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 파는 패스트푸드’ 매장 확대 발목 잡는 이유

기사승인 2016-06-29 00:08:26
- + 인쇄

‘술 파는 패스트푸드’ 매장 확대 발목 잡는 이유맥도날드와 KFC 등 최근 프랜차이즈업계에서는 자사 제품과 주류를 연계해 판매하는 ‘비어페어링’을 선보이고 있다. 가장 먼저 맥도날드가 판교 시그니처 매장에서 맥주를 판매하기 시작했고, KFC도 뒤를 이었다. 간단하게 주류를 즐기는 혼술족의 증가가 원인으로 꼽힌다. 업계에서는 매장의 호응이나 매출 등 확신이 생길 경우 기존 직영점들로 확대할 것으로 보고, 다른 프랜차이즈 업체 역시 비어페어링에 동참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하지만 일부에서는 절차와 세금상의 문제 등의 이유로 아직 시기상조라고 지적하기도 한다.

지난 2월 22일 한국맥도날드는 판교 테크노밸리점에서 시그니처 버거와 맥주 판매를 시작했다. 이미 프랑스와 미국의 맥도날드 매장에서는 맥주를 함께 팔고 있지만 아시아에서는 처음이다. 테크노밸리라는 특성상 IT기업과 벤처기업이 많아 성인인 직장인들이 대부분이기 때문에 주류 판매 테스트매장으로 삼았다는 것이 맥도날드의 설명이다.

관련업계에서는 맥도날드의 ‘테스트매장’ 자체가 확대를 위한 포석이라고 보고 있다. 여의도, 강남, 구로디지털단지 등 판교테크노벨리와 비슷하게 직장인이 밀집한 상권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판교점이 성공적으로 안착한다면 동일한 상권으로 맥주 판매 시그니처 매장을 확대할 것이라는 추측이 논리적인 이유다.

업계 관계자는 “테스트라는 말 자체가 확대를 염두에 두고 있다는 것”이라면서 “가족단위 고객과 미성년자 비율이 낮고 직장인 비율이 높은 상권은 얼마든지 있다”고 말했다.

맥도날드 관계자는 “내부 규정상 매출현황 등에 대해 공개는 어렵지만 소비자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면서 “가족단위 고객이 많은 패스트푸드 특성상 판교점을 제외한 다른 매장으로의 확대는 논의된 바 없다”고 말했다.

다른 패스트푸드 업체에서는 매장신설과 확대에 대해 상황을 주시하는 입장이다. KFC도 지난 17일부터 동대문과 여의도, 사가정, 서초우성, 우장산역점 등 5개 직영점에서 맥주를 판매하고 있지만 매장 확대에 대해서는 선을 그었다.

KFC 관계자는 “맥주 판매 이후 이전 대비 약 10% 방문객이 늘어난 것은 사실이지만 매장확대에 대한 내용은 논의된 바 없다”고 말했다.

패스트푸드점의 경우 대부분 휴게음식점으로 등록돼있어 주류를 판매하기 위해서는 일반음식점으로 업종을 변경한 후 주류판매허가를 받아야 한다. 게다가 일반음식점의 경우 건축물 대장상 ‘제2종 근린생활시설’에만 입점이 가능하기 때문에 휴게음식점이 대부분인 ‘제1종 근린시설’일 경우 건축대장상 용도변경을 해야 한다는 번거로움이 있다.

절차를 마치고 나면 세금이 발목을 잡는다. 주류판매 음식점에서는 판매량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평균 15%의 세금이 더해진다. 전체 매장으로의 확대가 어려운 이유다.

미성년자 고용에 관한 문제도 마찬가지다. 청소년보호법상 주류를 취급하는 매장의 경우 미성년자를 고용할 수 없다. 때문에 맥도날드 판교점의 경우도 직원 전원이 성인이다.

롯데리아는 주류 판매 매장 자체가 어렵다고 말한다. 롯데리아 관계자는 “아직까지 일부 매장은 물론 테스트매장 등 주류판매에 대한 어떤 계획도 없다”면서 “주요 고객층의 평균연령이 낮고 가맹점의 대부분이 휴게음식점으로 등록돼있어 사실상 어려울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조현우 기자 akgn@kukinews.com

 

 

기사모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