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공무원들, 예산 남용해 방한복·등산화 사들여도 ‘주의’ 조치만

기사승인 2020-12-16 09:2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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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공무원들, 예산 남용해 방한복·등산화 사들여도 ‘주의’ 조치만
▲서울 한강 시민공원. 사진=박태현 기자
[쿠키뉴스] 김희란 인턴기자 =서울시와 산하 기관 일부 부서가 시설부대비 집행과 관련해 예산을 남용해 부서 전체 직원에게 방한복 등을 지급한 사실이 드러났다.

16일 서울시에 따르면 지난달 ‘2019 지방자치단체 대행감사 결과’, 시 본청, 도시기반시설본부, 한강사업본부에서 시설부대비로 공사감독관이 아닌 공무원에게 피복이 지급됐다. 이는 현장감독 공무원에게만 피복을 지급하도록 하는 규정을 지키지 않은 것이다.

서울시 감사위원회는 감사원 요청으로 지난해 11월부터 2개월간 최근 3년간 감사원 지적사항 중 유사·반복적으로 발생하는 사항을 대상으로 점검을 진행했다.

감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 2018년 시 도시계획국 도시관리과는 소외·낙후지역 도시경관개선사업 관련 시설부대비로 피복비를 490만원을 집행하면서 2회에 걸쳐 부서 직원 전체를 대상으로 방한복 28벌을 지급한 사실이 드러났다.

‘지방자치단체 세출예산 집행기준’에 따르면 시설부대비로 피복비 등을 집행할 때 피복 지급 대상은 감독공무원으로 지정된 직원으로 제한된다. 그러나 도시관리과는 현장 감독공무원이 아닌 직원에게도 방한복을 지급한 것이다. 지난해에는 경관사업 현장활동용으로 트레킹화를 8켤례(200만원 상당) 구매해 감독공무원이 아닌 직원에게도 지급했다.

푸른도시국 산지방재과 역시 지난해 시설부대비 297만원으로 등산과 11켤레를 구매해 부서 전체 직원 11명에게 일괄 지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푸른도시국 조경과는 지난 2016년부터 2018년까지 총 14개 사업에서 시설부대비로 피복비를 집행하면서 현장 감독공무원이 아닌 직원을 포함해 부서 전체 직원에게 근무복을 지급했다. 지급된 피복 가운데는 티셔츠, 바지, 방풍재킷, 운동화 등 공사감독과 관련이 없는 일상복도 포함됐다.

이 밖에도 업무와 관련 없는 직원에게 피복을 지급하는 등 ‘피복비 집행 부적정’으로 지적을 받은 부서도 11곳에 이른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관련자들에게는 행정처분인 ‘주의’ 조치만 내려졌다.

heerank@kukinews.com 기사모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