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찜질방과 대학 기숙사 등 실내에서 빈대가 출몰하는 가운데, 빈대의 전국 확산을 대비할 수 있는 대책이 필요하다는 전문가 제언이 나왔다.
27일 행정당국에 따르면 지난 16일 인천 서구의 한 사우나에서 빈대가 출몰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 대구의 한 사립대 기숙사에서도 빈대가 발견됐다는 보도가 잇따르면서 국내에서 40년여 만에 빈대가 급증할 것이라는 예측이 나왔다.
양영철 을지대학교 보건환경안전학과 교수는 “우리나라의 빈대는 모두 해외에서 유입된 개체로 빈대가 출몰한 장소는 모두 외국인이 머무른 곳이다. 이 장소를 이용한 사람의 여행용 가방 등 물품을 통해 집안으로 유입되면 언제든 전국적으로 확산될 수 있다”고 전했다.
양 교수는 “빈대는 야외 서식성 곤충이 아닌 실내 서식성 곤충으로 따뜻한 실내환경에서 왕성하게 서식한다”며 “요즘 날씨가 추워져 가정마다 대부분 난방을 시작해 20도 이상의 실내온도가 유지되다 보니 빈대가 서식하기 좋은 환경이 만들어졌다. 빈대는 침대와 쇼파 등에 살며 10도 이하로 온도가 낮아지더라도 성장과 부화에 어려움만 있을 뿐 쉽게 사라지지 않으며, 흡혈하지 않고도 70~150일 생존한다”고 설명했다.
그에 따르면 빈대는 어느 정도 개체군이 형성되면 침대 주변에서 서식하고 있다가 이른 새벽녘에 사람의 피를 빨아먹고 다시 서식처로 숨어든다.
양 교수는 “이미 살충제에 대한 저항성을 가졌기 때문에 가정용 살충제로는 죽지 않는다. 침대보, 옷 등 빈대의 서식이 확인된 세탁물은 70도 이상의 뜨거운 물로 세탁하거나 건조기의 뜨거운 열풍을 두 시간 이상 쬐어주면 박멸이 가능하다”고 조언했다.
빈대에 물리면 주로 가려움 증상이 나타나며 흡혈량이 많을 경우 빈혈과 고열을 동반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재은 노원을지대학교병원 피부과 교수는 “빈대 물림은 보통 옷이나 이불로 감싸지 않은 노출 부위인 팔다리, 발, 얼굴, 목 등에 떼지어서 또는 선상의 다발성 병변으로 나타난다”며 “빈대는 피부에 달라붙어 많은 양을 흡혈하기 때문에 심한 경우 빈혈과 고열을 유발할 수 있고, 극심한 가려움으로 과하게 긁으면 염증이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가려움증 완화를 위해 항히스타민제를 복용하거나 스테로이드 연고를 바르고 온찜질을 하는 것이 좋다. 염증이 생긴 경우 항생제를 복용해야 한다”고 했다.
한편, 질병관리청은 빈대 출몰과 관련해 누리집에 주의사항을 안내하고 있다. 질병청 관계자는 “빈대는 질병을 전파하는 매개체가 아니라서 역학조사를 하지 않는다. 다만 누리집에 빈대의 특성과 방제 방법을 게시했다. 빈대 물림 예방을 위해 침구에 퍼메트린 성분이 함유된 가정용 살충제를 뿌리고 모두 마른 뒤 환기할 것을 권한다”고 밝혔다.
박선혜 기자 betough@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