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림트의 ‘키스’…의학의 관점에서 해부하다 外 [병원소식]

기사승인 2021-12-22 10:1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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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림트의 ‘키스’…의학의 관점에서 해부하다 外 [병원소식]

클림트의 ‘키스’…의학의 관점에서 해부하다= 20세기 최고 걸작 중 하나로 꼽히며 한국인이 가장 사랑하는 그림 중 하나인 구스타프 클림트(1862~1918)의 <키스>를 의학자의 관점에서 새롭게 분석한 연구 논문이 미국의학협회저널(JAMA)에 실렸다. 

22일 유임주 고려대학교 의과대학 해부학교실 교수 연구팀(김대현 교수, 박현미 교수)는 <키스>에 그려진 문양과 상징들을 의학 문헌들과 비교 분석한 결과, 당대에 인류가 꾸준한 연구를 통해 알게 된 인간 발생의 신비를 예술적으로 표현한 작품이라는 사실을 113년 만에 세계 최초로 밝혀냈다.

연구팀은 클림트의 <키스> 속에 표현된 인간 발생의 장면들을 다음과 같이 해석했다. 남자의 옷에는 흑백으로 강인한 느낌을 주는 직사각형이 남성의 상징으로 표현되고 있고, 고해상도 현미경으로 관찰한 정자의 목 부분을 도식화해 그림을 표현하고 있다(A). 여자의 옷을 살펴보면 계란처럼 둥글게 표현된 난자가 다수 배치돼 있고, 그 사이를 살펴보면 머리와 유영하는 듯한 꼬리가 있는 수많은 정자를 볼 수 있다. 여기에 난자와 정자가 만나 수정되는 그 순간을 포착해 단 하나의 난자막을 오렌지색으로 그렸다(B). 클림트는 당시 의학자들이 막 밝혀낸 ‘일단 난자가 수정되면 막의 변화를 일으켜 더 이상의 정자가 수정되지 않게 하는 현상’(B2)을 그림(B)으로 표현한 것이다.

또 수정란이 세포분열을 해 2,4,8세포기(C)로 분화하고 12~32개의 분할 알갱이로 구성된 뽕나무 열매처럼 생긴 오디배(D)로 발달하는 모습을 여러 개의 원형으로 구성된 세포 집단으로 표현해 당시까지 알게 된 인간 발생 첫 3일간의 이벤트를 <키스> 속에 녹여낸 것으로 설명했다.

이 해석은 <키스>가 탄생한 시기, 1900년 전후 시대의 의학의 역사와도 관련이 깊다. 19세기부터 현미경 광학기술은 비약적으로 발전했는데, 클림트가 활동했던 1900년 전후는 17세기에 발명된 현미경이 현대 수준의 기술에 도달해 세포 및 세균 미세 구조를 이해하기 시작한 시기였고 덕분에 발생학 연구에서도 커다란 성취가 있었다.

또 클림트가 머물던 오스트리아 비엔나에는 유럽의 어느 다른 대도시보다 예술가, 작가, 과학자, 의사 등 전문가들의 격의 없는 만남과 토론의 공간을 제공했던 ‘살롱 문화’가 발달해 있었다. 클림트는 비엔나 의대 해부학 교수의 부인인 베르타 주커칸들이 운영하는 살롱을 출입하면서 자연스럽게 주커칸들 교수와 친목이 있었으며, 당시의 문화예술인들을 위해 인체에 대한 강의를 요청해 해부학 실습실을 견학하기도 했다.

이때 주커칸들 교수는 당시 유럽을 휩쓸었던 찰스 다윈의 진화론과 독일어 문화권의 다윈으로 여겨지는 사도 에른스트 헤켈의 사상과 세포 그림들을 클림트에게 소개했다. 연구팀은 <키스> 속의 발생학적 도상들이 헤켈의 책에 있는 그림들을 참고한 것임을 제시했다. <키스>는 두 연인의 황홀한 사랑을 표현한 작품이자, 캔버스 안 두 주인공들의 옷감 속에 생명 탄생이라는 가장 근원적인 생물학적 진실을 상징하는 아이콘들을 짜넣어 예술과 의학이 자연스럽게 어우러지게 한 걸작이라고 표현했다.

연구책임자 유임주 교수는 “클림트가 일생을 통해 추구했던 큰 주제 중 하나는 생로병사로 이어지는 인간의 삶의 주기였으며, 이런 관점에서 <키스>는 클림트가 인생을 주제로 구성한 작품 포트폴리오의 제1장에 해당된다고 볼 수 있다”라면서 “문화사적인 측면에서도 과학의 발전이 문화 곳곳에 큰 영향을 끼친 20세기 벽두의 대표 사례로 주목해 볼 만하며, 융합이 강조되는 4차 산업시대의 현대인들과 학생들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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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림대동탄성심병원, 주한미군 출산 25주 초미숙아 건강히 치료= 한림대학교동탄성심병원은 지난 16일 주한미군 부부에게서 임신 25주 1일에 태어난 초미숙아(여)를 건강히 치료해 퇴원시켰다고 22일 밝혔다. 

산모는 지난 9월 10일 양수가 거의 남지 않은 상태에서 응급으로 제왕절개 수술을 받고 아이를 출산했다. 출산 당시 아이의 몸무게는 720g이었으며, 폐가 거의 자라지 못해 자가호흡이 불가능한 상태로 신생아중환자실에서 즉시 심폐소생술이 이뤄졌다.

최서희 소아청소년과(신생아학) 교수를 비롯한 신생아중환자실팀은 여러 가지 약물치료와 보존적 치료를 하며 매일 정성으로 아이를 돌봤다. 이와 함께 흉부외과․안과․재활의학과의 협진도 신속히 이뤄졌다. 대동맥과 폐동맥의 연결 혈관인 동맥관이 출생 직후에도 닫히지 않고 계속 열려 있어 흉부외과에서 이를 묶는 동맥관결찰술을 시행했다. 안과에서도 정확한 진료로 흉터가 남을 수 있는 레이저 치료 없이 미숙아망막병증을 예방할 수 있었다. 재활의학과에서는 미숙아 성장발달과 연하발달을 위해 꾸준한 작업치료와 물리치료를 시행해 성공적으로 수유가 진행됐고 정상적인 발달을 유도할 수 있었다.

아기는 생후 40일까지 혼자서 먹고 소화시키는 것이 불가능했는데, 이에 신생아중환자실 의료진은 산모에게 모유수유를 권장했다. 산모는 당시 아기가 유일하게 먹을 수 있었던 모유를 신생아중환자실로 매일 전달했고, 아기가 건강을 찾는데 큰 도움이 됐다.

최 교수는 “낯선 곳에서 미숙아를 출산한 주한미군 부모는 처음에는 의료진에 대한 걱정이 많았지만 점점 건강을 회복하는 아이를 보며 안심하고 의료진을 믿게 됐다”며 “문화적 차이 등으로 인해 부모에게 아이의 상태를 설명하는 데 어려움이 있어서 그림을 그려가며 이해를 돕는 등 부모를 안심시킬 수 있도록 신생아중환자실 모든 의료진이 팀워크를 발휘하며 최선을 다했다”고 설명했다.

아기는 현역 군인인 부부가 본토로 발령남에 따라 입원 98일째인 12월 16일 미국 병원으로 전원됐다. 퇴원일까지 신생아중환자실에서 패혈증 예방 등 세심한 치료를 받은 아기는 신경학적 합병증 없이 몸무게 2510g으로 건강히 퇴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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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도무이완증 영아’ 포엠 수술 성공…세계 최초= 조주영 차 의과학대학교 강남차병원 소화기병센터장은 세계 최초로 식도무이완증을 앓고 있는 1년 7개월된 영아를 내시경으로 치료하는 ‘포엠(POEM, Per-Oral Endoscopic Esophagomyotomy : 내시경 식도 근절개술)’ 시술에 성공했다고 22일 밝혔다. 

이 영아는 출생 후부터 구토와 삼킴장애로 타 대학병원에서 식도협착 의증으로 진단받았다. 하지만 지속적인 구토로 지난 10월 조 센터장에게 위내시경, 식도조영술 검사를 받은 결과 ‘식도무이완증’으로 진단받았다. 조 센터장은 완치를 목적으로 개복 없이 내시경을 통해 시술할 수 있는 포엠 수술 계획을 세웠다.

조 센터장은 내시경으로 식도무이완증의 원인이 되는 식도의 근육층을 절개해 하부식도의 이완장애를 개선하는 시술을 마쳤다. 성공적으로 시술을 받은 영아는 현재 분유 수유를 원활하게 하고 구토 증상이 없이 건강하게 일상생활을 하고 있다.

조 센터장은 “이번 시술은 주로 30~60세 이상 성인에게 발병률을 보이는 식도무이완증 환자가 아닌 어린 영아에게도 발병할 수 있고 이를 포엠 수술로 첫 성공 했다는 것은 큰 의미가 있다”며 “포엠은 음식을 먹을 때마다 고통받는 환자들이 수술 후 3~5일의 회복기간을 거치면 편안히 식사를 할 수 있는 최적의 치료법이므로 앞으로 건강보험이 적용 돼 보다 많은 환자들이 건강한 일상생활을 할 수 있길 바란다”고 밝혔다.

식도무이완증은 음식을 삼킬 때 정상적인 식도 운동이 일어나지 않아 음식물이 식도에 고이면서 가슴 답답함을 유발하는 질환으로, 10만명당 1명에게 발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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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림대의료원, ‘메타버스 어린이화상병원’ 개원= 한림대학교의료원이 개원 50주년을 맞아 메타버스 플랫폼 게더타운에 ‘한림대학교의료원 메타버스 어린이화상병원’을 개원했다고 22일 밝혔다. 

의료원은 환자와 의료진 간의 물리적 공간 제약을 줄이고 차별화된 의료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가상병원을 개원했다. 특히 코로나 상황에서 병원 방문이 쉽지 않은 환자들에게 편리하고 질 높은 의료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메타버스 어린이화상병원은 상담실, 클래스룸, 전시장, 플레이룸, 대강당 등 6개의 구역과 공원광장으로 구성돼 있다. 각 구역에서는 △화상 안전 및 예방 △급성 화상환자 치료 안내 △화상 후 자가관리 △사회복지 상담 등의 의료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병원에 가거나 온라인에서 건강정보를 일일이 찾아야만 했던 것에 비해, 가상병원에 접속하면 편리하게 화상안전교육, 응급처치교육, 재활운동, 의료사회복지서비스, 화상 치료과정 정보 등을 안내받을 수 있다. 진료의뢰 및 예약도 가능하다. 

의료원은 환자가 어렵고 낯설게 느낄 수 있는 병원 문턱을 낮추고 치료과정을 친근하게 접근할 수 있도록 다양한 의료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특히 메타버스 기술 도입 초기인 현재 타 기관에서 가상세계 서비스를 일회성으로 제공하는 것과는 달리, 한림대학교의료원은 실질적인 콘텐츠를 구성하고 차별화된 의료서비스를 제공 및 운영한다.

윤희성 한림대학교의료원 상임이사는 “우리 의료원은 환자 및 보호자에게 더욱 편리하고 질 높은 의료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어린이화상병원 운영을 시작으로 향후 전체 임상과로 확대할 것”이라며 “가상세계에서 빅데이터, AI, VR 등 스마트병원 시스템과 시뮬레이션센터를 기반으로 한 원격진료, 교육, 헬스케어서비스 등을 제공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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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디병원, 안전 마취 시스템 ‘고도화’= 아이디병원이 안전한 진료 환경 구축을 위해 마취 시스템을 고도화했다. 성형외과 사고 대다수가 마취와 직간접적으로 영향이 있는 만큼 환자들의 불안감을 낮추고 의료 서비스 향상을 위한 조치다.

22일 아이디병원에 따르면, 병원은 4인의 마취통증의학과 전문의를 통한 24시간 모니터링 체계와 비상약 구비 등을 전문, 세분하고 마취 적합도 검사를 다각화했다. 전신마취가 동반되는 수술의 경우 심장, 폐, 간기능, 혈압 등 50여 가지 건강검진을 제공한다. 

마취통증의학과 전문의 4인은 수술실 모니터링을 포함해 마취 후 회복 과정, 문제 발생 시 즉각적인 조치로 이어지는 프로세스를 메뉴얼화했다. 사태 발생 시 대학병원에서 사용하는 의료장비를 통해 신속하게 응급상황에 대처, 환자 안전을 최우선으로 한다.

병원 관계자는 “성형외과 수술 시 발생할 수 있는 대다수 사고는 마취와 직간접적으로 인과관계가 있어 아이디병원은 이를 사전에 차단하기 위해 안전 마취 시스템을 한 단계 고도화했다”라며 “성형외과, 마취통증의학과 등 전문의 협진 시스템을 통해 내원 고객의 안전을 위한 다양한 조치를 앞으로도 계속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유수인 기자 suin92710@kukinews.com 기사모아보기