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년, 국토부 ‘가덕도 신공항 예산 증액’ 거부에 “X자식들…차관 불러와” 고함

기사승인 2020-11-06 17:58: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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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년, 국토부 ‘가덕도 신공항 예산 증액’ 거부에 “X자식들…차관 불러와” 고함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사진=쿠키뉴스 DB
[쿠키뉴스] 김희란 인턴기자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국토교통부에 요청한 ‘가덕도 신공항 검증 용역 예산 20억원 증액’건이 거부되자 “X자식들, 국토부 2차관 들어오라 해”라고 소리치며 분노했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민주당 의원들이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에게 해당건을 요청하자 그는 “김해 신공항이 부적절하다는 결론이 나오기도 전에 특정 지역을 정하고 적정성을 검토하는 것은 법적 절차가 맞지 않는다”며 단칼에 거절했다. 이같은 소식이 김 원내대표에 전해지자 그는 욕설을 퍼부으며 격분한 것이다.

부산 가덕도는 현재 동남권 신공항의 타당성 검증이 진행 중인 경남 김해의 대체 후보지로 거론되는 곳이다. 민주당은 내년 4월 치러지는 부산시장 선거를 위해 가덕도 신공항에 공을 들이는 중이다. 이낙연 민주당 대표는 지난 4일 부산에서 열린 ‘부산 울산 경남 현장 최고위원회의 및 예산정책협의회’에서 “국회 국토위에서 가덕도 신공항 적정성 조사 용역비를 예산에 반영하자는 제안이 나왔다”며 “예산 신설이 이뤄질 것이라 기대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러나 김 장관의 입장은 견고하다. 김 장관은 가덕도 신공항 용역비 예산 증액에 대해 “국회가 절차를 끝내서 국토부에 건너뛰도록 결정하면 우리가 따라갈 수 있다”면서도 “그런 절차 없이 국토부에 ‘그냥 이렇게 해’라고 하면 저야 정치인 출신이니 ‘예, 그러겠습니다’ 하겠지만, 공무원들은 못 한다”고 선을 그었다.

현재 김해 신공항은 국무총리실에서 적정성 평가가 진행 중이다. 국무총리실은 이르면 다음 주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국토부는 전날인 5일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서 증액된 가덕도 신공항 용역 예산이 부적절하다는 의견을 냈다.

완강한 김 장관을 향해 여당 의원들은 일제히 항의했다. 김교흥 민주당 의원은 “국회 얘기는 가덕도 신공항 적정성도 검토를 한번 하자는 것”이라며 “정부가 동의를 못 하니 다시 증액을 요청한다”고 말했다. 김회재 민주당 의원 역시 “가덕도 용역이 어렵다면 일단 20억원을 증액하라”며 “용역비는 쓸 수 있는 것 아니냐”고 반발했다.

이에 김 장관은 “김해 신공항 결론이 나지 않은 상태에서 용역비를 (편성)하는 것에 동의하기 어렵다”며 재차 반박했다. 김 장관이 물러서지 않자 진선미 국토위 위원장은 회의를 중단시키기도 했다.

김 장관과 민주당 의원들의 의견 충돌이 김 원내대표 귀에 들어가자 그는 “X자식들, 국토부 2차관 들어오라 해”라며 분노했다. 민주당 핵심 관계자는 “김 원내대표가 이렇게 격분한 것은 처음봤다”고 전했다.

결국 이날 정책연구 사업비에 20억원이 추가 증액되는 방식으로 결정됐다. 사실상 여당의 뜻대로 가덕도 신공항 용역 예산이 확보된 것이다.

그러나 김 장관은 “김해 신공항이 부적절하다는 결론이 나오면 그간 모든 행정절차가 무효화되고 그때는 수요조사부터 원점 검토를 해야 한다”며 여전히 회의적인 입장을 내놨다.

heerank@kukinews.com 기사모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