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와 자동차업계가 시청역 역주행 사고 이후 처음 차량 내 ‘페달 블랙박스’ 설치 등을 논의했다. 차량 급발진·운전자 오조작 여부를 가리는 방안으로 차량 내 페달 블랙박스 설치가 거론되는 가운데 이뤄진 자리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국토부는 지난 12일 현대차·기아 등 국내 주요 완성차업체,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 등 일부 수입차업체,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KAMA),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간담회를 개최했다.

간담회에서 페달 블랙박스 설치를 놓고 결론은 도출되지는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국토부와 자동차업계는 회사별 입장 등을 정리한 뒤 추후 관련 회의를 이어갈 전망이다.

앞서 국토부는 지난해 11월 이후 제조사 등과 7차례 회의를 열고 페달 블랙박스 설치 문제에 대해 의견을 교환해 왔다.

현재 국회에는 차량 내 페달 블랙박스 설치 의무화 내용이 담긴 자동차관리법 개정안이 발의됐다. 다만 국토부는 제조사에 페달 블랙박스 설치를 강제하는 것에는 신중해야 한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박상우 국토부 장관은 지난 10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정책적 차원에서 여러 규제의 문제가 있기에 (페달 블랙박스 설치를) 자발적으로 유도해 나가는 게 우선 옳은 것 같다”며 “강제로 의무화하면 무역 마찰이 일어날 수 있기 때문에 신중해야 한다”고 말한 바 있다.

김건주 기자 gun@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