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는 지금 ‘액상형 전자담배’와 전쟁 중

미국‧캐나다‧한국서 환자 발생…담배 판매금지‧사용자제 권고

기사승인 2019-10-24 04: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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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는 지금 ‘액상형 전자담배’와 전쟁 중

최근 미국에서 ‘액상형 전자담배’ 사용과 관련한 ‘중증 폐손상 및 사망사례’가 보고되자 일부 국가에서는 액상형 전자담배 판매 금지 또는 자제 권고 등의 조치를 취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에서도 유사한 의심사례가 발생하자 보건당국이 사용 중지를 강력히 권고했다.

23일 보건복지부는 “액상형 전자담배로 인한 중증 환자가 국내외에서 발생하고 있다. 이에 따라 유해성 검증이 완료되기 전까지는 액상형 전자담배 사용을 중단할 것을 강력히 권고한다”고 밝혔다.

복지부에 따르면, 우리나라에서는 지난 10월 2일 1건의 폐손상 의심사례가 보고됐다. 이 환자(30세‧남)는 기침, 호흡곤란, 가슴통증 증상을 호소해 입원, 치료 후 현재 퇴원한 상태다.

환자를 직접 검토한 김석찬 가톨릭의대 성모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90일 이내의 액상형 전자담배 사용력이 있고, 흉부영상(CT) 이상 소견과 세균이나 바이러스 감염검사 음성 결과로 미루어 볼 때 액상형 전자담배 사용 관련한 폐손상 의심사례로 보인다”며 “다만, 추가 사례 수집을 통한 역학조사를 실시해 관련성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미국에서 발생한 ‘액상형 전자담배’ 사용 관련 중증 폐손상자는 1479명이다. 사망사례도 33건이나 됐다.

중증 폐손상 환자의 79%는 35세 미만이었고, 18세 미만 환자도 15%를 차지해 젊은 층에서 위해사례가 다수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모든 환자가 액상형 전자담배 사용력을 밝혔고, 이들 중 약 80%는 ‘대마유래 성분’(THC : 대마초 성분 중 환각을 일으키는 주성분)을 함유한 제품을 사용한 것으로 확인됐다. 니코틴만 함유한 제품을 사용한 경우도 일부 있었다.

지금까지 확인된 환자들의 공통 증상은 기침, 호흡곤란, 가슴통증 등 호흡기 이상이었다. 메스꺼움, 구토, 설사 등 소화기 이상 증상과 피로감, 발열, 체중감소와 같은 증상도 일부 보고됐다.

현재까지의 조사 결과, 감염에 의한 것이 아닌 화학적 노출에 의한 것으로 추정되며, 미국 정부는 이번 사례에 대한 원인물질 및 인과관계를 규명하고 있다. 이에 미국 질병관리본부(CDC)는 조사가 완료될 때까지 액상형 전자담배 사용을 자제할 것을 권고하고 있으며, FDA는 사전판매허가를 받지 않은 가향 액상형 전자담배의 판매를 금지하는 계획을 발표하기도 했다.

워싱턴 D.C, 로드아일랜드 등 일부 주정부는 긴급조치로 4개월 동안 담배향을 제외한 가향 액상형 전자담배 또는 모든 액상형 전자담배 판매를 금지하고 있다.

캐나다 보건부 또한 캐나다에서 중증 폐손상 환자 보고 사례가 5건 발생함에 따라 액상형 전자담배 제품 사용을 자제할 것을 권고했다. 또 최근 액상형 전자담배 또는 베이핑 제품을 사용한 경험이 있고, 폐 질환 관련 증상이 있는 경우 즉시 의료진을 방문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이러한 소식에 이스라엘에서는 가향 전자담배 액상 판매를 금지했으며, 인도도 전자담배의 생산‧수입‧판매‧보관을 전면 금지했다. 중국은 인터넷 판매업자에서 일부 제품의 판매를 중단시켰으며 말레이시아는 전자담배 판매 전면 금지를 검토한다는 내용의 정부 대책안을 발표했다.

뉴질랜드와 액상형 전자담배 판매 금지국인 호주도 액상형 전자담배 사용을 자제하는 권고안을 냈다.

유수인 기자 suin92710@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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