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바른 국어사용, 공공언어 개선에 서울시 앞장

올바른 국어사용, 공공언어 개선에 서울시 앞장

서울시 ‘2022년 국어책임관 업무평가, 최우수기관’선정
‘국어바르게쓰기위원회’의 행정용어 순화어 심의 및 외국어 남용 사례점검
“우리말과 글의 가치 보전...올바른 국어사용 환경 조성”

기사승인 2023-05-28 15:27:18

K문화에 대한 대한 열풍이 계속되고 있다. K팝, K드라마에 이어 K예능까지 우수한 성적을 거두고 있다. 우리 문화에 대한 관심이 뜨거운 지금, 우리말과 글을 전세계에 알리기 더없이 좋은 기회이다. 하지만 일상생활에서 어려운 외국어 단어․표현들이 무분별하게 사용되고 있으며, 심지어 정부부처와 지방자치단체, 공공기관이 쓰는 정책사업, 보도자료, 홍보물에도 외국어 표현이 많이 사용되어 우리말 사용문화 확산을 저해하는 요인이 되고 있다. 

올바른 국어사용 환경을 만들고 무분별한 외국어 사용을 줄이기 위해서는 관련 부처인 문화체육관광부뿐만 아니라 지방자치단체가 함께 노력해야 한다. 이런 노력에 서울시가 앞장서고 있다.


서울시 ‘2022년 국어책임관 업무평가’ 최우수 기관으로 선정 

국어기본법에 따르면 모든 공공기관은 국어책임관을 두어야 하며, 국어책임관은 해당 기관의 공문서, 보도자료, 홍보물 등에 알기 쉽고 올바른 국어가 사용되도록 노력하고 소속 직원의 국어능력 향상을 위한 시책을 만든다.

문화체육관광부는 매년 중앙부처․지방자치단체․공공기관의 국어책임관이 시행한 업무실적과 우수사례를 평가하여 우수기관을 표창하고 있다. ‘2022년 국어책임관 업무평가 최우수기관(광역지자체 부문)’으로 서울시가 선정됐다. 지난 4월20일 대구에서 개최되는 ‘제12회 국어책임관․국어문화원 공동연수회’에서 문화체육부장관 표창을 받았다.

서울시는 2014년 7월 ‘서울특별시 국어사용 조례’를 제정하고, 2015년부터 5년 단위의 국어발전기본계획을 수립하였고, 현재는 2021~2025년 ‘제2기 서울특별시 국어발전 기본계획’에 따라 △공공언어 개선을 통한 소통 활성화 △외국어 남용사례 점검 △국어사용 환경 개선을 위한 사업을 꾸준히 시행하고 있다. 이러한 서울시의 다양한 노력이 성과로 이어지고 있다.


올바른 국어 사용 문화 조성

서울시는 민간 국어전문가가 참여하는 ‘서울시 국어바르게쓰기위원회’를 통해 페이지뷰→방문자 수, 보모→유아돌보미 또는 육아지원사 등 어려운 한자어나 외래어, 차별적 언어 등 558개의 행정용어를 시민이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순화했다. 

국어바르게쓰기위원회는 서울특별시 국어사용 조례에 근거하여 학계, 언론, 연구기관 등  국어 전문가 10명으로(외부 전문가 9, 내부 당연직 1) 구성, 운영되고 있다. 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선정된 순화어 중 ‘비대면(←언택트)’, ‘누리소통망,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은 이미 널리 사용되고 있으며, ’유아차(←유모차)‘와 같은 양성평등대체어 또한 서울엄마아빠택시 홍보물 등에서 실제로 활용되고 있다.

또한 시는 전문 감수기관을 통해 보도자료와 홍보물의 어문규범 오류, 외국어 사용 여부 등 공공언어 사용실태를 매월 정기적으로 점검하고 있다. 홍보물 사전감수를 통해 교체한 표현으로는 그린네트워크→생태보존구역/녹지연결망/초록띠, 로컬푸드→지역 먹을거리/향토 먹을거리, 버스킹→거리공연, 라이브커머스데이→실시간 판매방송의 날, 익일→다음날 등이 있다. 잘못 쓰인 띄어쓰기나 문장부호 표기도 바로 잡았다.

직장 내 국어 바르게 쓰기 문화가 정착되기 위해서는 직원들의 인식 개선 또한 필수적이다. 서울시는 직원들의 공공언어 사용 역량을 증진하기 위해 매년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공무원 신규 임용자 및 재직자 대상 공공언어 교육과정을 운영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총 4508명이 해당 과정을 이수했다. ‘찾아가는 공공언어 교육’을 통해 산하 투자출연기관 직원 교육도 실시한다. ‘찾아가는 공공언어 교육’은 교육을 듣기 쉽지 않은 투자출연기관, 사업소 등에 전문 강사가 직접 방문해 올바른 공문서 작성법, 서울시 선정 행정순화어 등을 소개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실제 업무와의 연관성이 높은 만큼 매년 15여개 기관이 신정해 교육을 듣고 있다. 


국어 관련 외부 전문기관 통해 정책사업명 실태조사 실시

정책사업명 실태조사는 서울시의 정책사업명이 시민 입장에서 쉽게 쓰였는지, 무분별한 외국어 사용으로 이해하기 어렵지 않은지 등을 중점적으로 살펴보며, 국어 전문가로 구성된 외부 연구기관을 통해 실시한다.
 
조사대상은 시 본청 및 직속기관, 사업소, 투자출연기관 등의 정책사업명 및 행사명이다. 시민이 자주 접하는 누리집, 안내문 등 시정 홍보자료를 중점적으로 순화가 필요한 표현을 발굴할 예정이다. 

서울시는 2022년부터 정책사업명 실태조사를 매년 정례화하고, 실태조사에서 발굴한 순화 대상 표현을 ‘국어바르게쓰기위원회’에 상정해 시민 눈높이에 맞는 대안을 찾고 심의하고 있다.

이러한 서울시의 노력에 대해 긍정적인 반응이 이어지고 있다. 한 서울시민은 “광하문 책마당, 청년몽땅정보통과 같은 주요사업부터 잠수교 뚜벅뚜벅 축제, 한강 달빛 야시장 등 즐길 수 있는 행사까지 우리말로 이뤄진 명칭이 많아졌다”며 “우리나라 수도인 서울에서 우리말 위주의 이름을 지어 널이 알리는 것은 매우 환영할 일”이라고 말했다.


국어 사용 소외 계층을 위한 다각도 지원

시는 시민들의 원활한 소통을 돕기 위해 다양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결혼이민자 및 다문화가족 자녀의 소통 불편 문제를 해결하고자 여성가족부 및 자치구와 협업해 언어발달, 한국어 역량 강화를 지원한다. 지난해 12만285명이 지원받았다.

결혼이민자 및 다문화가족 자년 대상 교육은 25개 자치구의 가족지원센터에서 진행되며, 한국어능력시험(TOPIK) 교육을 포함한 실생활에 유용한 과정으로 구성해 많은 호응을 얻고 있다.

또한 단계별 수어교육, 공인 수화 통역사 자격증 교육을 담당하는 서울수어전문교육원을 운영해 청각 장애인이 소통하면서 겪는 불폄함을 최소화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우리말과 글의 가치를 보전하기 위한 다양한 시도로 국어사용 환경 조성

우리말의 가치를 지키고 전파하기 위해서는 시민들의 지속적인 관심이 필요하다. 시는 시민들에게 국어 및 한글에 대해 알리고자 광화문광장에서 ‘세종이야기’ 전시관을 운영한다. 이곳에서는 세종대왕과 한글을 주제로 상설 전시 및 체험프로그램이 진행된다. 외국인 관광객이 방문할 경우 한글로 이름을 써보는 붓글씨 체험도 가능하다.

세종이야기 방문객들은 “여러 가지 다양한 체험을 할 수 있는 곳이다” “아이와 함께 방문해 세종대왕과 한글에 대해 즐겁게 공부할 수 있었다”며 참여 후기를 남기기도 했다.

또한 문화관광해설사와 함께하는 도보해설관광코스 중 ‘광화문광장’ 코스를 운영하고 있다. 이를 선택하면 한글학회 및 주시경 선생의 업적 등 한글 관련 해설을 들을 수 있다.

한글날 즈음에는 시민이 참여할 수 있는 다양한 행사를 추진하여 우리말에 대한 시민의 관심을 환기하기도 한다. 지난해에는 ‘책 읽는 서울광장’과 연계하여 우리말 백일장 ‘한글 나들이’를 개최하고, 우수작 10편을 서울도서관 외벽에 전시하기도 했다.

대상을 수상한 ‘위로와 희망의 도시, 서울’은 북새바람, 자늑자늑, 또바기 등 순우리말을 사용해 서울로부터 받은 위로와 희망을 아름답게 그려냈다.

서울시 관계자는 “서울시가 일부 정책사업명에 불필요한 외국어를 사용해 언론의 지적을 받았던 것도 사실이지만 지속적으로 보도자료에 대한 자체점검과 사전감수를 진행해 왔고, 우리말과 글에 대한 시민들의 관심을 높이기 위한 다양한 시도를 한 결과 2022년도 국어책임관 업무평가 우수기관으로 선정됐다”면서 “앞으로도 우리의 자랑스러운 문화유산인 한글의 가치를 높이고 국어사용 환경을 개선하기 위해 노력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김태구 기자 ktae9@kukinews.com
김태구 기자
ktae9@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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