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인터뷰] 곽도원 "다음 대통령에게 바라는 것? 헌신이다"

기사승인 2017-04-21 14:5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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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키인터뷰] 곽도원 [쿠키뉴스=이은지 기자] 영화 ‘특별시민’(감독 박인제) 개봉을 앞두고 최근 서울 팔판로의 한 카페에서 만난 배우 곽도원은 “영화보다 현실이 더 다이내믹해서 어떻게 하냐”고 웃었다. 서울시장 선거전을 다룬 영화는 확실히 다이내믹하지만, 5월 대선을 앞둔 관객들에게는 밋밋할수도 있다는 우려가 섞인 미소였다. 뭣보다 이미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를 겪은 관객들이기에 더 그렇다. “심지어 시장 후보 등록일 이틀 남겨 놓고 공약 회의 하는 부분이 영화에 있는데, 지금 현실 상황도 그렇다니까요? 대선 날짜가 20일도 안 남았는데 막 공약이 바뀌는 후보들 있어요.” 현실과 꼭 같은 영화라니. 웃을까 울까 망설여질 지경일 테다.

‘특별시민’에서 곽도원은 서울시장 3선에 도전하는 변종구(최민식)의 선거대책본부장인 국회의원 심혁수 역을 맡았다. 심혁수는 검사 출신의 재선 의원으로, 변종구의 선거를 도우면서도 쉴 새 없이 다른 이해관계를 가진 이들과 변종구 사이에서 줄을 탄다. 그의 변화무쌍한 태세 전환은 ‘아무리 욕망이 강한 사람이어도 이게 가능한가?’싶을 정도다. 누가 봐도 정말 나쁜 사람. 그러나 곽도원은 단순한 악역을 연기하지는 않았다고 털어놨다.

“심혁수가 검사 출신 국회의원이잖아요. 검사가 법을 집행하는 사람이라면 국회의원은 법을 만드는 사람이에요. 저는 연기를 하기 전에 심혁수가 과연 어떤 법을 만들고 싶어 국회의원이 됐을까? 하는 의문에서부터 출발했어요. 처음에는 국회의원이 되면서 하고자 하는 일이 있었을 겁니다. 그러다 바뀐 거죠. 그러면 무엇 때문에 바뀐 걸까요. 이 사람이 왜 갖은 권모술수를 부리면서도 국회의원이 되고, 나아가 당 최고의원이 되고 싶어 하는지 궁금했어요.”

심혁수는 재선 의원이다. 곽도원은 매 총선에서 초선 의원 당선비율에 주목했다. “매번 총선에서 당선되는 초선의원이 60%이상의 비율을 보인대요. 그만큼 한 번 당선됐다가 그만두는 인원도 많다는 거죠. 그 사람들은 왜 그만두는 걸까? 그리고 재선 의원, 3선 의원들은 왜 또 계속 하고싶어할까? 하는 의문을 가지고 심혁수를 만들게 됐어요. 좋은 국회의원들이 현실에 존재하는 것도 알지만, 안 그런 사람들은 그렇다면 대체 왜 그럴까. 그 갈래 중에 심혁수가 있는 겁니다.”

치열한 고민 끝에 만들어낸 캐릭터인 만큼 스크린 속의 곽도원은 보는 사람에게도 현실에서 심혁수가 살아 숨 쉴 것 같은 생동감을 안겨준다. 그렇지만 곽도원은 그 현실감이 오히려 영화에 관객이 진입하기 어려운 장벽이 될 수도 있다고 우려하며 쓴웃음을 지었다.

“지금 대선까지 시일이 얼마 안 남았잖아요. 그래서 뉴스며 길거리에 대선 공보물이 넘쳐나요. 선거 이야기가 지겨운데 돈을 내고 와서 극장에서까지 선거를 지켜볼까? 하는 걱정이 드는 거죠. 최근에 진행된 KBS 대선 토론 보셨어요? 너무 재미있는데, 우리 영화와 너무 비슷한 지엽적 질문만 하니까 속상하기도 하더라고요. 다른 뉴스들도 마구 쏟아지는데, 영화 속 내용과 맞아떨어지는 것들이 한두 개가 아니에요. 영화보다 더한 현실이라는 말이 조금 원망스럽죠.”

“다음 대통령에게 바라는 것이요? 간단해요. 공약을 좀 지켰으면 좋겠어요. 우리는 유명인이지만 스스로의 말에 책임을 가지려고 노력하거든요. 대통령은 정말로 공인이에요. 공공의 이익을 위해 헌신하는 사람. 헌신하는 대통령을 만나고 싶어요.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특별시민’은 오는 26일 개봉한다. 15세가.

onbge@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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