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난지원금 지급은 지방선거 당선사례금?

재난지원금 지급은 지방선거 당선사례금?

김제시, 시민 1인당 100만원 일상회복지원금 지급
정읍, 고창, 임실군도 재난지원금에 예산 투입
재정자립도 낮은 지자체서 재난지원금은 ‘펑펑’

기사승인 2022-09-05 11:10:05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른 일상회복 명목으로 지급하는 재난지원금이 지자체마다 큰 편차를 보이고 있다. 지역경제 활성화도 중요하지만 재정자립도가 낮은 지자체들이 선심성 지급을 남발하면서 재정고갈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5일 전북도에 따르면 김제시는 지난 2일부터 8만 1091명의 전 시민을 대상으로 1인당 100만원씩 일상회복지원금을 지급하기 시작했다. 5월 10일 이전까지 김제시에 주소지를 옮긴 시민이면 나이나 성별에 관계없이 모두 100만원을 주는 방식이다.

도내 14개 시·군마다 다양한 형식의 재난지원금이 지급됐지만 전체 주민을 대상으로 100만원씩 주는 곳은 전남 영광군과 함께 김제시가 전국에서 유일하다. 

여기에 소요되는 예산만 811억원에 달한다. 올해 김제시 예산이 9840억원인 점을 감안하면 본예산의 9%에 해당하는 돈을 마련해야 한다. 

도내에서 민선 8기 들어 재난지원금 지급을 확정한 지자체는 김제시 외에도 정읍시(20만원)와 고창군(10만원)이 있다. 임실군도 추석 전까지 군민 1인당 20만원씩 재난기본소득을 지급한다.

이들 지자체들은 재난지원금 지급 빈도가 높고 재정자립도는 낮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민선 7시 막바지인 올 초에도 정읍시와 고창군은 재난지원금을 지급했다. 김제시는 1월과 4월 각각 10만원씩 두 차례나 지급했다. 김제시민이라면 누구나 올해만 총 120만원을 받았다. 4인 가족이면 480만원의 목돈이 생긴 셈이다. 2020년 코로나19 확산 이후로 확대하면 4번째 지급이다. 임실군도 2020년 6월과 지난 5월에 이어 이번이 세 번째다.

2022년도 전북의 재정자립도는 27.3%로 전국평균 49.9% 보다 22.6%나 낮다. 그 중에서도 김제시 재정자립도는 9.66%, 정읍시는 9.49%, 임실군 8.47%, 고창군은 7.53%로 전국 최하위 수준이다.

재정자립도가 낮은 지자체의 재난지원금 지원을 두고 “지역경제 활성화에 도움이 된다”는 긍정적 반응과 함께 “지자체의 재정 고갈이 불가피하다”는 부정적 반응도 동시에 나온다.

전북정치권 관계자는 “지금 시점에서 재난지원금 받으면 솔직히 추석 상여금 같은 생각이 들어 기분도 좋고, 지역상권 활성화에도 일정부분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면서도 “재정자립도 낮은 지자체들이 마치 지방선거 당선사례금처럼 돈을 남발하는 건 장기적으로 좋지 않은 결과를 가져올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전주=김영재 기자 jump0220@kukinews.com
김영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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