첨단기기가 만드는 새로운 장기, ‘인공췌장’ [이노메디④]

첨단기기가 만드는 새로운 장기, ‘인공췌장’ [이노메디④]

기사승인 2024-07-15 06:00:02
[이노메디 4회] 첨단기기가 만드는 새로운 장기 '인공췌장'


원미연 아나운서 / 최근 가장 주목받는 의료 기술과 신약 소식을 짚어보는 이노메디 시간입니다. 쿠키뉴스 박선혜 기자 나와 있습니다. 안녕하세요. 

박선혜 기자 / 안녕하세요. 쿠키뉴스 박선혜 기자입니다. 

원미연 아나운서 / 네. 오늘은 어떤 내용 준비해오셨습니까? 

박선혜 기자 / 1형 당뇨라고 들어보셨나요? 몸 안에서 인슐린이 안 나와 평생 주사를 맞아야 하는 질병인데, 이런 환자가 5만 명이 넘습니다. 만만치 않은 치료비는 물론, 주변의 오해와 편견과도 싸워야 하는 실정인데요. 최근 인슐린을 자동으로 조절해주는 인공췌장 시스템을 구현한 기술들이 고도화되고 있어 1형 당뇨인들에게 희망이 되고 있습니다. 오늘 이노메디 시간에는 첨단기기가 만드는 새로운 장기, ‘인공췌장’의 효과에 대해 알아보고, 접근성을 높이기 위한 개선 방향 등을 자세히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원미연 아나운서 / 당뇨는 치료와 관리를 하지 않으면 평생 합병증에 시달릴 수 있는 무서운 질병인데요. 우선 당뇨란 어떤 질환인지 설명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박선혜 기자 / 우리 몸은 세포들로 구성돼 있고, 모든 세포들은 에너지를 만들기 위해서 포도당을 필요로 합니다. 포도당은 세포로 이동할 때 췌장에서 분비되는 인슐린 호르몬을 필요로 하는데, 당뇨병은 이 인슐린의 분비량이 부족하거나 정상적인 기능이 이뤄지지 않는 등의 대사질환입니다. 혈중 포도당(혈당)의 농도가 높아지는 고혈당이 특징이며, 고혈당으로 인해 여러 증상 및 징후를 일으키고 소변으로 포도당을 배출하는 질환입니다.

원미연 아나운서 / 당뇨병도 한 가지 종류가 아닌 거죠. 어떻게 나눠지는지 알려주세요. 

박선혜 기자 / 당뇨병은 기전에 따라 크게 1형(인슐린 의존성) 당뇨병과 2형(인슐린 비의존성) 당뇨병, 그리고 그 외에 임신성 당뇨병 등으로 구분합니다. 췌장에서 인슐린이 전혀 분비되지 않아 발생하는 당뇨병을 1형 당뇨병이라고 하고, 인슐린 분비 기능은 일부 남아있지만 상대적으로 인슐린 저항성이 증가해 발생하는 당뇨병을 2형 당뇨병이라고 합니다.

원미연 아나운서 / 오늘 우리가 알아볼 인공췌장은 1형 당뇨와 관련이 있는 건데요. 박선혜 기자, 1형 당뇨는 어떤 특징이 있습니까?

박선혜 기자 / 1형 당뇨병은 신체 면역체계의 자가면역 반응으로 인슐린을 분비하는 췌장 베타 세포가 파괴돼 인슐린을 거의 또는 전혀 생산하지 못하는 병입니다. 모든 연령대에서 발병할 수 있지만, 주로 어린이와 청소년 시기에 발생합니다. 1형 당뇨병은 갑자기 생기는 경우가 많은데요. 질환 유무를 모르다가 생사의 순간을 맞닥뜨리고 난 후에야 진단을 받는 경우도 부지기수입니다.

1형 당뇨병은 인슐린 분비 능력이 없어 혈당 변화가 급격하고 저혈당 위험이 크며 췌장의 기능이 떨어진 질환인데요. 최근엔 국가적, 개인적 차원에서 적극적 관리의 필요성을 높이기 위해 ‘췌도 부전 당뇨병’이라고 표현하는 추세입니다. 인슐린 분비 능력이 없는 1형 당뇨병 환자는 적절한 혈당 수치를 유지하기 위해 매일 인슐린을 주입해야 하며, 인슐린 없이는 생존할 수 없습니다. 적절한 인슐린 주사 치료, 인슐린 펌프 사용, 정기적인 혈당 모니터링, 식단 조절 및 운동을 통해 건강한 삶을 유지할 수 있습니다.

원미연 아나운서 / 당뇨병의 유병률은 얼마나 되나요? 

박선혜 기자 / 국제당뇨병연맹(IDF)에 따르면 2021년 전 세계 20~79세 인구 10명 중 1명(10.5%)인 약 5억 3700만 명이 당뇨병 환자로 추산되며, 현재의 증가세가 지속될 경우 2045년에는 약 7억8300만 명 수준까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1형 당뇨병은 세계 모든 당뇨 환자 중 약 5%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지역별로 1형 당뇨병의 유병률은 차이가 있는데, 아시아 지역이 가장 낮으며 한국에서는 2% 미만인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대한당뇨병연합이 2022년 발표한 수치에 따르면, 2021년 기준 우리나라의 전체 당뇨병 환자 수는 총 468만5016명이며, 이 중 1형 당뇨병 환자 수는 5만1151명으로 전체의 1.09% 수준입니다. 다만 소아청소년의 1형 당뇨병 발생률은 증가세를 그리고 있습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2007~2017년 1형 당뇨병을 새롭게 진단받은 0~14세 소아청소년 환자는 총 2만9013명이었는데요. 소아청소년의 1형 당뇨병 전체 발생률은 10만 명당 4.45명으로, 매년 3~4%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원미연 아나운서 / 1형 당뇨병의 발생률이 매년 증가하고 있는 상황인데요. 사실 당뇨는 완치가 어려운 질환이기 때문에 꾸준히 치료받아야 하는 것으로 알고 있어요. 당뇨병의 일반적인 치료 방법은 어떻게 되나요?

박선혜 기자 / 식사요법, 운동요법이 기본입니다. 1형 당뇨병의 경우 인슐린 치료가 반드시 필요하며, 2형 당뇨병은 혈당 조절 정도에 따라 경구제제 혹은 약물 주사요법이 필요합니다. 

원미연 아나운서 / 1형 당뇨병은 인슐린 없이는 생존할 수 없어 반드시 인슐린 주입이 필요하다고요? 

박선혜 기자 / 혈당 조절 기능이 상실된 1형 당뇨병 환자들은 음식을 먹고 인슐린 주사를 맞지 않으면 혈당이 빠르게 올라 고혈당 상태가 되고, 반대로 활동을 하거나 에너지를 쓰면 저혈당에 빠지기 쉬워집니다. 그래서 적절한 혈당 수치를 유지하기 위해 하루에도 몇 번씩 인슐린 주사를 맞아야 하며, 또 어떤 때는 저혈당 간식을 섭취하면서 혈당을 24시간 점검하고 관리해야 합니다.

원미연 아나운서 / 그렇게 하루에도 몇 번씩 인슐린 주사를 맞고, 관리를 끊임없이 해야 하는 현실이 쉽지 않을 것 같은데요. 

박선혜 기자 / 성인과 다르게, 소아청소년 1형 당뇨인들은 신체적, 정신적 변화가 시시각각 달라지기 때문에 혈당 관리가 더욱 어렵습니다. 친구와 어울리는 시기에 인슐린 주사요법이 부담스러워 화장실에서 몰래 주사를 맞으며 숨기는 경우도 있고요. 사춘기 시절 방황과 좌절감 속에서 아예 인슐린 주사를 맞지 않고 혈당 관리를 포기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소아청소년뿐 아니라 많은 성인 당뇨 환자들은 ‘그간 생활 습관이 잘못됐던 것 아닌가’, ‘운동이 부족해서 당뇨가 생긴 것 아닌가’ 등 오해 섞인 반복적 질문들을 주변에서 받으면서 자신의 상태를 설명하기에도 지쳐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원미연 아나운서 / 우리 사회에서 당뇨병을 ‘결함’으로 바라보는 시각부터 바뀌어야 할 것 같네요. 인슐린 투여 방법과 혈당 측정 방법도 더 간편하게 개선돼야 할 것으로 보이는데요. 최근에는 어떤 기기를 통해 인슐린을 투여하고 혈당을 체크할 수 있나요? 

박선혜 기자 / 당뇨병 관리 과정에서 중요한 지표로 활용되는 것이 당화혈색소입니다. 당화혈색소는 혈당 변동성이나 저혈당을 반영하지 못하기 때문에 인슐린이 분비되지 않는 1형 당뇨병 또는 극심한 인슐린 분비 기능 이상을 보이는 2형 당뇨 환자들은 인슐린 주사 치료를 진행하면서 당화혈색소와 함께 주기적인 자가혈당 측정 결과를 종합적으로 살펴야 합니다.

당뇨병 관리기기는 환자들이 인슐린 주사와 자가혈당측정 과정을 매일 여러 번 거치면서 겪을 수 있는 불편을 해소하기 위해 고안됐는데요. 인슐린을 지속적으로 자동 주입하는 인슐린 펌프, 실시간으로 혈당 정보를 확인할 수 있는 연속혈당측정기(CGM, Continuous Glucose Monitoring) 등이 대표적입니다. 특히 당뇨병 관리기기는 인슐린 치료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저혈당으로 인한 위험 상황을 대처하는 데 큰 도움을 줍니다.

원미연 아나운서 / 저혈당이 일어나면 어떤 어려움에 처할 수 있는 건가요?

박선혜 기자 / 저혈당은 한번 발생하면 재발 우려가 크고 빈번하게 발생할 경우 의식을 잃거나 뇌세포 기능이 손상됩니다. 심한 경우 사망까지 초래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당뇨병 관리기기를 사용하면 실시간으로 환자의 혈당 패턴을 체크할 수 있기 때문에 위험 상황에 대한 선제적 대처가 가능합니다. 

원미연 아나운서 / 당화혈색소를 대체할 수 있는 새로운 당뇨 관리 지표도 등장했다고요? 

박선혜 기자 / 당화혈색소만으로는 고혈당, 저혈당 등 혈당 변동 패턴을 세부적으로 파악하기가 어렵습니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TIR(Time In Range)이라는 새로운 혈당 관리 지표가 등장했는데요. TIR의 의미를 그대로 해석하면 범위 내 시간 비율로, 환자의 혈당이 목표 혈당 수치 범위 안에 머무른 시간을 백분율로 나타낸 것입니다. TIR 측정 시 권고되는 목표 혈당 수치 범위와 그에 머무른 시간 비율은 환자의 연령, 고위험군 및 임신 여부 등 개별적 특성에 따라 상이합니다. TIR은 채혈 없이 지속적으로 환자의 혈당 상태를 확인할 수 있는 연속혈당측정기와 같은 당뇨병 관리기기를 사용하면 편리하게 알아볼 수 있는데요. 연구에 따르면, TIR이 10% 개선될 때마다 당화혈색소는 0.8% 개선되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TIR이 높을수록 미세혈관 관련 동반질환 발생 위험은 낮아지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원미연 아나운서 / 당뇨병을 관리하는 의료기기를 보면 인슐린을 투여하기 위해 사용하는 주사기, 펜, 펌프 같은 기기와 연속으로 혈당을 측정하는 모니터링 기기, 이렇게 두 갈래로 나뉘어 발전해 왔다고 볼 수 있는데요. 최근에는 연속으로 혈당을 측정하면서 인슐린을 자동 주입하는 하이브리드 기기도 등장했죠. 이 기기를 인공췌장이라고 하는 거고요. 

박선혜 기자 / 그렇습니다. 인공췌장이란 건강한 췌장의 포도당 조절 기능을 유사하게 모방한 시스템입니다. 연속으로 혈당 정보를 확인할 수 있는 연속혈당측정기와 자가 주사 투여 대신  인슐린을 자동으로 주입하는 ‘인슐린 주입 펌프’, 그리고 이 둘을 연결해 지속적인 통신이 이뤄지게 하는 알고리즘으로 구성돼 있습니다. 실시간으로 환자의 혈당 패턴을 체크할 수 있기 때문에 저혈당으로 인한 위험 상황에 선제적으로 대처할 수 있습니다. 

원미연 아나운서 / 네, 인공췌장이란 수술로 이식하는 인공장기가 아니라 환자가 착용하는 웨어러블 기기의 일종이라는 점 기억하시면 좋겠습니다. 박선혜 기자, 이런 인공췌장을 처음 선보인 곳이 어디인가요? 

박선혜 기자 / 미국 헬스케어 기업 메드트로닉이 지난 1983년 최초의 인슐린 펌프를 선보였고, 이어 2006년 인슐린 펌프 및 연속혈당측정기 통합형 시스템을 세계 최초로 상용화했습니다. 지난해 10월엔 최신 인공췌장 시스템 ‘미니메드 780G’을 국내에 출시했는데요. 연속혈당측정기로 5분마다 포도당 수치를 측정해 펌프로 전송하면 이를 기반으로 인슐린 주입이 자동으로 이뤄집니다. 

원미연 아나운서 / 인공췌장에 대해 조금 더 자세한 설명을 들어보려고 하는데요. 박선혜 기자가 인공췌장과 관련해 삼성서울병원 내분비대사내과 김지윤 교수님을 만나고 왔다고요. 관련 인터뷰 들어보고 다시 얘기 이어가겠습니다. 



VCR >> 김지윤 삼성서울병원 내분비대사내과 교수 인터뷰

Q. 목표 혈당 범위와 그 중요성
A. 목표 혈당이란 혈당이 70~180mg/dl 수치 안에 들어가는 것을 말합니다. 국내외 기준으론 목표 혈당 범위 안에 머무르는 시간을 70% 초과해 유지할 것을 권고합니다. 목표 혈당 70%를 넘기는 것이 중요한데 인공췌장 펌프를 사용하는 환자를 대상으로 평균 목표 혈당을 조사했을 때 평균 70%를 넘는 놀라운 결과가 있었습니다. 펌프를 사용하면 혈당 조절을 수월하게 할 수 있어요. 목표 혈당 내에 머무르는 시간을 늘려야 하는 까닭은 고혈당, 저혈당이 적어진다는 뜻으로, 정상 혈당에 가까운 수치를 유지하는 시간이 길어져 합병증을 줄일 수 있으므로 혈당을 잘 관리해야 합니다.

Q. 인공췌장의 장점
A. 저혈당이 예상되는 상황이면 인슐린 양을 줄이거나 멈춰서 저혈당 위험을 현저히 줄일 수 있습니다. 그리고 고혈당이 예측되면 인슐린을 증량해주기 때문에 고혈당을 예방해줍니다. 예를 들면 만약 저녁에 기름진 음식을 먹고 자면 밤 동안에 혈당이 상승하게 되는데 만약 펌프를 쓰지 않는다면 본인이 자다가 깨서 계속 추가 인슐린 주입을 하셔야 합니다. 인공췌장 시스템을 달면 그럴 필요 없이 펌프가 알아서 혈당을 조절해 줍니다. 또 저혈당이 오는 경우에는 (인슐린) 양을 줄일 수가 있어서 저혈당을 막는 데에도 이점이 있습니다.

Q. 인공췌장의 환자 만족도
A. 스스로 인슐린 양을 계산하는 것보다 펌프를 사용했을 때 혈당 조절하기가 훨씬 쉽습니다. 그래서 환자 대부분이 만족도가 높고 특히 밤에는 혈당이 안정적으로 잡혀서 걱정 없이 잘 수 있습니다. 낮에는 자신이 먹는 탄수화물 양을 잘못 입력하면 완벽하게는 조절되지 않지만 펌프를 쓰지 않는 것보다는 혈당 조절하기에 편리합니다. 

Q. 제도 개선 필요성
A. 첫 번째로 환자가 기기를 사용하려면 의료진의 도움이 필요한데 의사로서도 제도가 없어서 현실적으로 처방 등이 어렵습니다. 또 인슐린을 다루는 기기라 잘못 사용하면 위험하므로 병원 안에서 관리해야 하는데 요양비 제도 아래에 묶여있어 병원 밖에서 환자가 스스로 관리할 수밖에 없는 것도 문제입니다. 더불어 정부가 소아 본인부담률은 많이 낮춰줬지만 1형 당뇨병 환자의 93%는 성인입니다. 가격도 무시할 수 없는 부분이라 성인 본인부담률도 낮아진다면 사용률을 개선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Q. 당뇨병 환자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
A. 환자분들에게 펌프를 권하면 뭔지 잘 몰라서 막연하게 불안해 하십니다. 몸에 뭔가를 붙인다는 자체에 대해 부담감을 느끼는데 다수의 연구에서 펌프를 사용하면 혈당 조절이 훨씬 잘 된다는 건 이미 기정사실인 만큼 (펌프를) 사용할 수 있겠다는 열린 마음으로 시작하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원미연 아나운서 / 기기를 통해 관리만 잘 하면 얼마든지 혈당 상황이 좋아질 수 있을 텐데요. 우리나라의 사용률은 어떻게 되나요? 

박선혜 기자 / 당뇨병 관련 첨단기기를 통한 국내 치료율은 다른 국가에 비해 현저하게 떨어진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입니다. 지난 2019년부터 2022년까지 3년간 국내에서 연속혈당측정기를 지속 사용하는 비율은 1형 당뇨 환자의 10.7%에 그쳤습니다. 또 연속혈당측정기와 연동되는 인슐린 펌프를 사용하는 비율은 1형 당뇨 환자의 0.4%에 불과했습니다. 일본의 경우 연속혈당기와 연동되는 인슐린펌프, 즉 인공췌장을 활용하는 경우가 우리나라의 70배 이상이라고 합니다. 특히 우리나라는 치료를 통해 목표 당화혈색소(6.5%)를 유지하고 있는 환자가 전체의 26.8% 수준입니다. 절반은 미국당뇨병협회(ADA)가 권고하는 적정 당화혈색소 수치(7.0%)에 도달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에 치료 접근성 개선이 필요한 상황입니다. 

원미연 아나운서 / 치료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1형 당뇨 환자에 대한 정부의 지원이 필요하지 않을까요? 현재 인공췌장 같은 첨단기기에 대한 급여 현황은 어떤가요? 

박선혜 기자 / 지난해 제30차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에서 당뇨병 관리기기 급여 기준액을 신설해 올해 3월부터 19세 미만 1형 당뇨병 환자를 대상으로 인슐린 펌프 등의 구입에 대해 건강보험 급여가 확대됐는데요. 이에 따라 인슐린 펌프 구입 시 본인 부담이 10분의 1로 줄었습니다. 이를 통해 인슐린 펌프와 전극의 본인부담률은 19세 미만 1형 당뇨 환자의 경우 기존 30%에서 10%로 낮아져 현재 5년에 최소 380만원 이상 소요되던 환자의 경제적 부담이 약 45만원으로 줄어들게 됐습니다. 

원미연 아나운서 / 하지만 이러한 급여 확대를 통한 재정적 지원만으로는 1형 당뇨 환자 관리의 정책적 효과를 지속하는 데 한계가 있다고요? 

박선혜 기자 / 국내외 치료 가이드라인이 인슐린 펌프 사용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지만 정작 우리나라 1형 당뇨 환자의 인슐린 펌프 치료율은 타 국가 대비 현저히 떨어지는 게 사실입니다. 치료·관리 수가, 요양비, 교육 체계 등이 미흡해 인슐린 펌프의 지속적 사용이 어렵기 때문인데요.

대한당뇨병학회는 “정확한 활용과 지속적인 혈당 관리를 위한 의료진의 전문적인 지도와 처치 과정에 대한 수가가 없다”고 했습니다. 이어 “환자가 다루기에는 위험도가 매우 높은 4등급 의료기기임에도 불구하고 요양 급여가 아닌 요양비 방식으로 지원한다”면서 “환자 스스로 의료기기 상점에서 구입해 사용하는 등 관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환자의 연속혈당측정기·인슐린 펌프 사용 접근성을 높이는 환경 조성과 함께 1형 당뇨 환자를 관리하고 교육하는 의료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원미연 아나운서 / 국가가 나서 적극적으로 사용을 권고하는 것이 필요하겠어요. 

박선혜 기자 / 미국 당뇨병협회의 2023 가이드라인은 ‘기기를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는 능력이 있는 청소년·성인 1형 당뇨병 환자 및 다른 유형의 인슐린 의존형 당뇨병 환자에게 당뇨병 관리를 위해 자동 인슐린 주입 시스템이 제공돼야 한다’고 권고했습니다.

대한당뇨병학회의 2023 당뇨병 진료 지침에서도 ‘자동 인슐린 주입기기를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는 모든 1형 당뇨병 성인은 저혈당 위험과 당화혈색소를 모두 낮추기 위해 자동 인슐린 주입기기를 사용한다’고 규정해 놓았습니다. 뿐만 아니라 ‘목표 범위 내 혈당 유지 시간의 권고 수준인 70% 이상에 도달하기 위해서는 연속혈당측정기와 인슐린 펌프가 연동되고, 특히 자동 인슐린 주입 기능이 있는 펌프를 1형 당뇨병 환자에게 권고해야 한다’고 제시했습니다.

원미연 아나운서 / 네, 오늘 주제 정리하며 앞으로 1형 당뇨병 치료와 기기 보급에 대해 개선돼야 할 방향에 대해 정리해주신다면요? 

박선혜 기자 / 대한당뇨병학회 등 학계에서는 1형 당뇨병 환자의 기기 활용 폭을 넓히기 위해 요양비, 교육 수가 개선 등을 정부에 제시한 상태입니다. 구체적으로 △디지털 펜, 센서연동 인슐린 펌프, 인공췌장 인슐린 펌프 등 환자에게 지속적인 교육과 관리가 필요한 기기에 대해 치료 및 관리 과정에 대한 수가를 제정하고 △요양비 제도가 아닌 요양 급여를 통해 기기값을 지원하며 △고가의 인공췌장 인슐린 펌프는 렌탈 제도를 도입해야 한다는 대안을 내놓았습니다. 

원미연 아나운서 / 혈당 관리만 잘하면 건강하고 행복한 삶을 살아갈 수 있는 질환이 바로 1형 당뇨병입니다. 앞으로 더 나은 혈당 관리 시스템 환경이 만들어지고 더불어 사회적 시선도 바뀌길 기대해보겠습니다. 이노메디 마칩니다. 박선혜 기자였습니다. 

박선혜 기자 / 감사합니다. 

박선혜 기자 betough@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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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tough@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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