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조문정국 속 격변의 정의당, ‘흔들’? ‘단단’?

범여권 ‘탈피’ 천명, 조문거부 선언, 정부여당 비판에 일부 당원, ‘탈당’ 움직임도

기사승인 2020-07-13 03:0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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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순 조문정국 속 격변의 정의당, ‘흔들’? ‘단단’?
최근 정의당이 더불어민주당을 향한 비난수위를 높이며 거리두기에 나서고 있다. 사진=9일 정의당 상무위원회. 연합뉴스

[쿠키뉴스] 오준엽 기자 = 최근 정의당이 ‘범여권’으로 분류되는 것을 거부하는 등 ‘정치색 찾기’에 나서며 내홍에 시달리는 모습이다. 특히 지난 11일 고(故) 박원순 서울시장의 조문을 두고 당내 의견이 엇갈리며 갈등이 격화돼 ‘탈당’ 움직임까지 감지되고 있다.

실제 박 시장의 사망소식이 전해진 후 장혜영·류호정 의원이 “차마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애도할 수 없다”거나 “당신(피해자)이 외롭지 않으면 좋겠다”며 ‘피해자 중심주의’를 내세워 박 시장 조문을 하지 않겠다고 선언하자 이를 비판하며 탈당의사를 밝히는 당원들이 속출했다. 일부는 이미 탈당계를 제출한 것으로 전해진다.

그럼에도 정의당은 노선을 지켜가겠다는 의지를 피력하는 모습이다. 심상정 대표는 12일 박 시장의 빈소에는 모습을 드러냈지만, 조문 후 “피해 호소인에 대한 신상털기나 2차 가해는 절대 하지 말아야 할 일”이라며 “가장 고통스러울 수 있는 분은 피해 호소인”이라는 말을 남기기도 했다.

일련의 모습을 두고 정치권에서는 조국 사태를 기점으로 ‘범여권’으로 묶이며 ‘더불어민주당 2중대’로 인식돼 정당 간 차별성이 희미해졌고, 결과적으로 지난 4·15 총선에서 패배했다는 자기반성에 21대 원 구성과 추가경정예산(추경)안 처리과정에서 철저히 배재된 점이 더해지며 나온 ‘거리두기’로 풀이했다. 다만 그 결과에 대해서는 엇갈린 견해들이 나왔다.

조국 사태 당시 정의당을 탈당한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정의당은) 탈당, 말릴 필요 없다. 원래 민주당에 갈 사람들이 본의 아니게 정의당에 와 있었던 것뿐”이라며 “정의당은 이참에 진보정당으로서 제 색깔을 뚜렷하게 하고, 진보 성향의 당원을 새로 받아들여야 한다”고 당의 변화와 시도를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반면 정혜연 전 정의당 부대표는 전날 “탈당하시겠다는 분들의 글을 보면서 우리 당이 어떻게 이런 지경까지 이르렀는지 참담함을 느낀다”면서 “당의 스피커가 되는 청년 국회의원이 지금의 상황의 원인이라는 것에 더 참담하다”고 당과 당 소속 청년대표들에 대한 실망감을 우려 섞인 말들과 함께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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