리 결과 중수문은 총 6매, 다라니 8매, 묵서 4매, 원문 1매를 확인하였으며, 누수로 인한 상량문 훼손이 심하여 전체 내용에 대한 정확한 판독은 거의 불가능했다.
그러나 기년명 함풍7년(咸豐七年, 1857년)의 기록과 釋迦世尊塔(水瑪瑙塔)과 관련한 乾隆三十五年 庚寅(1770년) 등이 확인된 데 큰 의의가 있으며, 1788년 취암(翠岩) 성우(性愚)의 水瑪瑙塔重修事蹟에 “건륭 36년 경인 4월 기도를 시작하고 목석공장을 모집해 보탑과 보궁과 승당을 일시에 건설하기로 공사를 착수하니 역인(役人)이 백여 명이다”라는 기록을 통해 연대가 일치함을 확인할 수 있었다.
또한 당초 교체하기로 했던 적멸보궁 목부재에 대한 연륜연대 측정 결과에서도 1770년의 연대를 확인했으며, 기둥 분해층 조사 등 재사용 가능 여부 확인을 통해 훼손 부분의 보존처리 및 목재 훈증처리하여 신재 교체를 지양하고 문화재적 가치를 보전시키고자 노력했다.
이와 함께 18세기 중수 이래 보수 흔적이 없는 적멸보궁 내부단청의 예술적‧역사적 가치를 보존하고 함께 공유하기 위해 내부단청 보존처리와 단청 기록화 작업을 병행했다. 이와 관련 정암사 적멸보궁의 전체 부재 실측 및 해체 수리 과정을 총망라한 해체실측보고서를 발간할 예정이며, 유서 깊은 문화재에 대한 기록을 보전해 그 가치를 널리 발현할 것으로 기대된다.
한편 정암사에서는 오는 18일 적멸보궁 해체·복원 불사 회향법회와 전통 음악회를 개최한다. 전통에 따른 불교의식 행사 봉행으로 적멸보궁 복원불사를 축하하며 불자 및 정선군민의 평안을 기원하는 자리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정선=박하림 기자 hrp118@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