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연구진 “클로로퀸, 코로나19 치료 효과 없어”

美 보건당국도 코로나19 치료 지침서 클로로퀸 삭제

기사승인 2020-04-16 10:3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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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연구진 “클로로퀸, 코로나19 치료 효과 없어”

[쿠키뉴스] 한성주 기자 =‘하이드록시클로로퀸’(이하 클로로퀸)이 코로나19 치료 효과가 없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15일 홍콩 매체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프랑스 연구진이 180명 이상의 코로나19 확진자 중 클로로퀸을 처방받은 환자군과 그렇지 않은 환자군을 비교한 결과, 두 환자군의 증상 호전 여부에 차이가 발견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연구에 따르면 입원 시 클로로퀸을 복용한 코로나19 환자 중 20.5%가 중환자실에 들어갔거나 일주일 이내에 사망했다. 그런데 이 약을 복용하지 않은 환자의 중환자실 입원률이나 사망률 또한 22.1%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통계적으로 두 그룹 사이에 차이가 없다고 분석했다.

연구진은 “결론적으로 클로로퀸은 중환자실 입원 확률이나 입원 후 7일 내 사망률을 줄이지 못한다”며 “코로나19로 인한 저산소성 폐렴 환자의 급성 호흡곤란 증후군도 줄이지 못한다”고 밝혔다. 이어 “이러한 결과에 따라 코로나19로 입원한 환자들에게 클로로퀸 사용이 권장되지 않는다”고 전했다. 연구 결과는 의학연구논문 사이트 ‘Medrxiv.org’에 게재됐다.

클로로퀸·하이드록시클로로퀸은 말라리아 원충 감염 예방·치료에 사용되는 약물이다. 이들 약물은 말라리아 외에도 루프스와 류마티스 관절염과 같은 자가면역질환 치료제로 쓰인다. 현재 여러 국가들이 코로나19 환자의 임상 치료에 이들 약물을 활용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하이드록시클로로퀸이 보건복지부로부터 코로나19 치료제로서 요양급여를 인정받았다. 

미국의 경우 지난달 29일 코로나19 환자에 대한 클로로퀸·하이드록시클로로퀸 긴급사용승인(EUA)을 승인했다. EUA는 특정 약품의 대안이 없고, 약품의 잠재적 이익이 잠재적 위험보다 크다고 판단될 때 FDA가 약품의 비상 사용을 허가하는 제도다. 이에 따라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도 코로나19 환자에 대한 클로로퀸 사용 가이드라인을 마련했다. 

그러나 지난 7일 CDC가 코로나19 치료제 가이드라인에서 클로로퀸을 삭제했다고 복수 외신들은 전했다. 클로로퀸 승인을 두고 미국 내 언론과 연구자 집단의 비난이 거세지면서다. 보건당국이 클로로퀸의 안정성과 효과성을 고려하지 않고, 정치적 압력에 따라 사용을 허가했다는 것이 비판의 골자였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브리핑 자리에서 클로로퀸을 ‘게임 체인저’, ‘신의 선물’이라고 언급하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한편,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프랑스 국립의약품청(ANSM)은 프랑스에서 클로로퀸을 투약받은 코로나19 환자 43명에게서 심장발작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CNN은 지난달 27일 미국에서 코로나19를 치료하려고 집에 보관 중이던 클로로퀸을 임의로 복용한 60대 남성이 사망하고, 같은 약을 먹은 부인이 중태에 빠졌다고 보도했다. 

castleowner@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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