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폭행 폭로' 신유용 “나는 코치의 종이었다”

기사승인 2019-01-15 12:4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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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폭행 폭로' 신유용 “나는 코치의 종이었다”"나는 (코치의) 종이었다."

고교 시절 유도부 코치에게 성폭행 피해 사실을 밝힌 전 유도선수 신유용 씨가 자신이 피해를 당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를 공개했다.

신유용는 15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폭로 이유와 피해 전후 상황 등에 대해 털어놨다.

신유용은 “지난해 별다른 호응을 얻지 못했는데 이번에 다시 말한다고 해서 달라질까 생각했다. 추가 피해자의 일이 조용히 묻히는 것이 안 된다고 생각했다. 2차 피해에 대한 두려움이 있지만 나를 포함해 혹시 있을 많은 피해자들이 용기를 내고 더 나은 환경에서 운동할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이 컸다”며 사실 공개 이유를 밝혔다.

신유용은 코치에 대해 “유독 내게만 예민하게 반응하며 체벌했다”며 “같이 있던 동료들도 나에게만 너무 한다는 이야기를 했다. 몽둥이로 엉덩이를 때려 피멍이 심하게 들고 운동 시간에 목조르기로 기절시켰다고 풀어주는 단계를 반복했다. 운동을 하기 싫을 정도였다”며 피해 상황을 털어놨다.

신유용은 성폭행 사실도 공개했다. “강원도 철원에서 훈련하며 숙박업소를 숙소로 썼다. 운동 시간 전에 코치를 깨우러 갔다가 강제로 입맞춤을 당했다. 이후 어느 날 ‘야간 운동을 쉬게 해주겠다. 방 청소를 하러 와라’고 해서 저녁 식사 후 청소하러 갔다가 성폭행을 당했다”고 말했다.

이어 “(코치가) 문을 다 잠그고 불을 다 끄고 매트리스로 올라오라고 했다. ‘여기서 나가버리면 내가 진짜 이상한 사람이 되겠지 뭔가 나가면 안 되겠지’라는 생각이 들었다”며 “내가 우니깐 코치가 '너 어디 가서 누구한테 말할거야? 말하면 너 유도 인생 끝이야. 너만 끝인 줄 아냐, 나도 끝이다. 우리 같이 끝이니까 같이 한강을 가야 되고 이 나라를 떠야 한다'는 협박을 했다. 그리고 너를 좋아해서 그런 것 같다. 미안하다고 말했다”고 덧붙였다.

이후 신유용은 20여 차례의 성폭행을 더 당했다. 대회 중 성적이 나지 않자 임신을 의심하며 임신 테스트와 산부인과 진료까지 받았다. 결국 신유용은 성폭행 피해 이후 불면증과 무기력증, 우울 등에 시달려 결국 운동을 그만뒀다.

끝으로 그는 “제보 이후에 적절한 보호 조치는 마련되지 않은 채 제보만 받겠다고 하는 건 사실 좀 무책임한 말이라고 생각했다”며 “조용히 묻히는 사건만이 아닌, 폭력이나 성폭력이 정당화되는 체육계가 아닌 쪽으로 방향이 바뀌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김찬홍 기자 kch0949@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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