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수능 우려에 ‘수시 논술’ 인기…“수능 경쟁력 먼저 따져야”

기사승인 2024-06-26 11: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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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수능 우려에 ‘수시 논술’ 인기…“수능 경쟁력 먼저 따져야”
지난 4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자고등학교에서 수험생들이 대학수학능력시험 6월 모의평가를 치르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 서울의 한 고등학교에 재학 중인 수험생 이모(17)양은 오는 9월 수시 지원 시 모두 논술전형으로 지원하고자 한다. 이양은 6월 모의평가 기준으로 많은 대학에서 요구하는 ‘2개 등급 합 5’를 충족했기 때문이다. 그는 “내신이 4등급이라 교과전형에 넣을 수도 없고, 종합전형은 학생부가 특별하지 않다고 생각한다”며 “정시가 주전형이라도 수능이 계속 어려워지고 있어 수시 6장은 버리기 아까운 카드다”라고 전했다.

9월 수시전형 접수를 앞두고 수험생들의 논술전형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지난 6월 모평 이후 불수능이 될 수 있다는 우려에 정시 올인 전략을 수정하고 있는 것이다. 여기에 오는 2025학년도 대입에서 수도권 대학들도 논술 반영 비율을 높인 것도 영향이 크다. 입시전문가는 논술고사에서 가장 중요한 건 ‘수능최저학력’ 충족이라며 자신의 수능경쟁력 파악이 선행돼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투스 교육평가연구소는 25일 ‘수도권 주요 13개 대학 2025 논술 전형 수능 최저학력기준 신설 및 변경사항’ 자료를 발표했다. 

해당 자료에 따르면 2025학년도 대입 논술전형의 가장 큰 변화는 논술 반영비율 확대다. 논술 반영 비율이 100%인 대학은 건국대, 경희대, 덕성여대, 동덕여대, 성균관대, 연세대(서울/미래), 이화여대, 한국기술교육대, 항공대다. 여기에 올해부터 가천대, 고려대(서울/세종) 한국외대가 수능 반영 비율을 100%로 변경했다. 논술 반영 비율이 90%인 대학도 기존 숙명여대, 한양대, 홍익대(서울/세종)에서 올해부터 경기대, 상명대, 서경대, 성신여대, 신한대가 확대 반영한다.

일반적으로 수험생들은 내신 중심의 학생부교과전형이나 학생부 종합 전형 경쟁력이 부족하다고 느낄 때 ‘논술전형’ 지원을 고려한다. 하지만 무턱대고 지원하기 보다는 자신의 수능 경쟁력을 냉정히 판단하고 지원해야 한다는 게 전문가의 평가다.

실제 인서울 주요 대학의 경우 논술전형 경쟁률과 최저학력 기준이 높은 편이다. 지난해 인서울 주요대학 논술 경쟁률은 평균 70대 1에서 100대 1을 넘기기도 했다. 최저학력 기준 역시 학교별로 계열별로 다르지만 많은 대학이 ‘2개 등급합 5’를 요구해 논술경쟁력과 수능경쟁력 모두가 필요하다.

이투스 교육평가연구소는 “수시 수능최저학력기준 충족 여부가 합격 가능성을 높이거나 합격 가능성을 ‘0’으로 만드는 역할을 한다”며 “특히 2025학년도에는 수능 응시 지정 과목을 폐지하는 대학이 늘고, 경희대와 같이 탐구 반영을 상위 한 과목에서 두 과목 평균으로 바꾼 대학이 있으므로 이에 유의하여 지원을 검토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최저학력기준 변화 외에 논술 고사 유형의 변화도 주목해야 한다. 지난해 중앙대에 이어 올해는 연세대가 자연계열 과학논술을 폐지하고 수리논술로만 고사를 시행한다. 이에 2025학년도 자연계열 모집단위에서 과학논술을 시행하는 수도권 대학은 서울여대가 유일하다. 의학계열에서는 경희대, 아주대, 연세대(미래)가 과학논술을 실시한다.

전문가는 논술 전형 지원 핵심 사항으로 ‘논술과 수능 학습 사이의 균형’ 유지를 강조했다. 김병진 이투스교육평가연구소장은 “논술 전형의 핵심은 논술 경쟁력이기에 선행 학습 영향 평가 보고서나 모의논술 등을 활용하여 준비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수능최저학력기준을 요구하는 경우 실질 경쟁률이 낮아지는 효과가 있기 때문에 자신의 수능 경쟁력을 잘 고려해야 한다”며 “수능 이후 논술고사를 실시하는 경우 제한된 일정 안에 실시한다. 희망 대학이 겹칠 수도 있어 이에 유의하여 지원 전략도 구상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유민지 기자 mj@kukinews.com 기사모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