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 시선] 전북에도 중진 의원들의 ‘귀환’

초선의원 국회 활약 기대에 못 미쳐
호남서도 전북은 정치적 변방으로 스타 정치인 부재
정동영 전 통일부장관, 김춘진 전 의원 출마 여부 주목

입력 2023-04-23 10:3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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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 시선] 전북에도 중진 의원들의 ‘귀환’

쿠키뉴스 전북본부에서는 데스크칼럼 <편집자 시선>을 신설합니다. 우리 사회에서 일어나는 모든 현상과 현안들에 대해 따끔하게 지적하고 격려할 것은 뜨겁게 격려할 것입니다. 특히 우리 주변의 정치적 이야기에 관심을 갖고 전라북도의 새로운 길을 모색하고자 합니다. 독자 여러분들의 성원과 관심 부탁드리겠습니다. /편집자주


제22대 국회의원 선거가 채 1년도 남지 않았다. 현재 전북지역 국회의원을 정당별로 보면 더불어민주당 8석, 국민의힘 1석, 진보당 1석이나 계속 지역에서 활동하고 있는 국민의힘 정운천 의원(비례)을 감안하면 국민의힘은 2석으로 늘어난다. 

의원들의 선수를 보면 재선이 6명이고 나머지 5명은 초선으로 3선 이상 중진급 의원은 없는 실정이다. 국민의힘 이용호(남원임실순창), 비례대표 정운천 의원, 민주당에서는 김윤덕(전주갑), 김성주(전주병), 한병도(익산을), 안호영(완주무주진안장수) 의원이 재선이고 신영대(군산), 김수흥(익산갑), 윤준병(정읍고창), 이원택(김제부안)의원과 이번에 전주을 재선거를 통해 등원한 진보당 강성희 의원도 초선이다.  

내년 4월 10일 치러질 총선에 출사표를 던진 정치인들은 많다. 현역 지역구 의원들은 물론 비례대표 의원들의 지역구 도전, 새로 국회 입성을 노리는 신인, 한때 이름을 떨친 노장들의 귀환 등 서서히 전북 정가가 술렁이고 있다. 지지부진한 ‘현역 물갈이’와 경륜 있는 정치인의 복귀, 패기 넘친 신인들의 선전 등 어느 논리가 총선을 지배하게 될지 도민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내년 총선에서도 가장 핫한 지역구는 전주을이 될 듯하다. 집권여당인 국민의힘 정운천 의원이 도전을 선언한데다 진보당 강성희 의원, 민주당 비례의원으로 일찍 출마를 공개하고 밭을 갈고 있는 양경숙 의원과 민주당 공천을 기대하는 이덕춘‧최형재 후보 등 이렇다 할 신인 후보는 없지만 현역 의원 3인과 기성 정치인들의 대결이 볼만하다. 지난해 대선 정국에서 맹활약한 이정헌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선대위 대변인의 정치 행보도 주목된다.

또 관심을 끄는 지역구는 전주병과 익산갑, 김제·부안, 정읍·고창 지역구 등이다. 이 곳은 모두 우리나라 정치를 이끌었던 3선 이상의 노장 정치인이 다시 기회를 엿보는 곳으로 전북 정치권에서도 지역 발전에 ‘역할’이 필요하다는 공감대가 있어 귀추가 주목되는 곳이다. 

전주병은 재선의 김성주의원이 있지만 제17대 대통령선거 여당후보였던 ‘거물’ 정동영 전 통일부 장관의 출마 여부가 변수다. 김제·부안은 총선 하한인구에 미달돼 인근 지자체와의 합구가 불가피하나 초선 이원택 의원에 맞서 박준배 전 김제시장과 김종회 전 의원 등이 거론되고 있지만 3선의 김춘진 현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사장이 지역에서 출마를 권유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행보가 관심사다. 

익산갑과 정읍·고창은 21대 선거에서 분투한 중진 의원들이 초선 현역 의원에게 패배를 설욕하는 양상으로 익산갑은 민주당 김수흥 의원이 직전 지역구 국회의원이었던 이춘석 전 민주당 사무총장과 경선 리턴매치를 벌여야 한다. 정읍·고창은 윤준병 의원에 지난 총선에서 민생당으로 출마해 민주당 바람 속에 고배를 마신 3선 경력의 유성엽 전 의원이 도전하는 양상이나 유 전 의원이 민주당에 복당해 상황이 달라졌다.

사실 전북에는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이른바 ‘정치권 거물’이 넘쳐 났다. 너무 많다보니 모두 계보를 이루고 활동하고 있어 일사분란하지 못하다는 지적까지 나오는 실정이었다. 당시 여권 대통령 후보로 출마했던 정동영 전 의원, 국회의장을 지낸 김원기 전 의원, 국회의장과 총리를 지낸 정세균 전 의원, 재정경제부 장관을 지낸 강봉균 전 의원, 농림부 장관과 전북도지사를 지낸 강현욱 전 의원 등 모두 다선이었고 기라성 같은 지도자들 이었다.  

하지만 22대 국회에서는 국회 분과 위원장 한자리도 차지한 의원이 없어 전북 정치권의 인물 ‘부재론’이 나오고 있다. 집권여당인 국민의힘에서는 그나마 이용호 의원이 지난 원내대표 선거에 도전해 선전했지만, 지역 정치권을 장악하고 있는 민주당에서는 원내대표 선거를 치루고 있지만 출사표를 던진 전북 정치인이 아무도 없다. 중앙 정치무대에서 존재감이 떨어지다 보니 전북을 대변하는 제대로 된 목소리를 들을 수가 없고 정치권에서 조차 ‘호남 변방론’이 나온다.   

전북에는 수년 째 해결 못한 현안들이 많다. 전북 제3금융중심지 지정, 남원공공의대 설립, 대광법(대도시권 광역교통 관리에 관한 특별법) 등 더불어민주당이 집권했을 때도 해결하지 못했으니 집권당이 바뀐 지금이야 오직하랴, 전북특별자치도 지정에도 처음에는 강원도 출신 의원 주장에 밀려 좌초위기에 갔다 가까스로 성취했다. 꾸준히 ‘중진 역할론’이 필요하다고 나오는 이유다. 

이제 도민들의 선택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지금의 재선 의원 중에서 다시 도민들의 선택을 받아 당당히 3선 의원이 되어 중앙 정치무대에서 작은 존재감이라도 과시하게 될지, 이른바 ‘노장’들을 다시 정치권으로 불러 들여 그들에게 ‘전북의 자존감’을 세우라고 요청할지, 아니면 아예 ‘새 판’을 짜서 전북의 운명을 맡길지⋅⋅⋅. 어느 선택이 현명한 선택일지는 아무도 모른다. 

3선 이상 중진 국회의원이 없는 한계를 톡톡히 느끼고 있는 전북정치권에 새로운 변화가 필요한 시기이다. 언제인가부터 ‘다선을 터부시 하는 모습’이 내년 총선에서는 바뀔지, 이른바 ‘노장들의 귀환’도 주목해 봐야 할 관전포인트다. 기사모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