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동리포트] 발가락 변형 무지외반증 방치하면 무릎관절 손상 자초

[정동리포트] 발가락 변형 무지외반증 방치하면 무릎관절 손상 자초

기사승인 2020-10-04 10:3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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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치하면 합병증으로 퇴행성관절염…무지외반증 초기치료 중요
#글// 김창우 정동병원 병원장(정형외과 전문의)

[정동리포트] 발가락 변형 무지외반증 방치하면 무릎관절 손상 자초
일상생활 중 가장 많이 사용하지만 관리에 소홀하기 쉬운 부위인 발에는 다양한 원인으로 인해 여러 가지 질병이 생기기 쉽다. 특히 의외로 많은 사람들이 무지외반증으로 고생하는 것을 볼 수 있다. 

무지외반증은 흔하게 발생하는 족부 변형 중 하나로 엄지발가락이 안쪽으로 휘는 질환이다. 40대 이상 중년 여성이 전체 환자의 약 80%를 차지할 정도로 여성에게 많이 발병하는 질환으로 앞이 좁고, 굽이 높은 하이힐의 잦은 착용이 가장 큰 원인으로 지목된다. 

이런 후천적인 영향 외에도 선천적인 요인으로 발병하거나 과도하게 발이 유연하고, 평발인 경우에도 발병한다. 류마티스 관절염의 합병증으로 생기는 경우도 있으며, 대부분 양 발에 모두 발병하는 것이 특징이다. 

발병 초기에는 외형적 변화가 느껴지더라도 특별한 통증이 없지만 시간이 지나면 휘어진 엄지발가락 돌출 부위가 쓰리고 아프다. 또한, 엄지발가락 돌출 부위에 염증이 생기거나 물집, 굳은 살 등이 발생한다. 나중에는 신발을 신기 힘들 정도로 통증이 심해지고, 심각한 경우 엄지발가락뿐만 아니라 검지, 중지 발가락까지 변형이 온다.

앞이 좁고, 굽이 높은 하이힐 착용 등 후천적 원인 때문에 무지외반증이 발병했다면 평소 생활 습관을 개선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따라서 발이 넓고, 잘 늘어나는 편한 신발을 착용해야 하며, 이런 생활 습관 변화만으로도 통증을 줄이고, 증상 악화를 막을 수 있다. 엄지발가락의 돌출 부위 및 2, 3번째 발가락에 자극이 가지 않도록 신발 안에 교정 안창을 넣는 것도 도움이 된다. 

후천적 원인이 아닌 경우에는 생활 습관이 올바르더라도 증상이 지속적으로 악화될 수 있다. 이때 주사 치료, 물리 치료, 운동 치료 등 비수술적 치료를 통해 통증을 줄이고, 증상이 악화되는 것을 막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 하지만 이미 변형된 발을 원래대로 되돌리기 위해서는 뼈의 정렬을 다시 맞춰야하기 때문에 수술적 치료가 필요하다.

무지외반증은 수술적 치료를 필요로 하는 질환은 아니지만 통증 정도가 심해 일반적인 보행이나 일상생활이 어려운 경우, 외적 변형으로 정신적 스트레스가 심한 경우 뼈를 절골해 정렬을 바로 하는 절골술을 시행한다. 

절골술은 절골하는 뼈의 위치에 따라 중족골 원위 절골술, 근위 절골술로 구분되는데, 근위 절골술은 교정 각도가 커 휘어진 각도가 심각한 경우 많이 활용된다. 뿐만 아니라 뼈를 절골하는 방법에 따라 갈매기 절골술(chevron osteotomy), 쐐기 절골술(akin osteotomy), 스칼프 절골술(scarf ostetomy) 등으로 나눠지고, 각 절골법마다 장단점이 있다. 

어떤 종류의 절골술을 시행할지는 환자의 나이나 상태, 직업, 발가락의 휘어진 각도나 다른 뼈의 정렬 등을 모두 철저하게 고려한 후 결정해야 한다. 또한, 상황에 따라 두 개 이상의 절골법을 활용해 무지외반증 수술을 하기도 한다. 

무지외반증은 질환 자체도 문제가 되지만 엄지발가락이 옆으로 휘어 관절에 비정상적인 힘을 가함으로써 퇴행성관절염과 같은 합병증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엄지발가락이 지지해야 할 발바닥 압력이 2, 3번째 발가락으로 옮겨가면서 발바닥에 굳은살이 생기기도 한다. 또한, 발가락 뼈 사이의 신경이 붓고, 통증이 발생하는 지간신경종이 합병증으로 나타나기도 한다. 무지외반증이 의심되면 치료를 미루지 말고, 바로 치료를 시작해 합병증을 예방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기사모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