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高연봉’ 증권사, 하반기 채용…‘디지털·STO’ 위한 발걸음

‘高연봉’ 증권사, 하반기 채용…‘디지털·STO’ 위한 발걸음

한투·한화·삼성증권 등 증권사 신입공채 돌입
경력직 상시채용 유지 증권사도 많아…디지털·개발자·실무 위주
토큰증권 위한 발판 마련 목적, 업무협약도 몰두
늘어난 MTS·HTS 서비스 오류 문제는 숙제

기사승인 2023-09-20 06:00:05
서울 여의도 증권가 전경.   연합뉴스

날이 갈수록 입사 문턱이 높아지는 가운데 국내 주요 증권사들이 하반기 공개 채용을 시작했다. 이번 공채에서 눈여겨 볼 것은 디지털과 신사업 부문의 채용 비중이 커졌다. 이는 증권사 신규 먹거리로 떠오른 토큰증권(STO) 사업 경쟁력 제고를 위함과 동일선상으로 해석된다. 

20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최근 국내 증권사들이 하반기 신입사원 공개 채용 과정을 진행하고 있다. 한국투자증권은 오는 10월4일까지 온라인 입사 지원을 받는다. 한화투자증권은 지난 8일 입사지원을 마감했고, 삼성증권은 삼성전자와 삼성디스플레이를 포함한 삼성 관계사 20곳과 함께 18일까지 지원서 접수를 받았다. 

공채 외에도 상시 모집을 통해 인력을 충원하는 증권사도 다수 존재한다. 하나·유안타·유진·BNK투자증권 등 증권사들은 상시 경력 모집을 진행하고 있다. 국내 핀테크 증권사인 토스증권과 카카오페이증권도 이에 해당한다.

신입 공채를 진행하는 증권사 중 돋보이는 곳은 한국투자증권이다. 한국투자증권이 모집하는 채용 부문은 △프라이빗 뱅커(PB·Private Banker) △금융영업마케팅(홀세일·법인영업·퇴직연금) △본사영업(IB·PF·국제) △운용(파셍운용·세일즈, 크레딧·대체투자, FICC운용·FX세일즈) △리서치 △본사관리 △디지털(프론트 엔드·백엔드·데이터·정보보호) △플랫폼 등이다. 본사관리 부문의 경우 일정 기간 지점영업 근무 후 직무에 배치될 수 있다.

한국투자증권은 이번 신입사원 일반 공채에서 정일문 한국투자증권 대표이사와 그룹인 김남구 한국금융지주 회장이 채용설명회에 참여한 점이 주목됐다. 특히 설명회 참석자 전원에게 이번 공채 지원 시 서류전형 가산점 혜택도 부여했다. 정 대표는 지난 12일 연세대학교에 이어 오는 21일 한양대학교 HIT관 6층 대회의실에서 설명회 강연자로 나선다. 김 회장의 경우 14일 고려대학교, 18일 서울대학교에서 강연을 진행했다.

정 사장은 설명회에서 한국투자증권에 대해 “디지털 부문에 대해서는 덩치가 비슷한 증권사 중 퍼센트 기준으로 인원이 가장 많은 곳”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디지털이라는 수단을 활용해 고객의 니즈와 데이터를 정확하게 분석해서 훨씬 더 나은 컨설팅을 할 수 있게 준비하는 것”이라며 스페셜리스트를 지향하는 회사라고 언급했다.

상시 경력직 채용을 진행하는 증권사들은 최근 심화되는 디지털 경쟁에 따라 관련 부문 인력 확충에 나서는 모습을 볼 수 있다. BNK투자증권은 최근 채용에서 IT개발·운영 담당과 디지털 기획부문, 내부통제업무 경력직원 채용을 진행했다. 하나증권은 디지털플랫폼실(MTS채널기획자) 경력직 지원서를 접수 중이고, 각 부문 전문직 경력은 지난달 20일 지원 마감 후 서류심사를 하고 있다. 토스증권과 카카오페이증권은 각각 IT부문, 증권영업담당자 및 사이트 신뢰성 센지니어링 개발자 채용에 나섰다.

이처럼 증권사들의 채용에서 디지털 부문이 빠지지 않는 것은 트렌드에 걸맞는 수요 증가와 함께 미래 먹거리로 부각되는 토큰증권(STO) 시장 선점을 위한 발판 마련으로 해석된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최근 신입 공개 채용은 전반적인 인재상이나 회사의 가치관 등을 반영해 장기를 보고 단기 투자를 하는 형식으로 교육을 진행한다는 마인드가 강하다”며 “토큰증권 시장을 비롯한 특정 사업 분야는 아무래도 유관된 경험이 많은 인재를 뽑는 것이 정확하기 때문에 경력직 채용으로 이를 충당하고 있다”고 밝혔다.

증권사들은 토큰증권을 위한 디지털 부문 인재 충원 외에 기업간 업무협약(MOU)도 집중하고 있다. 일례로 하나증권은 프린트베이커리, 아이티센, 다날엔터테인먼트 등 주요 업체들과 업무협약을 맺고 예술품, 금·은, 모바일컨텐츠 등 다양한 기초자산으로 조각투자 플랫폼과 증권형 토큰 비즈니스를 협업하는 중이다. 지난 18일에는 웹툰 조각투자를 위한 마중물로 IP수익권 디지털거래 플랫폼 개발·운영사 웹툰올과 토큰증권 사업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이외에도 미래에셋증권은 수집품 조각투자 플랫폼 트레져러와 업무협약을 체결하면서 토큰증권 생태계 조성과 상품 및 서비스 개발을 위해 협력한다. 트레져러는 명품 시계, 파인 와인, 레어 위스키 등 고가의 수짐품을 1000원 단위부터 분할 투자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수입품 조각투자 플랫폼이다. 

NH투자증권의 경우 증권선물위원회의 한우, 미술품 조각투자사업자의 사업 재편 승인과 금융감독원의 투자계약 증권신고서 공시 심사체계 개편에 따른 발 빠른 조치로 토큰증권 기반 조각투자 사업자 지원을 위한 ‘투자계약증권 All-in-One 서비스’를 출시했다.
 
다만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과 홈트레이딩시스템(HTS)서비스 오류가 계속 늘어나는 만큼, 이를 해결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대두된다.

김한규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금융감독원에 제출한 국내 증권사 28곳의 MTS·HTS 장애 건수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7월까지 전산 오류 사고는 총 55건 발생한 것으로 확인됐다. 아직 하반기 기간이 남았음에도 지난해 기록한 68건에 근접한 수준이다. 업계 관계자는 “토큰증권 사업이 다가오는 만큼 시스템 오류 해결을 위한 투자와 인력 확충에도 나서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창희 기자 window@kukinews.com
이창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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