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신이다’가 지핀 분노, JMS 정명석 공판 앞두고 요동

‘나는 신이다’가 지핀 분노, JMS 정명석 공판 앞두고 요동

넷플릭스 ‘나는 신이다: 신이 배신한 사람들’ 공개 후폭풍
JMS 정명석 총재, 7일 준강간 혐의 재판

기사승인 2023-03-07 06:00:01
넷플릭스 다큐멘터리 ‘나는 신이다: 신이 배신한 사람들’ 예고편. 넷플릭스 유튜브 캡처

넷플릭스 다큐멘터리 ‘나는 신이다: 신이 배신한 사람들’(이하 나는 신이다)가 지난 3일 공개된 이후 온라인이 분노로 들끓고 있다. 기독교복음선교회(JMS) 정명석 총재 등 사이비 종교 지도자들의 범죄 행위가 까발려지면서다. 제작진은 8부작으로 기획된 이 프로그램에서 절반에 가까운 1~3회를 정 총재의 성폭력 범죄 고발에 할애했다. 정 총재는 외국인 여성 신도를 성폭행·성추행한 혐의로 지난해 10월 구속기소된 상태. 7일 공판을 앞두고 ‘가해자를 엄벌하라’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6일 OTT(온라인 동영상 서비스) 순위 집계 사이트 플릭스패트롤에 따르면 ‘나는 신이다’는 전날 넷플릭스 한국 차트에서 tvN ‘일타스캔들’ 등 인기 드라마를 제치고 TV 시리즈 부문 1위를 차지했다. 다큐멘터리가 공개 직후 TV시리즈 부문 시청 시간 1위를 달성한 첫 사례이기도 하다. 온라인도 온통 ‘나는 신이다’ 얘기다. 트위터 실시간 트렌드는 ‘나는 신이다’를 비롯해 ‘사이비 종교’ ‘아가동산’ 등 프로그램 관련 키워드로 뒤덮였다. 여론을 의식한 듯 이원석 검찰총장까지 나서서 “(정 총재의) 범행에 상응하는 엄정한 형벌이 선고돼 집행될 수 있도록 공소 유지에 최선을 다하라”고 주문했다.

다큐멘터리를 보면 대한민국이 들썩인 이유를 금방 알 수 있다. 첫 장면부터가 그렇다. “나 껴안아 줘. 꼭 껴안아 줘.” 성범죄 피해자 메이플씨가 공개한 정 총재 녹취록은 말 그대로 충격적이다. 홍콩인 메이플씨는 얼굴과 신상을 드러내고 ‘가짜 메시아’의 실체를 고발했다. 인터뷰 소식이 알려졌을 때부터 JMS 신도들로부터 위협과 회유를 받았지만 “한 명이라도 그런 피해자가 나오지 않았으면 한다”며 한국에 왔다. 이밖에 또 다른 성폭력 피해자인 김지은(가명)씨와 이윤주(가명)씨, 한때 JMS 부총재까지 지냈다가 2009년 탈퇴한 김경천 목사, JMS 피해자 모임을 이끌다가 자신뿐 아니라 부친까지 테러를 당했던 김도형 단국대 교수 등이 다큐멘터리에 출연했다.

‘나는 신이다’ 예고편. 넷플릭스 유튜브 캡처

‘나는 신이다’는 JMS가 시작했을 당시부터 정 총재의 또 다른 성범죄 혐의를 두루 훑은 뒤, 오대양(4화), 아가동산(5·6화), 만민중앙교회(7·8화) 등 여러 사이비 종교 지도자들의 악행을 들춘다. 방송을 연출한 이는 MBC에서 ‘PD수첩’을 만든 조성현 PD. MBC는 1999년 만민중앙교회 신도들로부터 방송국을 습격당해 방송 송출이 중단되는 사태를 겪으면서도 시사고발 프로그램을 통해 계속해서 사이비 종교의 실체를 폭로해왔다. ‘PD수첩’ 출신 김보슬 PD와 김진만 PD도 책임 프로듀서로 ‘나는 신이다’에 참여했다. 조 PD는 방송 공개 이후 JMS 피해자 커뮤니티에 글을 올려 “침묵하면 어떤 것도 바뀌지 않는다. 많은 사람들이 (정 총재에 대한) 소송에 동참하고 있다. 함께 해주시길 바란다”고 호소했다.

방송이 지핀 분노가 정 총재의 준강간 혐의 재판으로 이어질지도 관심사다. 정 총재는 2018년 2월부터 2021년 9월까지 충남 금산군 소재 수련원 등지에서 홍콩 국적 여신도 A씨를 총 17회에 걸쳐 강제로 추행하거나 준강간한 혐의, 2018년 7월부터 5개월 동안 같은 수련원 등에서 호주 국적 여신도 B씨를 5회에 걸쳐 강제 추행한 혐의로 재판받고 있다. 또 다른 여성 신도 3명도 정 총재에게 성범죄를 당했다며 추가로 고소해 현재 경찰이 수사 중이다. 김 교수가 이끄는 엑소더스 등 반(反) JMS 커뮤니티에선 ‘피해자를 보호하고 범죄자를 사회로부터 격리할 수 있도록 목소리를 내달라’는 글이 잇달아 올라오고 있다. 정 총재 측은 “(고소인을) 성추행한 사실이 없다”며 혐의를 부인하는 입장이다.

다만 ‘나는 신이다’가 피해 사실을 재연한 수위를 두고는 온라인에서 갑론을박이 일고 있다. 피해 내용을 지나치게 세세하고 자극적으로 묘사했다는 지적이다. 조 PD는 방송 이후 한경닷컴과의 인터뷰에서 “선정성 논란이 불거진 사실을 알고 있지만, 중요한 건 이 모든 것들이 사실이라는 점”이라며 “저희 역시 (피해자 증언이) 너무 충격적이라 힘들었다. 그런데도 사실을 전해야 했고, 꼭 알아야 하는 내용으로 수위를 낮춘 것”이라고 설명했다. 제작진은 다큐멘터리 도입부에서도 “미성년자를 대상으로 한 장면을 포함해 사실적인 성적 학대 묘사가 있으며 이는 일부 시청자들에게 불쾌감을 줄 수 있다”고 알리며 넷플릭스의 트라우마 지원 센터를 안내했다.

이은호 기자 wild37@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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