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뒤 국민연금 ‘대재앙’…국내 자본시장에 폭탄 떨어진다

3년 뒤 국민연금 ‘대재앙’…국내 자본시장에 폭탄 떨어진다

2027년 보험료 수입보다 급여지출액 더 많아져
연금 지급하려면 투자 자산 팔아야
김우창 교수 “자산 처분 때 국내 자본시장 충격…당장 개혁해야”

기사승인 2024-07-15 06:00:16
쿠키뉴스 자료사진

오는 2027년, 국민연금 보험료 수입만으로는 급여 지출을 감당하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현행 제도를 유지하다간 기금을 깨서 자산을 매각해야 하는 상황이 벌어지면서 국내 자본시장에 큰 충격을 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15일 국민연금연구원의 ‘국민연금 중기재정 전망(2024~2028)’ 보고서에 따르면, 2027년이 되면 연금 급여 지출이 보험료 수입보다 3조2536억원 많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저출산·고령화에 따라 경제활동을 통해 보험료를 납부할 가입자는 감소하는데, 수령액을 타가는 수급자는 급증한 탓이다. 국민연금 전체 가입자 수는 2024년 2205만4921명에서 2028년 2141만793명으로 해마다 감소했다. 5년만에 가입자가 64만4128명 줄어들었다.

반면 국민연금 수급자는 급증한다. 노령·유족·장애연금과 반환·장애·사망일시금 등을 모두 합한 전체 수급자는 2024년 735만7515명에서 2028년 934만4388명으로 늘어났다. 5년간 198만6873명이 증가했다.

여기에는 대규모 인구집단인 1차 베이비붐 세대(1955∼1963년생)가 은퇴한 영향도 있다. 1955년생은 2016년부터 노령연금을 받기 시작했고, 1961년~1963년생이 각각 2024~2026년 차례로 노령연금 신규 수급자 대열에 속속 합류하게 된다. 

이에 따라 2027년엔 들어오는 돈보다 나가는 돈이 더 많아지게 된다. 보험료 수입은 2024년 60조7857억원에서 2027년 64조3535억원으로 늘어난다. 그러나 연금급여 지출액 증가 속도가 더 빨라, 2027년엔 보험료 수입을 따라잡게 된다. 연금급여 지출액은 2024년 45조1980억원에서 2027년 67조671억원으로 치솟는다. 이에 따라 2027년엔 보험료 수입보다 연금 급여 지출이 3조2536억원 커진다. 2028년 예상 급여 지출액은 73조5654억원으로, 보험료 수입(65조3639억원)보다 무려 8조2015억원 많다.

이는 국민연금공단의 5차 재정계산보다 3년 더 빨라진 결과다. 5차 재정계산 결과를 보면 2030년 부과방식 비용률이 9.2%로, 현행 보험료율인 9%보다 높아진다. 그해 들어온 보험료로는 지출할 연금 지급액을 맞출 수 없게 된다는 뜻이다. 

국민연금공단 전경. 쿠키뉴스 자료사진

더 큰 문제는 보험료 수입만으로 연금 지출을 감당하기 어렵게 되면, 결국 다른 곳에서 돈을 끌어와야 한다는 점이다. 현재 투자에 집중하고 있는 국민연금기금 운용 수익을 빼서 급여 지출액을 충당할 수밖에 없다. 당장 2027년부터 모자라는 3조원을 마련하려면 투자했던 주식이나 채권 등을 팔아 현금을 만들어야 하는 것이다. 국민연금 역사상 처음으로 연금 지급을 위해 기금을 헐게 될 전망이다.

국내 주식·채권 시장에 경고등이 켜질 가능성도 열렸다. 국내 주식 시장의 큰 손인 국민연금은 삼성, 현대차, 하이닉스, 포스코, KT, 네이버 등 거의 모든 대기업의 최대 주주다. 국민연금이 이 자산을 매각하기 시작하면 국내 주식시장 타격도 불가피하다. 김우창 카이스트 산업및시스템공학과 교수는 쿠키뉴스와의 통화에서 “국민연금 조기수령자가 많아지면서 연금 지출이 보험료 수입을 앞지르는 시점이 3년 앞당겨진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2027년이 오기 전, 연금개혁을 단행하지 못하면 국내 자본시장에 큰 충격이 올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김 교수는 “2027년엔 주식 배당금이나 채권 이자가 있으니, 당장 투자하던 자산을 팔진 않을 것”이라면서도 “다만 향후엔 현금화가 필요한 만큼 자산을 팔게 될 텐데, 이때 위험자산 비중을 올리면 리스크가 커지기 때문에 기금운용 난이도가 높아진다”고 말했다. 이어 “국민연금이 국내 증시에서 주식을 처분할 경우 시장 전반적으로 하락할 가능성이 있고, 국채 역시 국민연금이 빠지면 금리가 올라갈 가능성도 무시하지 못한다”고도 설명했다.

그러면서 “국민연금 기금이 소진되는 2055년까진 시간이 남아있다는 인식이 있는 것 같다. 그러나 실제론 2055년이 아닌 당장 2027년부터 기금은 역마진”이라며 “당장 연금개혁을 하지 않으면 자본시장의 혼란과 그로 인해 발생할 부작용이 연쇄적으로 나타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김은빈 기자 eunbeen1123@kukinews.com

김은빈 기자
eunbeen1123@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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