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음파 자극으로 학습능력 향상" IBS, 초음파로 뇌 기능조절 성공

"초음파 자극으로 학습능력 향상" IBS, 초음파로 뇌 기능조절 성공

초음파로 흥분, 진정 조절 가능, 부작용 없는 뇌질환 치료법 가능성 열어

기사승인 2024-02-26 21:56:25
뇌는 생체 환경변화에 맞춰 기능과 형태를 조절하는 능력을 갖고 있다. 

이것은 다양한 자극과 신호전달 강도에 따라 신경세포 간 연결이 조절되는 ‘신경 가소성’이라는 뇌의 특성 때문이다.
이 특성을 활용해 전기⋅자기, 빛, 소리 등의 자극으로 신경활동을 조절, 우울증이나 뇌전증 등의 뇌질환을 치료하는 다양한 방법이 사용 중이다.

하지만 이를 위해 금속전극을 뇌 속에 삽입하는 등 외과적 수술을 할 경우 뇌 손상이나 감염 등 부작용을 유발할 수 있다. 

또 최근 널리 활용하는 경두개 자기 자극이나 경두개 직류 자극 등 외부에서 전자기 자극을 가하는 비침습적 방법은 뇌 투과율과 공간 해상도가 낮아 뇌 심부나 특정 영역의 신경 조절이 어렵다는 한계가 있다.

이를 극복하고 외과적 수술 없이 초음파 자극으로 뇌신경을 조절하는 방법을 국내 연구진이 개발했다.

초음파로 진정⋅흥분 조절

기초과학연구원(IBS) 인지 및 사회성 연구단 박주민 연구위원 연구팀은 뇌파를 모사한 두 가지 패턴 초음파 자극으로 뇌신경을 조절하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26일 밝혔다.

이는 기존 전자기 자극을 이용하는 비침습적 방법에 비해 뇌 심부까지 효과적으로 자극할 수 있고, 효과도 장기적으로 지속돼 뇌질환 치료 및 관련 연구에 응용할 수 있다.

연구팀은 기존 신경 조절기법의 한계를 극복할 방법으로 초음파 신경 조절 기술에 주목했다. 초음파는 뇌 심부까지 정밀하게 자극할 수 있다.

연구팀은 이를 응용해 뇌파 형태를 모사한 새로운 초음파 방식을 적용, 500㎑의 저강도 초음파로 인지기능과 관련된 세타파와 감마파를 결합한 형태의 파장을 생성했다. 저강도 초음파는 자극 과정에서 열에 의한 조직 손상 등 부작용이 없다. 

저자극 저진동수인 5㎐와 30㎐ 초음파를 결합하여 2초 자극 후 8초 휴식하는 간헐적 자극(interval TBUS)과 40초 동안 연속적으로 자극을 주는 연속적 자극(continuous TBUS) 패턴을 나타낸 모습(위). 자극을 주는 동안의 서로 다른 두 종류의 뇌파인 세타파와 감마파 간의 위상-진폭 변화(Phase-amplitude coupling)를 통한 뇌파 변화를 나타낸 그래프(아래). IBS

이를 통해 연구팀은 뇌파 분석으로 기계적 자극인 초음파가 실제 뇌에서 동일한 파장의 전기적 신호 형태의 뇌파를 활성화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연구팀은 이를 바탕으로 뇌 기능 변화를 강화와 억제, 두 방향 어느 쪽으로도 가능하게 하는 두 가지 패턴의 조절 기술을 개발했다. 

이 기술은 동일한 초음파 에너지의 패턴을 뇌 기능에 맞춰 자극을 주는  연속 패턴과, 일정 간격마다 반복적으로 자극을 주는 간헐 패턴을 달리 적용한 것으로, 뇌 기능을 조절할 수 있다.

두 가지 패턴의 초음파 자극을 실험동물 모델에 적용한 결과, 간헐적 패턴의 초음파를 적용하면 뇌의 특정 영역에 대한 장기적인 흥분 효과가 유도됐고. 연속형 자극 패턴을 적용하면 장기적인 억제 효과가 유도됨을 확인했다. 

이런 효과는 자극이 끝난 뒤에도 장기간 지속된 것으로 관찰됐다.

연구팀은 초음파 자극에 의한 양방향 신경 조절과정에 비신경세포인 별세포의 칼슘채널 TRPA1과 칼슘의존이온채널 BEST1이 중요한 역할을 수행한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초음파가 세포 내 칼슘 흡수를 매개하는 TRPA1을 자극하면 세포 내 칼슘 농도가 높아지고, 칼슘에 의해 반응하는 BEST1이 활성화되면서 별세포로부터 흥분성 신호전달 물질인 글루탐산과 뇌신경인자들이 분비된 것.

이후 글루탐산 수용체인 NMDAR과 AMPAR의 활성에 의해 신경세포 활동이 조절됐다.

아울러 연구팀은 생쥐 행동실험으로 간헐적 뇌파 모사패턴의 초음파 자극으로 생쥐의 운동기술 습득 및 기억능력을 개선하는 데 성공했다. 

대뇌 운동피질에 간헐적 뇌파 모사초음파 자극을 가한 생쥐는 투명아크릴 벽 뒤에 있는 먹이를 좁은 틈으로 회수하는 실험에서 짧은 시간에 더 높은 회수율과 학습능력을 보였다. 

음파 자극을 가한 뒤 나타나는 신경조절 기전 모식도, 저강도 뇌파 유사 패턴의 초음파 자극은 별세포에 있는 TRPA1을 연쇄 자극해 BEST1 의존적 신경전달 물질 분비를 통해 인접한 신경세포들을 자극함으로써 신경 가소성을 유발하는 그림. IBS

이는 초음파 자극을 이용한 뇌신경 조절기술이 뇌 인지 기능을 향상시키는데 효과적일 수 있음을 시사한다.

박 연구위원은 “이번 연구로 안전하고 장기적으로 효과가 지속되는 새로운 신경 조절기술을 개발하고, 초음파 신경 조절의 분자적 변화 기전을 밝혔다”며 “비정상적인뇌 흥분 및 억제와 관련된 뇌질환 치료와 인지기능 개선을 위한 연구에 활용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한편 이번 연구결과는 저명 국제학술지 ‘사이언스 어드밴시스’ 2월 24일자에  게재됐다.

대덕특구=이재형 기자 jh@kukinews.com
이재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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