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2E‧P&E‧C2E‧P2O, 대체 차이가 뭐야?

P2E‧P&E‧C2E‧P2O, 대체 차이가 뭐야?

기사승인 2022-06-21 06:30:06
“사실 가끔은 헷갈릴 때가 있어요. 기자 분이 차이점이 뭐냐고 물어보실 때가 있는데, 저희도 내부 가이드대로 말씀은 드리지만 좀 애매모호하다는 생각이 들어요.”

지난달 대형 게임사 홍보팀과의 미팅 당시 한 업계 관계자가 남긴 말이다. 국내 게임업계가 NFT(대체불가능토큰) 기반의 블록체인 게임 개발에 힘을 쓰는 가운데, P2E(플레이 투 언)‧P&E(플레이 앤 언)‧C2E(크리에이트 투 언)‧P2O(플레이 투 오운) 등 다양한 용어가 난립해 게이머들의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엑시인피니티.   엑시인피니티

P2E - 벌기 위해 플레이한다

P2E는 ‘플레이 투 언(Play To Earn)’의 약자로 유저가 게임을 플레이하며 동시에 수익도 낼 수 있다는 뜻이다. 블록체인 게임 태동기에 대두된 개념으로 현재까지도 널리 쓰이고 있다. P2E는 2020년 연말부터 게임을 이기기 위해 돈을 써야 하는 ‘페이 투 윈(Pay To Win, P2W)’을 벗어난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떠올랐다. 현행법상 국내에서는 P2E 방식을 게임에 적용할 수 없다. 하지만 동남아시아나 라틴아메리카 중심 해외 시장에서 P2E는 많은 인기를 누리고 있다.

P2E 개념이 본격적으로 대두된 것은 베트남 국민게임 ‘엑시인피니티’를 통해서다. 엑시 인피니티는 ‘엑시’라는 몬스터를 구매해 던전을 돌고 다른 엑시들과 겨뤄 이기면 스무스러브포션(SLP)을 받는 형식이다. 유저들은 SLP를 모아 가상자산 거래소에서 현금화해 돈을 벌 수 있다. 국내에서는 위메이드가 ‘미르4 글로벌’ 버전에 P2E 방식을 적용해 주목받았다.

위메이드 CI.   위메이드

P&E - 플레이하면서 번다 (위메이드, 네오위즈, 넷마 블)

블록체인 게임의 선두주자 격인 위메이드는 최근 P&E라는 용어를 사용하고 있다. P2E가 단순히 돈을 벌기 위해서 하는 게임이라면, P&E는 (재미있는) 게임을 하면서 돈도 벌 수 있다는 것이 위메이드 측의 설명이다. 즉 P&E는 사행성보다는 게임성과 재미를 우선시한 개념이다.

장현국 위메이드 대표는 지난 2월 미디어 간담회에서 “블록체인 게임에는 크게 두 가지 접근법이 있는데 재미는 없지만 돈을 벌려고 하는 엑시 인피니티 같은 게임은 P2E로 봐야한다”면서 “‘미르4’는 3, 4분기에 600만 정도의 MAU가 나왔는데, 실제 거래를 한 MAU는 10만명 정도여서 ‘P&E’라는 용어를 쓰게 됐다”고 설명했다.

컴투스 CI.   컴투스

P2O - 플레이하면서 얻는다 (컴투스 그룹)

게임을 하면서 나온 결과물을 소유하는 형태를 지칭하는 P2O는 컴투스 그룹이 최근 제시한 패러다임이다. 기존에는 게임 아이템에 대한 권한을 개발사가 가졌지만, 이를 이용자에게 돌려주겠다는 것이다. P2E에서 부족한 소유권에 대한 부분을 구체적으로 체계화시킨 셈이다. 현재 컴투스 그룹은 ‘서머너즈워: 백년전쟁 글로벌’, ‘크리티카 글로벌’ 등의 게임에 P2O를 적용했다.

컴투스 그룹은 메타버스 플랫폼 ‘컴투버스’를 구축하고, 게임 플랫폼 하이브와 블록체인 C2X 생태계를 연동하고 있다. 컴투스 측은 웹 3.0 시대를 맞아 게임도 이용자에게 소유권을 주는 방식으로 전환한다는 의미에서 P2O를 제안했다고 설명했다. 송재준 컴투스 대표는 “마치 스톡옵션처럼 많은 활동을 하는 이용자들이 토큰 보상으로 성장의 과실을 함께 쉐어할 수 있는 모델이 되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크래프톤 CI.   크래프톤

C2E - 직접 만들어 번다 (크래프톤)

크래프톤은 C2E를 주장하며 차별화를 뒀다. C2E는 가상세계와 현실을 연결해 수익을 번다는 의미다. 즉 게임 본연의 재미를 지키면서 이용자(창작가)가 직접 콘텐츠를 만들고 이를 통해 돈을 버는 생태계를 만들겠다는 것이다.

P2E가 게임 속 재화를 모아 이용자가 현금화할 수 있는 생태계를 의미한다면 C2E는 게임에만 국한되지 않고 다양한 콘텐츠를 이용자가 직접 만들고 이를 통해 돈을 벌 수 있는 플랫폼을 의미한다. 김창한 크래프톤 대표는 지난 2월 “P2E가 ‘콘텐츠 소비를 통한 돈벌기’라면 C2E는 ‘콘텐츠 창작을 통한 돈 벌기’다”라면서 “유튜브, 로블록스, 제페토 등 다양한 서비스에서 그 재미가 증명됐다”고 설명했다.

이희정 디자이너

“패러다임이 발달하면 개념도 세분화…말장난에 그치면 안 돼”

한 게임업계 관계자는 “블록체인에 대한 논의가 지속되면서 용어 정의에 대한 논의가 계속되고 있다”면서 “위메이드 ‘미르4 글로벌’이 시장에서 성과를 내면서 P2E가 떴다”고 말했다. 이어 “다만 지난해부터 P2E에 대한 부정적 의미가 짙어지면서 각각의 게임업계가 저마다 P&E, C2E, P2O 등 다양한 개념을 제시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다만 이러한 개념 세분화가 단순한 말장난에 그쳐서는 안 될 것”이라면서 “자체적인 특수성없이 단순히 용어로 차별점을 만드는 행위는 오히려 이용자들의 반감을 사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국내에서는 P2E 개념을 게임에 적용하는 것이 법적으로 금지돼있다”면서 “업계와 학계, 그리고 정부가 머리를 맞대 블록체인, P2E의 개념을 하나로 정의하는 것이 수반돼야 한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강한결 기자 sh04khk@kukinews.com

강한결 기자
sh04khk@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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