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비 엇갈린 중후장대…3분기 화학·철강 ‘선방’ 정유 ‘울상’

정유‧철강 등 국가 기간산업...팬데믹에 엇갈린 실적

기사승인 2020-12-15 01:1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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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비 엇갈린 중후장대…3분기 화학·철강 ‘선방’ 정유 ‘울상’
▲현대오일뱅크 대산공장 전경(사진=현대오일뱅크 제공)
[쿠키뉴스] 임중권 기자 =국내 중후장대 업계가 지난 3분기(7~9월) 엇갈린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장기화된 코로나 팬데믹에 천수답 산업인 정유업종은 고전을 면치 못했지만, 화학과 철강 산업은 고부가 제품 판매 등에 힘입어 선방한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정유사인 SK이노베이션과 에쓰오일, 현대오일뱅크 등은 시장 기대치에 못미치는 3분기 실적을 기록했다.

지난 분기 SK이노베이션은 290억원, 에쓰오일은 93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흑자를 기록한 현대오일뱅크도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크게 하락한 352억원의 영업익을 기록했다.

3분기 부진한 실적의 원인은 지난해부터 이어진 미중 무역갈등과 코로나19 여파로 정제마진이 악화된 탓이다. 올 상반기 정제마진은 대부분 마이너스대를 기록했다.

정제마진은 최종 석유제품인 휘발유·경유·나프타 등의 가격에서 원유의 가격과 운임·정제 비용 등 원료비를 제외한 값이다. 이 지표가 높아질수록 정유사의 수익도 높아진다.

국내 정유사들의 정제마진 손익분기점은 4~5달러 수준이다. 현재까지 정제마진이 손익분기점에 못 미쳤고, 정유사들이 석유제품을 생산할수록 손해를 봤다는 의미다.

4분기 전망도 녹록지 않다. 각국 정부가 코로나발 경제 타격을 완화하기 위해 경기 부양정책을 진행하고 있지만, 지구촌 팬데믹이 재확산되며 국내외 석유수요 회복은 더딘 상황이다.

희비 엇갈린 중후장대…3분기 화학·철강 ‘선방’ 정유 ‘울상’
▲롯데케미칼 울산공장(사진=쿠키뉴스DB)
화학업계는 흡족한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전통화학사인 롯데케미칼은 코로나 팬데믹에도 주요 제품 수요 회복에 힘입어 선방한 실적을 거뒀다.

롯데케미칼은 3분기 매출액 3조455억원, 영업이익 1938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액은 전분기 대비 13.5%, 영업이익은 489% 증가했다.

같은 기간 한화솔루션도 올해 1월 합병한 이후 처음으로 3개 부문 모두 흑자를 기록했다. 회사의 전체 영업이익률도 2009년 이후 최대인 9.6%로 견조한 성장세를 이어갔다.

특히 케미칼 부문은 전년 동기 대비 영업이익이 66.8% 증가한 1588억원을 기록했다.

화학업계 관계자는 “4분기 글로벌 경기 회복 및 언택트 추세에 따라 가전 및 생활용품 수요가 확대되며 견조한 실적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희비 엇갈린 중후장대…3분기 화학·철강 ‘선방’ 정유 ‘울상’
▲열연 제조공정 중 이동하는 슬라브의 모습(사진=포스코 제공)
‘산업의 쌀’을 생산하는 철강업계도 호실적을 거뒀다.

포스코는 3분기 연결기준 매출 14조2612억원, 영업이익 6667억원, 순이익 5140억원을 기록했다.

철강 부문의 생산과 판매량이 코로나 이전 수준으로 회복하면서 고정비 부담이 감소됐다.

철광석 가격 상승에도 석탄 가격 하락, 내부의 극한적인 원가절감 노력으로 수익성이 대폭 개선됐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업계 2위 현대제철도 흑자를 기록했다. 지난 분기 연결 기준 매출액 4조4616억원, 영업이익 334억원을 달성했다.

현대제철은 “지난 분기 사업 구조조정으로 인한 외형 축소와 계절적 비수기, 코로나19 팬데믹 영향이 있었다”며 “다만 고부가가치 제품 판매 및 해외법인 가동률 회복, 강도 높은 원가절감 등을 통해 흑자를 달성했다”고 전했다.

희비 엇갈린 중후장대…3분기 화학·철강 ‘선방’ 정유 ‘울상’
▲현대중공업이 건조한 LNG운반선의 시운전 모습(사진=현대중공업그룹 제공)
글로벌 1위인 조선업계(현대중공업 그룹‧삼성중공업‧대우조선해양)는 팬데믹에 따른 불확실성에 다소 주춤한 성적을 거뒀다.

현대중공업그룹의 조선 부문 중간지주사인 한국조선해양은 최근 공시를 통해 3분기 연결기준 매출 3조4598억원, 영업이익 407억원을 기록했다.

조업일수 감소와 환율 하락 등의 영향으로 매출은 전 분기 3조9255억원 대비 11.9% 감소했다. 다만 원가절감 노력 등에 힘입어 흑자를 유지했다.

대우조선해양은 3분기 매출액 1조4414억원, 영업익 336억원, 당기순손실 292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약 26% 감소했고,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반면 업계 2위 삼성중공업은 적자 폭을 대폭 줄이며 자금수지 개선에 성공했다. 3분기 매출 1조6769억원, 영업이익 적자 134억원을 기록했다.

지난 분기 영업익은 적자 134억원으로 직전분기 적자 7077억원 대비 적자 폭이 크게 줄었다. 올해 2분기의 경우 드릴십 감액손실 등 대규모 일회성 손실이 발생했지만 지난 분기는 ▲해양 프로젝트 추가 정산(change order) 확보 ▲자재비 절감 효과 등 일회성 이익이 반영된 결과다.

한편 코로나로 인한 올해 수주 감소 여파가 향후 영향을 미칠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 조선업의 특성상 수주실적이 1~2년 후 매출에 반영되기 때문이다. 업계 전문가는 “선주사들이 코로나로 인한 불확실성 탓에 선박 발주를 주저했다”며 “업계가 경기침체에 맞서 막판 일감확보에 총력을 기울이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im9181@kukinews.com 기사모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