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폭로’ 김정호, 욕설논란에 “책임지지만 시정은 못해”

기사승인 2023-11-28 22:3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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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 폭로’ 김정호, 욕설논란에 “책임지지만 시정은 못해”
지난 23일 서울 강남구 모처에서 김범수 카카오 경영쇄신위원장과 김소영 준법과신뢰위원회 위원장 및 1기 위원들이 기념 촬영하고 있다. 왼쪽부터 김용진 위원, 이영주 위원, 김범수 경영쇄신위원장, 김소영 준법과신뢰위원장, 안수현 위원, 이지운 위원, 김정호 위원. 사진=연합뉴스

김정호 카카오 CA협의체 경영지원 총괄이 28일 자신의 SNS 계정을 통해 카카오 내부 사정에 대한 공개 폭로전을 이어가고 있다.

김정호 총괄은 "제가 내년 1월에 시작될 제주도 프로젝트에 금년 12월에 완공되는 카카오 AI캠퍼스 건축팀 28명을 투입하자고 제안했다"며 "그런데 갑자기 뜬금없이 그 팀은 제주도에서 싫어할 거고 이미 정해진 업체가 있다고 한 명의 임원이 주장한다. 업체를 어떻게 정했냐니까 그냥 원래 정해져있었다고 한다. 결재나 합의를 받았냐니까 그건 없고 그냥 원래 정해져있었다고 앵무새처럼 이야기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김 총괄은 "거의 10분 정도 언쟁이 계속되었고 아무말도 안 하고 있는 다른 임원들을 보다가 분노가 폭발했다. 어떻게 700~800억이나 되는 공사업체를 그냥 담당 임원이 결재·합의도 없이 저렇게 주장하는데 모두들 가만히 있는가, 그동안 문제라고 생각했던 다른 사례 2가지를 모두에게 이야기하며 이런 개XX같은 문화가 어디 있나"라고 털어놨다.

또 그는 이어 그는 "조금 후 제가 너무 화를 내서 미안하다고 사과하고 특히 개XX이라는 용어를 쓴 것에 사과한다고 3번 정도 이야기를 했다. 특정인에게 이야기한 것도 아니었고 반복적으로 지속적으로 이야기한 것도 아니었고 업무 관행의 문제점을 지적하다가 나온 한 번의 실수였다"면서 "그에 따르는 책임은 온전히 제가 지겠다. 이걸 직장 내 괴롭힘이라고 판정하면 그걸 따라야 한다. 그러면 부정 행위자에게 시정명령을 내릴 수도 없고 인사 조치를 할 수도 없다"고 적었다.

앞서 카카오 CA협의체의 김정호 경영지원총괄은 회의 도중 직원들 앞에서 고성으로 욕설을 한 사실이 전해져 구설에 올랐다.

지난 22일 오후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카카오판교아지트에서 회의 도중 10여분간 소리를 지르며 보고하던 직원들을 모욕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과정에서 카카오 측근에 편중된 보상, 특정부서 임원과 직원들간 복지격차, 데이터센터 건립업체 선정과정의 불투명성 등 내부 문제까지 들춰내며 또다른 파문이 일고 있다.

카카오 측은 "특정 사안을 놓고 한 차례 부적절한 용어를 사용한 사실이 있다"며 "구체적인 경위와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있다"고 전했다.

네이버의 공동 창업자인 김 총괄은 2012년 발달장애인의 창업과 고용을 돕는 사회적기업 '베어베터'를 창립한 인물이다. 올해는 김범수 카카오 창업자가 세운 재단법인 브라이언임팩트의 이사장을, 지난 9월부터는 카카오 CA협의체에서 경영지원총괄을 맡았다.

김 총괄은 “4달 전 카카오 김범수 창업자와 저녁을 하며 카카오 전체에 대해 인사와 감사 측면에서 한번 제대로 조사를 하고 잘못된 부분은 과감하게 고쳐주었으면 좋겠다는 어려운 부탁을 받았다”며 “이런 내부 문제를 해결하다 보면 기존 기득권의 엄청난 저항에 부딪칠 것이고 음해와 투서, 트집 잡기 등이 이어질 것이고 그동안 착하게 살며 잘 만들어놓은 브랜드 이미지만 나빠질 것을 예상했지만 트집 잡기의 문제가 될 수 있는 보상을 전혀 받지 않는다는 조건으로 수락하게 됐다”고 밝혔다.

정순영 기자 binia96@kukinews.com 기사모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