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상청이 2일 전국적인 열대야⋅폭염주의보를 발표한 가운데 당분간 서울의 날씨 등 대부분 지역의 체감온도가 33도 이상 지속되겠다는 소식과 태풍 4호 '에어리'가 제주도로 북상할 것이라는 예보를 전했다.
이날 충남 공주(옛 웅진), 곰의 전설과 토끼와 거북이의 경주 설화가 전해 내려오고 있는 연미산 자락의 한 마을 '신웅리' 농부의 딸, 한 처녀가 경기도 안산의 한 대학교 예식장에서 화촉을 밝혔다.
오직 한 길, 고향에서 착한 시골 농부로 여러 해 홀로 살아온 신부의 아버지 이덕현 씨는 '연일 기상청 예보에 귀 기울이며 여러 날 이런저런 고민과 걱정'이 앞서곤 했지만, 결코 빠질 수 없는 딸의 혼인, 인륜지대사(人倫之大事)에 늦지 않게 곱게 차리고 전세 버스에 올랐다.
더 착한 농부로 '농심은 천심 이는 곧 세상의 진실'이라는 굳은 신념으로 살아온 이덕현 씨는 "오늘(2일)은 곱게 자란 사랑스런 막내딸이 혼인하는 모두가 행복한 길일인 운수 좋은 날"이라며 "여러 지인 하객분들의 축하 인사도 받고 건네며 또 폭염 날씨와 농사일정등 사정으로 함께하지 못한 마을 어르신들에겐 화려하진 않지만 정성 가득한 음식을 마음 가득담아 대접하며 고마움을 표했다"고 밝혔다.
그런 가운데 이덕현 농부는 "요즘 치솟는 사료값에 기름값 그리고 소비자 물가 등 걱정이 이만 저만이 아닌 데도 정부의 농정, 물가정책 등은 제자리 걸음이니 마음만 무겁기만 하다"며 농업과 농촌생활의 어려운 현실을 토로했다.
그러면서 그는 "폭염과 가뭄 그리고 북상하는 태풍의 소식에 어미 암소도 최근 낳은 자신의 어린 송아지 걱정에 떨고 있는 듯하다"며 "딸 혼인하는 날에 농심은 검게 타들어 가고 가족의 기쁨보다 이런저런 세상과 날씨 걱정이 더 앞선다"고 전했다.
이런 가운데 이덕현 농부는 코로나 속 연일 계속되는 가뭄과 이상 고온, 폭염 현상 등 날씨를 견디며 암송아지들을 키우는 보람과 벼농사를 농자천하지대본(農者天下之大本) 삼아 더 큰 부농의 행복한 꿈들을 오늘도 어제처럼 꾸며 키워 가고 있다.
한편, 사)국제교류문화원 부이사장직을 맡아 활동하고 있는 유연갑 교수와 보성오씨 공주미산파 오학균 종손 등 신웅리 마을 지도자들은 "농촌의 만능 기술자로 한길을 걸어온 이덕현 씨는 항상 주민들의 궂은 일도 마다하지 않고 앞장서면서도 자신을 내세우지 않는 없어서는 안될 진정한 농업경영인, 마을의 리더"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