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남,‘예고된’ 왜색 논란 ‘점화’… 청소년 정서 악영향 우려

기사승인 2009-02-03 15:4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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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남,‘예고된’ 왜색 논란 ‘점화’… 청소년 정서 악영향 우려


[쿠키 연예] KBS 2TV 월화극 ‘꽃보다 남자’(이하 꽃남)가 왜색 논란으로 구설수에 오르고 있다.

인터넷 사이트 커뮤니티 및 드라마 시청자 게시판에는 ‘꽃남’의 전반적인 분위기와 인물들의 행동 등을 거론하며 “국내 정서와 맞지 않다” “10대 정서 발전에 악영향을 미치게 될까봐 걱정 된다”는 반응이 올라오고 있다.

‘꽃남’는 상위 1% 재벌가의 고교생들이 평범한 가정에서 자라난 여고생과 만나게 되면서 벌어지는 일들을 통해 사랑과 우정을 깨달아가는 과정을 그려나가고 있다. 하지만 국내 정서와 맞지 않는 드라마 속 설정들이 극의 몰입을 떨어뜨린다는 지적이 잇따라 제기되고 있다.

게다가 드라마 주시청자 층이 4∼18세라는 점에서 ‘꽃남’ 전반에 깔린 왜색의 문제점이 더욱 부각된다. 시청률 조사기관 TNS 미디어 리서치에 따르면 지난 1월26일부터 2월1일까지 ‘꽃남’이 1위를 기록한 시청자층이 4∼12세 어린이와 13∼18세 청소년이었다. 각각 14.6%, 21.4%를 기록, ‘꽃남’이 일주일 동안 가장 높은 시청률을 올렸다. 4∼18세는 정서 형성 과정에 있는 시기라 정서 발달에 악영향을 미치는 드라마 내용은 자제돼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벌써 ‘꽃남’이 국내 중·고교생들 사이에서 인기를 모으면서 주인공들의 일거수일투족을 따라하거나 모방하는 움직임이 광범위하게 확산되고 있다. 특히 ‘꽃남’ 주인공들의 의상에 대한 관심이 높다. 온라인에서는 연일 ‘구준표 의상’ ‘구혜선 교복’ 등 프레피룩(미국 명문 사립고교생들의 클래식한 옷차림)이 인기 검색어로 올라오고 있으며 의류 판매량도 급증했다.


이로 인해 금잔디(구혜선 분)를 비롯해 여고생들의 짧은 교복 치마가 자연스럽게 논란이 되고 있다. 금잔디의 교복치마는 미니스커트 수준을 넘어서 허벅지가 훤히 드러나는 등 보기 민망할 정도로 아슬아슬하다. 이는 일본 여학생들의 교복 스타일을 그대로 차용한 것이다.

서울 합정동에 사는 30대 윤모씨는 “일본 원작 만화와 흡사하게 만들려고 노력한 흔적들이 엿보이나 여학생들의 교복 치마까지 짧게 만들 필요가 있었냐”고 지적했다.

또 방영 초반 일본 집단 따돌림 현상을 연상시키는 이지메도 큰 논란이 됐다. 금잔디는 꽃미남 사총사의 리더 구준표와 관계가 있다는 이유만으로 친구들로부터 구타, 언어폭력, 비난 등을 당하는 장면이 방송됐다. 물론 국내에서도 집단 따돌림 현상이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지만 10대들의 모방 습성을 고려할 때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부천시 중동에 사는 30대 한 시청자는 “어린이나 중·고등학생들이 많이 보는 드라마인데 집단 따돌림 현상을 보고 충동적으로 따라하지 않을까 걱정이 된다”고 말했다.

지난달 27일 방송된 8회 방영분에서 구준표(이민호 분)가 금잔디(구혜선 분)의 집을 찾아가 금잔디 부모에게 머리를 조아리며 부탁하는 장면도 일본식 인사를 연상시킨다며 보기 거북했다는 반응이다.

서울 신림동에 사는 20대 김모씨는 “일본 만화를 원작으로 한 드라마라고 하지만 국내 정서에 반하는 내용이라 보는 내내 심기가 불편했다”고 시청 소감을 말했다.

이외에도 시청자 및 네티즌은 일본 청소년들의 클럽 문화를 연상시키는 장면들과 꽃미남 사총사들의 난폭한 운전 등은 국내 실정과 사뭇 다르다며 비판을 가하고 있다.

사실 ‘꽃남’의 왜색 논란은 예고된 측면이 크다. ‘꽃남’은 가미오 요코의 만화를 드라마로 각색했다. 가미오 요코는 일본 작가라 자국 정서에 뿌리를 두고 만화를 그려냈다. 따라서 원작을 각색해 드라마로 만들다 보니 한국판 ‘꽃남’에도 일본 색채가 은연 중에 깔릴 수 밖에 없다.

드라마 제작사 측은 일본 만화 원작에 충실하면서도 최대한 국내 정서에 맞게 바꾸려고 노력했다고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시청자들의 왜색 비난은 끊이지 않고 있다. 이는 제작 단계부터 예상되었던 논란이었기에 문제를 고스란히 떠안고 갈 수 밖에 없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은주 기자
kimej@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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