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반저질환 '종합적으로 진단해야 하는 질환'

입력 2023-12-08 11:1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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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반저질환 '종합적으로 진단해야 하는 질환'
대장항문외과 전문의 김경래 원장. 웰니스병원


어느 날 걱정스러운 얼굴로 진료를 보러온 50대 여성이 진료실에 들어왔다.

오래 전부터 변비가 있었고, 볼일을 보면 무언가 걸린 것 같은 기분 나쁜 느낌이 들었다고 호소했다.

변을 봐도 시원하지 않고 이 병원, 저 병원 다 가보다가 답답해서 대장항문병원에 암인가 싶어서 찾아왔다고 했다.

진단 결과 직장탈출증과 직장류로 진단이 되었다.

복강경 수술을 받고 한달 후 지긋지긋 했던 변비 증상에서 해방되고,직장이 질 쪽으로 빠져나오는 증상도 없어졌다.
 
골반저질환은 중년 여성 이후 여성에게서 골반 바닥 근육의 약화로 생기는 여러 증상을 말한다.

골반은 뼈가 울타리를 이루고 그 바닥이 되는 부분은 여러 근육과 인대로 이루어져 있다.

골반 바닥을 이루는 근육과 인대들이 복부의 장기를 모두 받혀주느라 항상 압력을 받는다.

그런데 여성들의 경우 임신 기간 동안 아기와 양수 무게 까지 지탱을 하다 보니 근육이 늘어나게 되는데 이렇게 약해진 근육이 관리가 안되고 노화와 함께 점차 약해져 쳐져 내려 오면서 생기는 것이 골반저질환이다.

이 근육이 약해지면 원래 있어야 할 장기인 방광, 자궁, 직장들이 아래쪽으로 약간 내려 앉게 된다.

이로 인해 여러가지 증상이 발생하게 되는데 이것을 통칭해서 흔히 밑이 빠지는 병, 골반저질환이라고 한다.

직장류와 직장탈출증은 골반저질환으로 인해 발생하는 대표적인 질환이다.

직장류는 직장과 질 사이의 벽이 약해져 대변을 볼 때 직장벽이 질 쪽으로 불룩하게 늘어지는 증상을 말한다.

직장벽이 풍선처럼 늘어난 주머니처럼 되는 것으로 흔히 변비와 증상이 비슷해서 처음에는 변비로 오해하기 쉬운 질환이다.

직장탈출증은 항문을 통해 직장이 빠져나온 상태로 점막만 탈출된 부분탈출증과 근육층을 포함한 직장 전층이 밀려 내려온 완전탈출증이 있다.

초기에는 배변 때 항문이 빠지는 느낌, 불완전한 배변감, 통증, 직장 내 이물질감, 점액 분비, 폐쇄성 변비(변의는 있으나 막혀서 배출이 안되는 형태) 등이 나타난다. 심해지면 항문이 빠져나와 들어가지 않게 된다.

치료법은 수술이다. 요즘 수술은 대부분 복강경으로 이뤄진다. 한 번의 복강경수술로 빠져내려가는 직장을 들어올려 고정하고, 질벽이나 자궁, 그리고 방광의 후벽도 처져 내려가지 못하도록 고정해주는 수술인 ‘복강경 전방 인공막 직장고정술’을 통해 동반된 후질벽 탈출과 직장류, 그리고 자궁탈출증까지 동시에 해결할 수 있다.

골반저질환은 종합적으로 진단해야 하는 질환이기 때문에 직장, 방광, 자궁을 종합적으로 진단해서 당장 위험신호가 없더라도 복합적으로 치료해야 한다. 

앞써 사례를 든 여성처럼 직장류와 직장탈출증 같은 증상이 생기면 무슨 병원에 갈지 몰라서 이 곳 저 곳 헤매다가 병을 키우는 경우가 많이 있다.

당황하고 심리적으로 위축되어서 주변 사람들에게도 말하기가 꺼려진다. 증상이 있다면 숨기지 말고 가족에게 알리고 골반저질환 클리닉이 있는 대장항문병원에서 적절한 치료를 받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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