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7회 교육감배 전남학교스포츠클럽대회가 원칙 없는 판정으로 얼룩진 가운데 전남체육회의 무능한 관리 능력이 도마에 올랐다.

대회 첫날인 14일 장흥군 용산중학교 체육관에서 열린 남자 초등부 배구 진도와 해남군 대표팀의 첫 경기에서 해남군 대표팀이 세트스코어 2대 0 완승을 거뒀지만, ‘부정 선수가 참가했다’는 이유로 ‘몰수패’가 선언됐다.

남자부 경기에 여학생 1명이 참가한 것이 문제가 됐다. 그러나 해남팀 인솔교사는 ‘부정선수’가 아니며, 설사 부정선수라 하더라도 ‘몰수패’는 2중 처벌이라고 주장하고 전남배구협회 측 경기감독관의 올바른 결정을 요구했다.

대회 1달여 전 제출한 선수명단에 성별을 ‘여’로 표기했지만 주최측이 문제삼지 않았으며, 대회 당일에도 현장에 나와 있던 경기감독관과 주심 및 선심 등 심판진까지 누구도 문제 삼지 않고 경기를 시작했기 때문에 ‘미등록 선수’나 ‘부정선수’가 아니라는 것이다.

전남교육청 대회운영 계획 참가 자격에는 “2023년 학교스포츠클럽 등록(NEIS)을 마친 자로서 시‧군 학교스포츠클럽대회에서 선발된 단일학교팀”으로 규정하고 있다. 해당 여학생 역시 등록을 마친데다 지역 예선대회에 계속 참가해 선발된 선수이기 때문이다.

뿐만아니라 해남군 대표팀이 6대 3으로 앞서던 1세트 경기 중 상대팀의 문제 제기에 따라 경기감독관이 여학생 선수를 남자 후보선수와 교체토록 하고, 여학생 선수가 경기하는 동안 얻은 6점을 몰수해 0대 3으로 경기를 속행시키는 페널티를 부여했기 때문에 경기 종료 후 같은 이유로 ‘경기 몰수’는 부당하다는 것이다.

먼저 내린 자신들의 결정을 또다시 뒤집는 2중처벌 외에도 전남배구협회는 대한배구협회 경기규칙을 위반했다.

대한배구협회 ‘경기규칙서’상 전남배구협회의 판단대로 해남팀 여학생 선수가 ‘경기규칙 위반 선수’라면 진도팀이 3점이 아닌 4점에서 경기를 속행해야 맞는 것이다.

전남배구협회가 대회 규정조차 숙지하지 못한 무능한 경기 운영이라는 비판을 면치 못하는 이유 중 하나다. 

대한배구협회는 “규칙을 잘 사용하여 관련된 모든 이들로 하여금 대회를 만족스러운 경험으로 만드는 존재”를 훌륭한 심판으로 규정하고 있음에도, 전남배구협회는 대회 규정조차 숙지하지 못한 무능한 경기 운영을 통해 ‘만족스러운 경험’이 아닌 불신과 불공정 무책임, 좌절감을 가르친데 대한 책임있는 조치가 필요했지만 철저하게 외면했다.

뿐만 아니라 대회 후원기관으로 이름을 올린 전남도체육회 역시 상급단체로서 대회 현장에 다수의 관리 및 지원인력을 파견하고도, 현장에서 벌어진 소속 경기단체의 무능으로 빚어진 논란에 대해 책임 있는 대응을 하지 않으면서 ‘그밥에 그나물’이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대회 주최 측인 전남교육청은 18일, 해남교육지원청 관계자 등과 함께 해남군 대표팀 학교를 방문, 행정적 착오와 미숙한 업무 처리로 인해 경기를 지속할 수 없게 된 점에 대해 사과하고, 배구 발전에 대한 적극적인 지원을 약속했다.

무안=신영삼 기자 news032@kukinews.com 기사모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