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법제사법위원장을 맡고 있는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행보에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최근 채상병 특검법 입법청문회 증인들에게 모욕을 주는 언사를 하면서 자제 필요성이 강조되는 상황이다.
29일 정치권에 따르면 정청래 의원은 지난 21일 채상병 특검법 입법청문회 도중 증인 퇴장 조치 등을 한 것에 대해 비판받고 있다. 그는 회의 도중 이시원 전 대통령실 공직기강비서관과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에 대해 증언을 거부한다는 이유로 10분씩 퇴장시켰다.
또 이 전 비서관을 향해 “이름에 ‘시원하게 답변하라’는 뜻도 담겨 있나”라고 꼬집었다. 국민의힘 간사인 유상범 의원과 “공부 좀 해라” 등 설전을 주고받는 장면이 그대로 생중계됐다.
27일 해병대 예비역단체는 총궐기대회를 열어 정청래 의원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강신길 해병대 예비역 장군은 “정청래 의원과 박지원 의원은 북한의 위협에 전선으로 뛰어갈 것이냐. 그 상황에서도 군 장성의 군기를 잡을 것이냐”며 “군 사기와 전투력 약화를 통해 정치적 이익을 보려는 태도”라고 주장했다.
국민의힘에선 지난 26일 정청래 의원을 국회 윤리특별위원회에 제소했다. 상임위원장 권한을 남용하고 공공연한 장소에서 증인들을 모욕했다는 게 이유다. 또 상임위원장의 독단적인 국회 운영을 막기 위해 정청래 방지법을 발의하겠다고 밝혔다.
민주당 내부에서도 현 행보가 아쉽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정성호 의원은 지난 26일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민주주의는 소수를 존중해야 하기 때문에 최대한 우리 당에서도 국회 소수당인 여당과 대화하고 타협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말했다.
정청래 의원은 과거에도 ‘봉이 김선달’ 발언으로 불교와 대립구도를 세운 바 있다. 그는 지난 2021년 국정감사에서 사찰이 징수하는 문화재 구역 입장료를 ‘통행세’로 규정하고 사찰을 ‘봉이 김선달’에 비유해 물의를 일으켰다. 불교계에서 이에 대한 비판이 쇄도하자 사과했다. 당시 당대표를 맡았던 송영길 전 의원과 대선후보였던 이재명 대표가 사과한 후였다.
정청래 의원의 행보가 몰상식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상임위원장은 원활한 상임위원회 진행을 위해 당적을 불문하고 중립을 지켜는 자세를 지향해야 하는데 이를 지키지 않았기 때문이다.
또 과거 대선을 앞두고 불교계가 봉이 김선달 발언으로 민주당을 지지하지 않겠다는 사건을 일으킨 바 있음에도 주의하기는커녕 경솔했다는 비판이 나온다.
이종훈 정치평론가는 28일 쿠키뉴스와 통화에서 “정청래 의원은 과거에도 발언이 논란이 됐지만 계속해서 살아남았다. 앞으로 똑같은 행보를 보일 것”이라며 “다만 그런 발언들이 민주당에 도움이 될지는 의문”이라고 내다봤다.
이강윤 정치평론가는 같은 날 쿠키뉴스에 “말이 많으면 실수가 잦은 법”이라며 “권한이 커질수록 조금 더 신중한 모습이 필요한 거 같다”고 말했다.
윤상호 기자 sangho@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