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간 ‘기울어진 운동장’이라고 꾸준히 지적받아왔던 금융 플랫폼 전쟁구도가 조금씩 변화하고 있다. 금융사에서 본격적으로 금융 플랫폼 구축에 들어간 이후 시간이 흐름에 따라 결과물이 조금씩 나오고 있기 때문. 특히 금융당국에서도 ‘지원사격’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면서 점차 금융사와 핀테크 플랫폼간의 대결구도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는 의견들이 나오고 있다.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사들이 새로운 금융 플랫폼들을 잇달아 출시하고 있다. 먼저 가장 최근 한화그룹 금융 공동브랜드 ‘라이프플러스’는 관심사 기반 커뮤니티 플랫폼 서비스 ‘라이프플러스 트라이브’ 애플리케이션을 출시했다.
라이프플러스 트라이브는 같은 관심사를 가진 사람들을 취향 공동체로 묶고. 사용자는 해당 앱에 입장해 정보를 나누고, 다양한 활동에 참가할 수 있도록 했다. 출시 첫 달인 9월에는 골프, 달리기, 불꽃축제로 카테고리를 구성해 신규 이용객들을 끌어모으겠다는 방침이다.
삼성 금융사들의 야심작 ‘모니모’도 본 궤도에 들어갔다는 평가다. 지난 4월 삼성 금융사들인 삼성카드, 삼성생명, 삼성화재, 삼성증권은 기존 삼성카드 ‘마이홈’ 앱을 ‘모니모’로 업데이트하고 각자 제공하는 서비스들을 하나로 통합했다. 이에 따라 삼성카드의 한도상향 신청, 삼성생명의 보험금 청구, 삼성화재의 자동차 고장출동, 삼성증권의 펀드투자 등을 제공한다.
또한 모니모는 오는 27일부터 삼성생명 애플리케이션에서 제공하던 보험금청구와 보험증권 재발급, 보험계약대출신청, 대출금 상환·이자납입, 변액보험계약대출 이용방법 변경 등 서비스를 추가로 탑재했다.
여기에 금융당국이 ‘지원사격’에 나섰다. 은행이 하나의 슈퍼앱을 통해 은행, 보험, 카드, 증권 등 다양한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는 ‘디지털 유니버설뱅크’를 구축할 수 있도록 규제를 완화하고, 보험은 헬스케어, 카드는 생활 밀착형 금융 플랫폼으로 갈 수 있도록 지원한다는 방안이다.
세부 사항을 보면 개편이 끝난다면 시중은행들은 자체 앱을 통해 국민연금 가입 내역 등 전자문서 중계 업무, 통신 3사 등을 이용한 본인 확인서비스, 기업 고객을 대상으로 한 물품 구매·발주 등 공급망 관리, 이체·송금 등 금융서비스가 융합된 플랫폼 서비스 제공이 가능해진다.
여기에 금융당국은 은행이 통합앱을 통해 보험, 카드, 증권 등 계열사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통합앱 운영을 부수 업무로 허용하고, 고객의 사전 동의를 받아 고객 정보를 제공하려는 경우 부수 및 겸영 업무 신고 등을 별도 절차 없이 허용하기로 했다.
특히 금융지주사의 경우 지주사가 통합앱의 기획, 관리, 유지 업무 등을 수행할 수 있도록 허용하고, 중장기적으로는 법령 개정 등을 통해 지주사가 통합앱을 직접 운영하는 방안도 검토한다는 방침이다.
다만 핀테크 업권의 벽은 높은 상황이다. 인지도를 비롯해 금융소비자들의 선호도 부문에서 여전히 강세를 차지하고 있기 때문.
컨슈머인사이트가 조사한 ‘주요은행 앱 확보고객 비율 결과’에 따르면 토스가 34.8%로 가장 많은 상황이다. 다음으로 KB스타뱅킹(KB국민은행)이 2위를 차지하고 있지만 3위에 카카오뱅크가 자리하고 있는 상황.
여기에 금융사에 규제완화가 적용되는 만큼 핀테크 업권에도 비슷한 수준의 규제완화가 진행되면서 핀테크 업권의 금융플랫폼도 한 층 강력해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핀테크 업체들의 예금·보험·온라인투자연계금융업(P2P) 상품 비교·추천 행위가 해제되면서 그간 중지됐던 온투업체와의 연계 영업이 활성화 될 예정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마이데이터 사업이 본격적으로 활성화되면서 금융업계가 뛰어든 이후 결과물들이 조금씩 나오고 있는 중”이라며 “금융업권 간 다양한 서비스들을 탑재한 강력한 애플리케이션들이 출시되면서 금융소비자들의 편의가 증대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동운 기자 chobits3095@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