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중심케어 실천네트워크' 통합사례관리 세미나 29일 개최

'사람중심케어 실천네트워크' 통합사례관리 세미나 29일 개최

치매어르신 자유의지 존중 통합 사례관리 발표

기사승인 2022-09-14 09:26:40

고시원에서 혼자 생활하는 A씨(82세)는 경증치매환자로 인근 복지관에서 배달해주는 도시락으로 끼니를 해결하고 산다. 고혈압 등 지병이 있지만 약을 스스로 챙겨 먹지도 못할 뿐 아니라 하루 중 대부분의 시간에 술에 취한 상태로 지내며 얼마 전에는 계단에서 굴러떨어지는 사고를 당하기도 하였다. 주민센터에서는 요양시설 입소를 권유하지만 A씨는 이를 거부해, 어떻게든 지역에서 살아갈 방법을 찾아야 한다.

지난 해 남편이 갑작스럽게 사망하면서 독거노인이 된 P씨(76세) 역시 경증치매환자인데다 대부분의 시간을 혼자 지내면서 높은 우울감을 보이고 있다. 그 동안 남편이 생활상의 문제를 모두 해결해왔기 때문에 혼자서 공과금 지급조차 제대로 못해 연체영수증이 방 문 밖에 쌓이는 상황이다. 게다가 지금 살고 있는 임대주택의 전세 만기가 다가오면서 주거도 불안정한 상황이다.


치매 노인이 법정 대리인 없는 무연고자이면 어떻게 할 것인가. 의사 결정 지원이 필요한 치매 노인에게 치매공공후견 사업 등이 필요로 하다. 사진=픽사베이 이미지



전국의 독거노인 숫자는 170만 명을 넘어서고 있다. 요양원에 들어가기에는 이르고 혼자 생활하기는 힘든 이들을 지역사회가 함께 돌보자는 것이 ‘커뮤니티케어’이다. 정부에서는 2018년부터 커뮤니티케어(지역통합돌봄) 선도사업을 실시하였으며 2023~2025년에 2차 사업으로 확대 실시할 계획이다.

개인마다 다른 질환, 주거환경, 관계망을 갖고 있는 개인을 지역에서 돌보는 데 가장 중요한 점은 통합 사례관리이다. 통합사례관리란 개인이 겪는 복합적인 어려움을 지속적인 상담·모니터링하며 지역의 공공서비스, 자원봉사자 등 지역사회 내 다양한 자원을 활용해서 돕는 접근을 말한다. 지역주민센터, 복지관, 치매안심센터 소속의 사회복지사, 간호사, 재활치료사, 작업치료사 등 다양한 직종의 전문가들이 연계해 지역의 치매, 요보호노인이 갖고 있는 어려움을 파악하고 궁극적으로 이들이 자립을 이룰 수 있도록 돕는 것을 목표로 한다.

통합사례관리를 통한 커뮤니티케어는 미국, 일본 등에서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지만 국내에서는 아직 초기 단계이어 개념이나 실천 기술면에서 많은 궁리가 요구되고 있다.

이에 사람중심케어(PCC)실천네트워크는 오는 9월 29일 목요일 저녁 7시부터 온라인으로 ‘치매어르신을 위한 통합사례관리’ 세미나를 개최한다.

세미나에서는 홍종석(강동구치매안심센터) 사회복지사와 정아름(대전 동구치매안심센터) 작업치료사가 치매어르신을 위한 지역사회 기반의 통합사례관리 이론과 운영사례를 소개한다. 치매환자의 거주환경 개선 및 지지체계 개입을 통한 성공사례를 소개하는 한편 치매안심센터내의 전담 사례관리자(케어 코디네이터) 배치 등 향후 통합사례관리를 위한 바람직한 운영방안에 대해서도 논의가 이루어질 예정이다.

한편, 세미나에서는 요양시설에서의 통합사례관리에 대해서도 다루어질 예정이다.

치매노인은 질병, 장애, 평생 살았던 생활력, 가족관계에 따라 매우 다른 욕구를 갖고 있다. 치매노인을 ‘치매’를 가진 단일한 존재로 보지 않고 이들을 한 명의 개별적 존재로 이해하며 이에 따른 케어를 실시하는 것이 요양시설에서의 통합사례관리이다. 이때, 안전을 확보하면서도 치매어르신의 자유 의지를 존중하며 잔존기능을 유지하게 하는 것이 과제이다.

시설내에서의 통합사례관리에 대해 박미경(동명요양센터) 치매케어팀장과 차수연(정원치매노인요양센터) 복지팀장이 발표를 하게 된다. 통합사례관리를 위한 팀접근 방식을 알리며 문제행동이 심해서 케어가 어려웠던 어르신을 대상으로 통합사례관리를 실시하여 성공한 사례를 소개하고자 한다.

가족이 없는데다 문제가 발생했을 때 의사결정이 어려운 A씨의 경우 법원의 도움을 받아 공공후견인을 지정하는 한편, 지역의 복지관, 치매안심센터, 교회의 자원봉사자등이 연계해 A씨의 안전망을 만들기로 했다. 식사와 복약을 지원하는 한편, 알코올섭취를 줄이고 건강을 유지할 수 있는 다양한 활동을 권유하였다. 한편, 현재 살고 있는 임대주택의 전세 연장이 급선무인 P씨의 경우에는 지역주민센터 담당자가 나서서 해결하는 한편, 남편의 사망 이후 방치한 집안팎의 청소를 돕고 지역사회 모임에 참여하도록 권유하는 등 통합사례관리의 도움을 제공하였다.

세미나는 커뮤니티케어와 관련한 일을 하는 종사자들이나 지역의 어르신 문제에 관심 있는 일반인, 치매가족 등 누구나 참석해서 들을 수 있다.

사람중심케어실천네트워크는 지난 2020년 국내 요양서비스의 질 향상을 위해 ‘사람중심케어(Person Centered Care)’의 소개와 실천을 목적으로 창립되었다.

1990년대 초반 영국에서 시작된 사람중심케어는 현재 전세계에서 가장 윤리적이고 책임성있는 치매케어의 철학이자 실천방법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미국, 호주, 일본 등 장기요양서비스법안의 기본적 이념으로 제시되고 있으며 국내에서도 치매케어의 기본적 정신으로 제시되고 있다.

사람중심케어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시설이나 요양보호사의 편의가 아닌 치매를 가진 사람을 중심으로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을 핵심 내용으로 힌다.

사람중심케어실천네트워크는 치매를 가진 사람에 대한 올바른 돌봄을 통해 이들의 삶의 질을 향상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며 현재 약 400여 명의 연구자, 요양시설 종사자등이 참여하여 연구와 교육, 정기적인 세미나를 실시하고 있다.

사람중심케어실천네트워크의 9월 세미나에 참여를 원하는 사람들은 조인케어(joincare.co.kr) 또는 밴드 band.us/pcc를 통해 무료로 참가 신청을 하면 된다.

 전정희 기자 lakajae@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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