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러 밀착’과 ‘한·중 대화’에 한반도 정세 안갯속…“실리 외교 시급”

‘북·러 밀착’과 ‘한·중 대화’에 한반도 정세 안갯속…“실리 외교 시급”

군사원조 기반 북러조약 체결…中 양국 교류 선 긋기
최요한 “러, 군수경제 호재…러 제안에 北 숨통 트여”
“중·러 중간 실리외교로 안보·경제 피해 줄이며 이익 챙겨야”

기사승인 2024-06-21 06:05:01
조선중앙통신이 20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함께 산책하는 중이라고 보도했다. 연합뉴스

북한과 러시아가 ‘군사원조’를 담은 조약을 체결하면서 한반도를 둘러싼 국제정세가 소용돌이에 휩싸였다. 중국은 북러 밀착에 선을 긋고 우리나라와 안보대화를 진행했다. 중국과 러시아 간 견제구도 속에서 우리나라는 ‘실리 외교’를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20일 조선중앙통신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체결한 ‘포괄적인 전략적 동반관계에 대한 조약’(북러조약)을 공개했다. 이 조약의 기한은 무기한으로 양국이 침공을 받았을 때 즉각 군사적 원조를 제공한다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북러조약 제4조를 살펴보면 “쌍방 중 어느 일방이 개별적인 국가 또는 여러 국가들로부터 무력침공을 받아 전쟁상태에 처하게 되는 경우 타방은 유엔헌장 제51조와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북한)과 러시아연방의 법에 준하여 지체없이 자기가 보유하고 있는 모든 수단으로 군사적 및 기타 원조를 제공한다”고 적시됐다.

제23조는 조약의 기한을 무기한으로 규정했다. 북러조약 효력중지는 양국 중 한 국가에서 서면을 보내면 1년 뒤에 정지하도록 했다.

이뿐만 아니라 양국은 군사 기술 협력 심화를 예고했다. 푸틴 대통령은 북러회담 후 공동언론발표에서 “러시아는 협정과 연계해 북한과 군사·기술 협력을 진전시키는 것을 배제하지 않는다”며 “새 협정 안에서 군사 분야 협력을 하겠다”고 강조했다.

지난 18일 서울 종로구 외교부에서 한·중 안보대화가 개최됐다. 연합뉴스

중국은 한한령(寒韓令) 기조를 깨고 한국과 대화에 나섰다. 중국의 태도가 변한 원인으로는 북한과 러시아의 밀착이 꼽힌다. 중국의 동아시아 안보전략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게 이유다. 중국의 입장에서 미국 견제의 방파제 역할을 하는 북한이 러시아와 가까워지면서 자신들과는 상대적으로 멀어지고, 또 경제 교류를 이어가야 하는 한국의 상황이 불안해지기 때문이다.

중국은 북러조약에 대해서는 양국의 일이라며 선을 그었다. 린젠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지난 19일 “북한과 러시아는 우호적인 이웃”이라며 “교류와 협력 관계 발전을 위한 고위급 교류는 양자 간 일정”이라고 발표했다.

한·중 안보대화에서는 양국이 국방 당국 간 긴밀한 협력이 필요하다는 데 공감했다. 작년부터 개최된 국방 장·차관 회담과 고위급 인사의 교류·소통을 지속해 나가기로 했다. 중국 측은 ‘대(對)한반도 정책’에 변함이 없다는 입장을 밝히고 건설적인 역할을 이어가겠다고 전했다.

전문가는 한반도를 둘러싼 국제정세가 급변하면서 우리나라의 ‘실리 외교’가 더욱 중요해졌다고 평가했다. 일방적인 방식의 외교로는 현재 국면을 돌파하기 어렵다는 진단이다. 중국과 러시아 사이에서 실질적인 안전을 보장할 수 있는 적절한 관계 형성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최요한 시사평론가는 20일 쿠키뉴스와 통화에서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와 전쟁으로 군수경제에 돌입하면서 GDP가 성장해 경제상황이 좋아지는 역설적인 상황이 발생했다”며 “유엔안보리 제재에 힘든 북한에 이번 북러조약은 숨통이 트이는 제안이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중국은 지리·안보적 이유로 러시아가 성장하는 게 반갑지 않다. 미국의 부담을 덜어줄 북한 방파제와 경제교류를 위한 남한이라는 양손의 떡을 놓고 싶지 않을 것”이라며 “자본주의를 받아들여 성장한 상황에서 ‘북·중·러’ 3축으로 묶여 신냉전으로 갈 이유도 없다”고 분석했다.

아울러 “중국이 안보대화에 나선 이유도 러시아 견제의 의미가 큰 것으로 보인다”며 “지금은 가치외교보다 실리 외교가 필요한 시점이다. 러시아와 중국 사이에서 안보와 경제 피해를 최소화하고 이익을 챙겨야 한다”고 조언했다.

임현범 기자 limhb90@kukinews.com

임현범 기자
limhb90@kukinews.com
임현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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