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 마음을 잡아라’…인터넷은행 경쟁 ‘활활’

‘청소년 마음을 잡아라’…인터넷은행 경쟁 ‘활활’

카카오뱅크, 미니 가입연령 낮추고 ‘최애적금’으로 1위 굳힌다 
1020 마케팅 후발주자 토스·케이뱅크, 플랫폼 경쟁력 확대 도모

기사승인 2023-04-27 06:00:42
카카오뱅크 제공.

청소년 사로잡기 위해 인터넷은행들이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다. 아이돌 ‘덕질’을 지원하는 상품을 출시하거나, 젊은 청년세대들이 주로 이용하는 온·오프라인 특화 할인을 제공하는 방식 등이 있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인터넷은행들은 잠재 고객들을 확보해 나가겠다는 전략이다.

카카오뱅크, 미니 가입연령 낮추고 ‘최애적금’으로 1위 굳힌다 

26일 금융권에 따르면 인터넷은행들이 경쟁적으로 젊은 세대를 공략하기 위한 상품들을 연이어 출시하고 있다. 이 중 가장 적극적인 인터넷은행은 카카오뱅크다. 최근 카카오뱅크는 기존 청소년 전용 상품 ‘카카오뱅크 미니(mini)’의 가입연령을 낮춘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카카오뱅크 미니는 지난해 말 누적 기준 160만명의 고객을 확보한 청소년 금융 플랫폼의 성공 사례로 꼽힌다.

이에 따라 카카오뱅크는 오는 3분기부터 미니를 만 14~18세 청소년에서 14세 이하 어린이 고객들도 가입할 수 있도록 변경한다. 여기에 카카오뱅크는 최근 ‘선불전자지급수단 이용약관’을 개정했다. 기존 약관에 있던 ‘만 14세 이하 이용자는 카카오뱅크가 제공하는 서비스에 가입할 수 없다’는 조항이 삭제된 것이 핵심이다. 카카오뱅크에서 제공하는 선불전자지급수단은 미니가 유일하다. 

개정 약관에 따르면 만 14세 이하 고객도 법정대리인의 동의가 있으면 미니를 이용할 수 있다. 변경일자는 오는 7월24일로, 미니 가입연령 하향과 맞춰 새롭게 가입한 유소년들도 선불결제 시스템을 이용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김영림 카카오뱅크 SO가 최애적금 출시를 발표하고 있다.   카카오뱅크 제공

여기에 더해 카카오뱅크는 ‘최애적금’을 출시하면서 1020세대 마케팅의 ‘방점’을 찍었다. ‘최애’는 아이돌 팬덤 사이서 자주 쓰이는 용어로 최고 애정(사랑)한다의 줄임말이다. 최애적금은 이름처럼 자신이 좋아하는 스타나 인플루언서, 캐릭터 등이 특정 행동을 할 때 마다 일정 금액을 저축할 수 있도록 한 것이 특징이다.

팬덤 특성을 이용해 카카오뱅크는 최애적금 현황을 다른 사람들과 공유하고, 공유한 템플릿도 다양하게 만든다는 계획이다.

실제로 최애적금의 출시는 1020세대의 큰 관심으로 이어졌다. 출시 당일 최애적금을 주제로 한 트윗은 1200여건을 넘어서며 트위터의 ‘나를 위한 트랜드’ 목록에 오르기도 했다. 국내 금융사의 상품이 트위터의 실시간 트랜드가 된다는 건 극히 드문 일이다.

김영림 서비스 오너는 “빠른 시일 내 엔터사와의 협업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며 “팬덤이 가진 파급력을 일반 사용자 규모에 못지않게 키워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토스의 유스카드.   비바리퍼블리카 제공.

1020 마케팅 후발주자 토스·케이뱅크, 플랫폼 경쟁력 확대 나선다

토스와 케이뱅크도 카카오뱅크 미니의 아성을 깨기 위한 다양한 상품들을 내놓고 있다. 토스뱅크는 청소년을 위한 서비스 출시 계획이 현재까지는 없지만, 모회사 토스는 지난 2021년 12월 유스 서비스와 함께 ‘유스카드’를 출시한 상황이다.

유스카드는 출시 초기부터 가입 연령이 만 7세부터 만 16세로 카카오뱅크 미니보다 한 발 빠른 것이 특징이다. 여기에 △저금통 △우리 학교 시간표·급식표 보기 △학교 대항 체육대회 △방학지원금 이벤트 △머니스터디 카페 등 10대를 위한 일상생활 서비스들을 갖추고 있는 것도 장점으로 꼽힌다.

이같은 특징을 바탕으로 유스카드는 지난 2021년 12월 출시 이후 1년 4개월 만에 누적 발급량 107만장을 돌파했다. 출시 이후 하루 평균 발급량이 2000장이 넘는 셈이다. 토스에서 만 7세부터 만 18세 이하의 사용자를 의미하는 ‘틴즈’ 가입자도 194만명을 돌파했다.

여기에 더해 토스는 청소년이 직접 주식 투자를 경험할 수 있는 ‘토스 모의투자’ 제품을 새롭게 출시하면서 차별화에 나섰다. 만 7세부터 만 18세까지의 틴즈 사용자에게 가상의 1000달러를 지급하며, 사용자는 실시간 시세 정보를 활용해 국내외 주식 투자를 경험해 볼 수 있다.

토스 관계자는 “출시 후 일 년이 지난 지금까지 꾸준히 발급량이 늘고 있다”며 “디지털 문화에 익숙한 알파세대들을 잡기 위해 인터넷은행 업권간 경쟁이 치열한 편”이라고 설명했다.

케이뱅크도 청소년 전용 상품을 출시했다. 케이뱅크 ‘하이틴’은 만 14세 이상 만 18세 미만의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선불전자지급수단이다. 휴대폰 본인 인증만 되면 중고등학생도 쉽게 개설할 수 있다. 

케이뱅크의 통장을 개설할 필요도 없고 부모의 동의도 의무적으로 받지 않는다. 고객층이 10대인 점을 고려해 편의점, 10대 인기 패션 커머스 플랫폼인 에이블리·지그재그·무신사, 네이버웹툰 등에서 결제 시 캐시백 혜택을 제공해준다.

여기에 더해 케이뱅크는 매달 꾸준히 청소년들이 자주 이용하는 편의점과의 제휴를 통해 삼각김밥이나 컵라면 등의 물품 가격을 50% 할인하는 이벤트를 이어가는 중이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청소년들은 서비스 이용 금액이 성인 고객에 비해 크지 않지만, 미래의 충성 고객이 될 소비자를 선점할 수 있다는 특징이 있다”며 “인터넷은행들이 장기적인 관점에서 충성고객 확보를 위해 길게 보고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동운 기자 chobits3095@kukinews.com
김동운 기자
chobits3095@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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