멍게 추출물이 암세포를 죽이는 과정 규명

멍게 추출물이 암세포를 죽이는 과정 규명

IBS, 멍게 추출 트라벡테딘 항암 기전 규명

기사승인 2024-03-13 15:06:37
멍게에서 추출한 물질이 암세포를 죽이는 메커니즘이 규명됐다.

기초과학연구원(IBS) 유전체항상성연구단 올란도 쉐러 부연구단장과 손국 박사후연구원팀이 ‘트라벡테딘’이 암세포의 DNA 회복을 막는 기전을 규명했다고 13일 밝혔다.

이에 따라 암세포 DNA 복구 기전에 따른 맞춤형 치료로 항암  효과를 높일 것으로 기대된다.

트라벡테딘 구조. IBS

트라벡테딘은 카리브해 멍게(엑티나시디아 터비나타)에서 추출된 항암 약물로, 연조직육종과 난소암 치료에 사용되고 있다.

이 물질은 세포독성 DNA 부가물을 형성하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다른 항암제와는 달리 DNA 복구 능력이 활발한 암세포에 더욱 독성을 작용하는 것이 특징이다.

하지만 트라벡테딘의 구체적 작동 메커니즘은 지금까지 규명되지 않았다.

연구팀은 DNA 단일가닥 절단 여부도 감지하는 고효율 ‘코멧 칩’으로 트라벡테딘 효과를 분석한 결과 자외선에 의한 DNA 손상은 뉴클레오타이드 절제 복구(NER)로 곧 회복됐지만, 트라벡테딘에 의한 DNA 손상은 복구되지 않음을 확인했다.

코멧(COMET) 칩 시험을 통한 DNA 단절 측정. 각각의 녹색 점은 단일 세포 핵을 나타내며, 핵에서 나오는 꼬리의 길이와 꼬리 내 전체 DNA의 비율은 형성된 단절의 수와 비례한다. IBS

특히 연구팀은 트라벡테딘에 의해 손상이 복구되지 않고 세포 독성이 나타나는 현상을 DNA 복구 핵심 메커니즘인 ‘전사 결합 뉴클레오타이드 절제 복구(TC-NER)’가 활발한 세포에서 주로 관찰되는 것을 발견했다.

아울러 연구팀은 DNA 손상 부위를 유전체 전반에 걸쳐 확인하는 시퀀싱(TRABI-Seq)을 통해 트라벡테딘이 유발한 DNA 손상을 정확히 식별하고 위치까지 파악하는 데 성공했다. 

이는 트라벡테딘 또는 다른 항암제가 암세포 특정 유전자에 어떻게 작용하는지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을 주며, 특히 TC-NER이 활발한 암세포를 표적으로 하는 환자의 암 특성에 따라 맞춤형 치료로 항암 효과를 높일 수 있음을 나타낸다.

트라벡테딘 유도 TC-NER에 의한 단절 형성 및 TRABI-Seq에 의한 단절 위치 확인 메커니즘 요약. IBS

손 박사후연구원은 “이번 연구는 특정 암세포 유형에 대한 트라벡테딘의 치료 효과를 높이는 가능성을 제시한 것”이라며 “향후 트라벡테딘을 포함한 항암 치료제의 효과적 사용을 위한 전략 개발에도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소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스위스 취리히연방공과대 샤나스털라 교수팀과 공동으로 진행됐고, 연구결과는 세계적 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 2월 15일자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대덕특구=이재형 기자 jh@kukinews.com
이재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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