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3사 주총 마무리...'지배구조 개편' 초점 

SKT, AI 컴퍼니...지배구조 개편 공언
KT, '디지코' 강화...디지털물류·헬스케어 진출
LG유플러스, 황현식 신임 대표 선임

기사승인 2021-03-30 05:0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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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신3사 주총 마무리...'지배구조 개편' 초점 
통신 3사 수장들. 왼쪽부터 박정호 SK텔레콤 CEO, 구현모 KT 대표, 황현식 LG유플러스 대표. /제공=각사 

[쿠키뉴스] 구현화 기자 = 통신3사 주주총회가 마무리됐다. 전반적으로 각사들의 지배구조 변화가 두드러졌다. 정관에 신사업을 추가하는 등 전반적인 사업상의 변화도 눈에 띈다. 

박정호 SK텔레콤 대표는 25일 열린 37기 주주총회에서 올해 SKT의 변화 방향으로 'AI 컴퍼니로 트랜스포메이션'과 ‘글로벌 수준 거버넌스 확립'을 제시했다. 박 CEO는 각 사업부 별 성장 방향성을 설명하면서 5대 사업부를 기반으로 New ICT 포트폴리오를 성장시켜 주주 가치를 극대화하겠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지배구조 개편에 대한 의견도 내놨다. 박 CEO는 주주 질문에 답하는 과정에서 "회사 시가총액이 포트폴리오를 충분히 담아내지 못하고 있다"며 "지배구조를 개편해야 한다고 오래전부터 고민했고, 올해 반드시 시행하겠다"며서 연내 지배구조 개편을 공언했다. 

실제로 SK텔레콤은 지주회사의 자회사 지분 보유 비율이 현행 20%에서 30%로 높아지는 공정거래법 시행을 앞두고 SK하이닉스의 지분을 사들여야 하는 입장에 놓였다. SK그룹은 SK㈜가 SK텔레콤을 통해 SK하이닉스를 손자회사로 두고 있는 구조인데, 현재 SK텔레콤이 가진 SK하이닉스 지분은 20.1%다. 

시장에서는 SK텔레콤이 이동통신사업을 영위하는 존속회사와 신사업을 포함한 투자회사(중간지주회사)로 나뉘고, 이후 중간지주회사가 SK㈜와 합병하는 형태로 전망하고 있다. 

최관순 SK증권 연구원은 "SK텔레콤은 지난 25일 주주총회를 통해 지배구조 개편이 임박했음을 발표했는데, 중간지주회사 설립을 통한 기업가치 제고에 그 목적이 있다"라고 평가했다. 이어 최 연구원은 "방법은 확정되지 않았으나 인적분할이 유력하며 상반기 내 빠르게 추진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특히 인적분할을 통한 중간지주회사 설립 시 SK텔레콤이 보유하고 있는 자회사 가치가 높아질 수 있다. 원스토어와 ADT캡스, SK브로드밴드, 11번가, 웨이브, 티맵모빌리티 등 SK텔레콤 자회사의 적정가치를 시장에서 인정받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박정호 COE는 주총에서 "구체적인 계획이 확정되는 대로 상반기 내 내용을 전달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시장에서는 4~5월경에는 구체적인 내용을 알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외에도 SK텔레콤은 ▲제37기 재무제표 승인 ▲정관 일부 변경 ▲주식매수선택권 부여 ▲유영상 MNO대표 사내이사 선임 ▲윤영민 사외이사 선임 ▲이사 보수한도 승인 등을 원안대로 의결했다. 현금배당액은 지난해 8월 지급된 중간배당금 1000원을 포함한 주당 1만원으로 확정됐다.

KT도 올해 디지코(Digico) 확장과 사업 포트폴리오 재편에 박차를 가한다. 디지코란 통신에서 벗어나 디지털 중심의 A·B·C(AI·빅데이터·클라우드) 사업이 주가 되는 회사로 구현모 대표가 취임 이후 줄곧 강조해온 개념이다.  

구현모 대표는 39기 주주총회에서 "올해는 본격적인 디지코 관련 사업 확장과 사업 포트폴리오 재편으로 기업가치를 한층 더 끌어올리는 데 힘쓸 것"이라고 강조했다.

KT는 이날 디지털 물류사업을 위한 '화물운송업 및 화물운송주선업'과 빅데이터·클라우드 기반의 바이오 정보사업을 추진하기 위한 '의료기기의 제작 및 판매업' 등 2개를 회사 정관의 목적사업으로 추가했다. 사내이사로는 강국현 KT커스터머부문장을 선임했다. 

KT는 주주총회를 앞두고 스튜디오지니를 론칭, 스토리위즈의 지적재산권(IP)을 활용한 콘텐츠 투자·제작·유통을 본격화하기도 했다. 웹툰·웹소설 플랫폼인 스토리위즈에서 만든 콘텐츠는 skyTV와 올레tv, 스카이라이프 등 KT그룹 플랫폼에서 1,2차 판권과 시즌 등을 통한 국내외 후속 판권 유통이 가능하다. 

특히 스튜디오지니는 콘텐츠 수익뿐 아니라 IP자산까지 제작사와 공유하며 상생 시스템을 강화하기로 했다. 앞서 출범한 KT엔터프라이즈에 이어 기업부문·미디어 부문을 강화하면서 웨이브나 티빙, 넷플릭스 등과 정면승부가 예상된다. 

KT는 주총에서 ▲39기 재무제표 승인 ▲정관 일부 변경 ▲이사 선임 ▲사외이사 선임 ▲이사 보수한도 승인 등을 원안대로 의결했다. KT 배당금은 전년 대비 주당 250원 늘어난 1350원으로 확정됐다. 배당금은 다음달 27일부터 지급한다.

LG유플러스는 주주총회에서 하현회 부회장 후임으로 황현식 대표를 사내이사로 신규 선임하고, 이사회를 거쳐 대표이사로 공식 임명했다. 

새로운 LG유플러스의 수장이 된 황현식 사장은 "올해 질적 성장이 가능한 사업구조를 확립하고 새로운 성장 재원을 만드는데 주력할 계획"이라며 "콘텐츠·솔루션 사업은 고객가치 개선에 집중해 수익성을 개선하고, 추가 재원은 미래 성장 동력 확보와 주주 환원에 기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황 사장은 소비자를 대상으로 하는 B2C 영역과 엔터프라이즈(B2B) 양 부문에서 가능성을 타진할 것임을 밝혔다. 

황현식 사장은 "새로운 성장동력 확보를 위해 B2C 영역에서는 광고·데이터·구독형 서비스 등에서 가능성을 타진하고 B2B에서는 스마트팩토리·스마트모빌리티·뉴딜사업 등에서 최적의 솔루션을 확보해 경쟁력을 높일 것"이라고 말했다. 

올 한해 목표로 제시한 ‘찐팬’ 확보 의지도 재차 드러냈다. 황 사장은 “전 임직원이 뼛속까지 고객 중심을 앞장서 실천함으로써 당사의 상품과 서비스에 만족해 열광하고 이를 주변에 적극적으로 알리는 ‘찐팬’ 고객을 확보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피력했다.

LG유플러스는 또한 주총에서 ▲황현식 사내이사 신규 선임 ▲권영수 비상무이사 재선임 ▲사외이사 2명 선임 ▲감사위원회 위원이 되는 사외이사 선임 ▲감사위원회 의원 2명 선임 등의 원안을 통과시켰다. 별도 기준 배당 성향은 43.4%로 전년(39.2%) 대비 증가했고, 주당 배당금 역시 전년에 비해 50원 늘어난 450원으로 확정됐다.

통신3사는 이번 주주총회에서 ESG(환경‧사회‧지배구조)경영도 강화를 천명하기도 했다. ESG경영이란 기업의 비재무적 요소인 환경·사회·지배구조를 의미한다. 기업의 투명성을 높여 지속가능성을 높이는 요소들이다. 

SK텔레콤은 이사회 산하 위원회를 4개로 재편했다. 4대 위원회는 ▲미래전략위원회(중장기 방향성) ▲인사보상위원회(미래 경영자 육성) ▲감사위원회(공정하고 투명한 기업 운영) ▲ESG위원회(ESG 경영활동 제고)로 구성됐다. 특히 기존의 기업시민위원회에서 확대 개편된 ESG위원회는 환경·사회·거버넌스와 관련해 SK텔레콤의 역할을 강화하게 된다.

KT도 사외이사로 ESG 분야에 높은 전문성을 보유하고 지난 3년간 성과와 역량이 검증된 이강철 이사를 재선임했다. 감사위원회 위원이 되는 사외이사로는 경제정책 분야 최고 전문가인 김대유 이사를 선임했다.

LG유플러스는 제현주 옐로우독 대표를 사외이사로 내정했다. ESG 관련 전문성을 바탕으로 사회적 문제 해결을 돕는 스타트업 투자 경험 등을 통해 기술· 산업에 대한 자문 역할을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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