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공약? 다 똑같아”…한강벨트 양천을, ‘정책보단 정당’ [주목! 이 선거구]

野 이용선 재선 도전…與 오경훈 탈환 특명
후보 개인 소구력 아닌 각 정당 행보 따라 변동

기사승인 2024-03-27 14:0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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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대 총선은 집권 3년 차에 접어든 윤석열 정부에 대한 사실상 중간 평가다. 정권의 남은 임기의 향배가 걸렸다고 할 만큼 여야 모두에게 중요하다. 그만큼 치열한 선거전이 전개 중이며, 격전지 또한 적지 않다. 마포·용산·성동 등을 포함한 ‘한강 벨트’를 비롯해 민주당 현역과 국민의힘 후보가 맞붙는 ‘낙동강 벨트’, 경기 남부 ‘반도체 벨트’까지 곳곳이 치열한 선거 전쟁터다. 쿠키뉴스는 주목되는 선거구 현장을 찾아 시민들의 생생한 목소리를 담아 전하고자 한다. 총선 대진표가 마무리된 시점에 각 지역구 후보에 대한 선호도와 한국정치를 향한 시민의 의견도 함께 담겠다. (편집자 주)

“총선 공약? 다 똑같아”…한강벨트 양천을, ‘정책보단 정당’ [주목! 이 선거구]
그래픽=이승렬 디자이너

“총선 공약? 다 똑같아. 목동 경전철·재건축 추진 누가 와도 비슷해”


서울 양천을 신정 4동 골목에서 만난 60대 A씨는 26일 정책이 아닌 정당을 보고 투표하겠다고 밝혔다. 어떤 후보가 오든 비슷한 총선 공약을 내고 실행력도 느리다는 게 이유다.

4월 총선을 좌우하는 ‘한강 벨트’ 지역구 중 하나인 양천을은 신월 1~7동과 신정 3·4동으로 묶여 있으며 이용선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재선에 도전하고 있다. 과거 제16대 국회에서 양천을 현역 의원을 맡았던 오경훈 국민의힘 후보가 경쟁을 벌인다.

양천을은 민주당 지지세가 비교적 강한 지역구다. 제20대 대통령 선거에서 지역민들은 신월 6동을 제외하곤 당시 민주당 후보였던 이재명 대표의 손을 들어줬다.

그러나 양천을은 김용태 전 새누리당(국민의힘 전신) 의원이 3선을 역임한 지역구이기도 하다. 오경훈 후보는 오세훈 서울시장과의 인연을 강조해 공약 실행력에 대한 강점을 강조하고 있다.

전날 쿠키뉴스가 만난 지역 주민들은 지역구 정책을 보기보단 선호하는 정당을 뽑겠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지역에서 시급한 현안으론 재개발과 목동선 경전철 추진 등이 있다.

신정 3동에 거주하는 50대 B씨는 “국민의힘이 정부여당이기 때문에 뽑을 거다. 정책이나 공약은 어떤 후보가 와도 비슷하기 때문에 관심 있지 않다”고 말했다.

신월 6동에서 채소 가게를 운영하는 60대 C씨는 “원하는 정책이나 공약 같은 건 없다”며 “그러나 이용선 의원을 찍을 것이다. 정치인들처럼 다른 정당으로 옮기는 배신 같은 건 하지 않는다”고 전했다.

“총선 공약? 다 똑같아”…한강벨트 양천을, ‘정책보단 정당’ [주목! 이 선거구]
오경훈 국민의힘 양천을 후보 사무실과 이용선 더불어민주당 의원 사무실. 사진=윤상호 기자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총괄선거대책위원장, 이재명 대표의 행보와 발언에 따라 투표를 달리 하겠다는 주민들도 있었다. 지역 의원 개인 역량을 보는 것이 아니라 국가 전체에 도움이 될 정당을 뽑겠다는 의견이다.

신월 6동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60대 D씨는 “안정감을 주는 오경훈 국민의힘 후보를 뽑을 것”이라며 “최근 이재명 대표가 ‘셰셰(고맙습니다)’ 발언을 했다. 지역 공약이 아닌 대한민국 전체 판세를 봐야 하는 게 총선인데 중국에 머리 숙이는 후보를 뽑으면 국제 사회에서 경쟁력을 잃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재명 대표는 지난 22일 충남 당진에서 윤석열 정부 외교 기조를 비판하며 “왜국에 집적거리냐. 그냥 셰셰하면 되지”라고 했다.

신월 7동에 거주 중이라는 30대 E씨는 “윤석열 대통령이 맨날 김건희 여사와 외국만 나가다가 총선 때가 되니 민생토론회를 하고 있다. 다 들어줄 것처럼 말하는데 신뢰가 가지 않는다”며 민주당을 찍겠다고 강조했다.

윤상호 기자 sangho@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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