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 전공의 7707명 모집에 의료계 반발…“의료공백 심화”

하반기 전공의 7707명 모집에 의료계 반발…“의료공백 심화”

110개 병원 전공의 7648명 사직 처리
고려의대 교수들 “깊은 실망”
‘빅6 병원’ 전공의들, 복지부 장관·수련병원장 고소

기사승인 2024-07-19 13:47:39
서울의 한 상급종합병원에서 의료진이 이동하고 있다. 사진=곽경근 대기자

수련병원들이 미복귀 전공의 사직서를 일괄 수리하고 하반기 모집에서 7707명을 뽑기로 한 가운데 의료공백이 심화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왔다. 미복귀 전공의들은 정부와 수련병원장들을 상대로 법적 대응에 나서기로 해 정부와 의료계 간 갈등이 이어질 전망이다.

19일 의료계에 따르면 전공의 일괄 사직 처리를 두고 의과대학 교수들의 반발이 커지고 있다. 고려대의료원 교수 비상대책위원회는 18일 입장문을 내고 “의료대란의 해결책은 전혀 제시하지 않으면서 내부 분열을 유발시키는 보건복지부에 대해 참담함과 분노를 느낀다”고 밝혔다.

복지부가 18일 공개한 ‘수련병원의 전공의 사직 처리 현황 및 하반기 전공의 모집인원 신청 결과’에 따르면 지난 17일까지 전공의를 채용한 151개 병원 중 110개 병원이 사직 처리 결과를 제출했다. 지난 3월 기준 임용 대상자 1만3531명 가운데 7648명(56.5%)이 사직(임용포기 포함) 처리됐다. 인턴의 경우 임용 대상자 3068명 중 2950명(96.2%)이 사직했다. 레지던트는 1만463명 중 4698명(44.9%)이 그만뒀다. 수련병원은 이번 하반기 전공의 모집에서 총 7707명의 모집 인원을 신청한 것으로 집계됐다.

고려대의료원 비대위는 “병원 집행부가 전체 교수들의 뜻에 반한 결정을 한 것에 대해 우리 교수들은 깊은 실망감과 무력감을 느끼며, 자식 같은 전공의들과 학생들을 볼 면목이 없다”며 “전공의들은 이번 정부의 대책에, 또 부화뇌동한 수련병원들에 대해 섭섭함을 토로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몇 년간의 의료공백을 고착화하고 더욱 심화시킬 것”이라고 주장했다.

전국의과대학교수 비상대책위원회(전의비)는 하반기 모집은 ‘전공의 갈라치기’라고 주장했다. 전의비는 지난 18일 총회를 마친 뒤 “정부의 꼼수는 결국 지역의료와 필수의료의 몰락이라는 최악의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정부의 땜질식 정책을 강하게 비판하며, 정상적 의료 시스템을 위해 전공의의 요구를 수용해 줄 것을 촉구하기로 의견을 모았다”고 부연했다.

서울대병원과 세브란스병원, 서울아산병원, 삼성서울병원, 가톨릭중앙의료원, 고려대의료원 등 ‘빅6 병원’을 사직한 전공의 118명은 이날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에 조규홍 복지부 장관과 각 병원장들을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죄로 고소할 예정이다.

이들의 법률대리인인 이병철 법무법인 찬종 변호사는 “(빅6 병원장들은) 전공의들이 7월을 기준으로 사직해야 할 법적 의무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일괄 사직 처리함으로써 전공의들이 정당하게 수련 받을 권리와 직업 선택의 자유를 침해하는 등 권리 행사를 방해했다”며 “전공의들에게 의무 없는 일을 하게 했다”고 고소 이유를 설명했다.

정부의 압박과 병원의 결원 신청에도 전공의들은 하반기 모집 과정에서 꼼짝도 하지 않을 것이라는 게 중론이다. 만약 이번 하반기 모집에도 지원하지 않을 경우 전공의들은 1년 내 수련병원에 취업할 수 없다는 규정 때문에 내년 6월까지는 수련병원에 돌아올 수 없게 된다. 이에 정부는 한 명의 전공의라도 돌아오게 하겠다며 이번 모집에서 권역 제한을 푼 상태다.

신대현 기자 sdh3698@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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