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억 탄약’ 추가 확보 두나무, 신사업 진출 탄력받나

‘2000억 탄약’ 추가 확보 두나무, 신사업 진출 탄력받나

이익잉여금 전환 안건 승인…3조원 ‘실탄’ 보유
송치형 의장 사법리스크 해소·이석우 대표 3연임…수익 다각화 숙제 풀 기회

기사승인 2023-12-14 06:00:13
지난 5일 연임에 성공한 이석우 두나무 대표.   두나무 제공

가상자산거래소 업비트를 운영하고 있는 두나무에서 자본준비금을 감액해 이익잉여금을 늘렸다. 이석우 대표가 연임에 성공하면서 ‘3기’ 체제가 출범하게 된 만큼 신사업 강화를 위한 포석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14일 금융권에 따르면 두나무는 지난 5일 임시주주총회를 열고 자본준비금 중 주식발행초과금에서 2000억원을 감액해 이익잉여금으로 전환하는 안건을 승인했다. 두나무가 준비금을 감액한 것은 이번이 처음 있는 일이다.

이날 임시주총에서는 이석우 두나무 대표의 연임건까지 포함해 두 건이 안건으로 상정됐다. 이번 안건을 통해 두나무는 이석우 대표의 ‘3기 체제’의 시작을 알림과 함께 2000억원이라는 ‘실탄’을 추가로 확보하게 된 것이다.

3분기말 연결 기준 두나무의 이익잉여금은 2조7473억원으로, 주식발행초과금 2000억원을 전환한 것을 합산하면 올해 말 총 이익잉여금은 3조원에 달할 전망이다.

두나무에선 이번 이익잉여금 전환에 대해 주주 배당을 위한 차원에서 진행됐다는 설명이다. 두나무 관계자는 “준비금을 전환한 것은 주주들의 배당 이익을 어떻게 하면 더 좋을지 방법을 고민하다가 나온 솔루션 중에 하나”라고 설명했다.

다만 금융권에서는 이익잉여금 확보가 단순히 배당을 위한 목적만은 아닐 것이라는 시각이 많다. 두나무는 매년 실적에 비례해 배당을 실시하는데, 올해의 경우 실적이 큰 폭으로 감소해 배당을 늘리기 위해 이익잉여금으로 전환했다는 것은 어폐가 있지 않냐는 것이다.

이같은 이유로 두나무가 내년 신사업 진출을 위한 포석을 준비하는 것이 아니냐는게 금융권의 시각이다. 올해 송치형 두나무 이사회 의장이 업비트 자전거래 혐의 관련 대법원에서 무혐의 판결을 받으면서 사법리스크에서 완전히 해소됐고, 이석우 대표가 3연임에 성공하면서 ‘매출 구조 다각화’라는 숙제를 풀 수 있는 최적의 조건이 완성된 상황이다.

상반기 기준 두나무의 매출에서 업비트의 가상자산 거래 수수료는 약 98%를 차지하고 있다. 이에 따라 가상자산 시장에 따라 두나무의 실적도 크게 요동치고 있는 상황이다. 또한 지난해부터 지속된 시장 위축으로 두나무의 실적은 크게 악화했다.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두나무의 지난 2분기 매출은 1866억3119만원, 반기 누적 4915억2522만원이다. 1분기에는 3048억9403만원을 벌었는데 3개월 사이 매출이 38.7% 감소했다.

그간 두나무가 꾸준히 노력을 거듭했던 분야는 ‘NFT(대체 불가능 토큰)’과 메타버스 사업이다. 2021년 NFT 거래 플랫폼 ‘업비트 NFT’를 출시한데 이어 하이브와 합작으로 블록체인 플랫폼 회사 ‘레벨스’, 메타버스 플랫폼 ‘세컨블록’ 등을 운영하고 있다. 하지만 NFT 시장 상황이 큰 성장을 이뤄내지 못하고 있다 보니 실적은 신통치 않은 상황이다.

금융권에선 두나무가 눈독을 들이는 분야가 STO일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지난 2월부터 업계에선 두나무가 STO 등 증권 사업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으며, 관련 사업을 위한 지분 투자 및 인수 등을 고려하고 있다는 이야기가 현재까지 꾸준히 나돌고 있다.

STO는 분산원장 기술을 활용한 디지털화된 증권으로 자본시장법의 규율 대상은 ‘증권’이기 때문에 가상자산 사업자는 관련 사업에 참여할 수 없다. 따라서 두나무가 STO사업에 진출하기 위해선 증권사와의 협업, 혹은 인수가 필요하다.

다만 두나무에서는 증권사 인수에 대해서는 ‘사실무근’이라고 일축하고 있다. 두나무 관계자는 “현재 증권사 인수는 검토하지 않았다”며 “다만 핀테크 기업으로서 다양한 미래 사업들에 투자를 검토하는 것은 맞다”고 설명했다.

김동운 기자 chobits3095@kukinews.com
김동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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